갈참나무Oriental White Oak , 栩 , ナラガシワ楢柏
분류학명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불과 서른두 해를 살다간 서정시인 김소월의 시 〈엄마야 누나야〉다. 넓은 강가에 한가로이 자리 잡고 있는 초가집 한 채가 금세 떠오른다. 앞뜰에는 늦가을 오후 햇살을 받아 모래가 반짝이고, 뒤쪽에는 갈잎이 바람에 굴러 노래를 만들어내는 풍경이 너무 정겹다.
소월이 말한 뒷문 밖 갈잎은 갈참나무의 잎이라고 나는 믿는다. 갈참나무는 강변과 가까운 수분이 많은 곳에서 잘 자라는 참나무의 한 종류다. 잎이 크고 가장자리에 뾰족한 톱니가 있는 것이 아니라 뭉실뭉실하며, 단풍이 들어 땅에 떨어지면서 갈색의 ‘갈잎’은 안으로 오그라드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다른 참나무보다 강바람에 이리저리 실려 다니기 쉽다. 소월의 시를 읽다 보면 이렇게 갈참나무를 비롯하여 진달래, 오리나무, 시닥나무, 실버들 등 나무의 특징을 식물학자 뺨치게 정확히 찾아내어 시로 녹여내는 해박한 나무지식에 놀란다.
‘갈참나무’란 이름은 가을참나무에서 온 것으로 짐작된다. 황갈색으로 시작하는 커다란 잎사귀의 갈참나무를 보고 가을을 먼저 느끼지 않았나 싶다. 산꼭대기에나 가야 만날 수 있는 신갈나무나 떡갈나무와는 달리 갈참나무는 평지에서도 비교적 흔히 만날 수 있다. 서울의 종묘나 김포의 장릉, 대전의 갑사 계곡 등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갈참나무 숲이 있는 곳이다.
갈참나무 도토리는 상수리나무와 졸참나무의 중간 크기이고 덮개 비늘이 기왓장처럼 덮여 있다. 신갈나무 잎과 닮았으나 잎자루가 있는 것이 차이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