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30일 수요일(癸卯년 庚申월 庚申일)
乾
□庚庚癸
□申申卯
壬癸甲乙丙丁戊己
子丑寅卯辰巳午未
빛고을 광주(光州)는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는 나이스사주명리 사무실에서 저녁 5시부터 명리학 동호인 모임이 있다. 말 그대로 동호인이다.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 거의 10년 가까이 이어져 왔다. 이 모임 또한 코로나 전과 후의 활력이 다르다. 코로나 전에는 15명 내외로 모였으나 지금은 10명 정도에 머문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 탓도 있지만 모임을 주관하는 내 마음도 변해가고 있다. 응축 하강의 나이로 접어들면서 모임에 다시 활기를 넣겠다는 의욕이 줄어들고 있다. 명리학 때문에 모이는 모임이므로 모이면 이곳저곳에서 배운 다양한 명리 이론들이 등장한다. 춘추전국 시대다. 영어나 수학처럼 다른 학문 모임이었다면 기준이 있어서 토론하다 보면 정답에 가까워 질 것이다. 그러나 명리학은 모두 저마다 다양한 기준을 제시한다. 어설프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학문보다는 인간적인 모임에 의미를 둔다. 모두 팔자가 다르니 생각이 다르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어서 오랫동안 모임이 유지되고 있다.
오늘 모임도 이런저런 이야기로 이어져서 자리를 옮겨가며 거의 밤 10시가 넘어서 끝났다. 참 인간적인 끈끈한 정(情)이 넘치는 모임이다. 잔잔한 마음들이 보고만 있어도 좋다. 대부분 5년 이상 알고 지낸 사이이다. 그중에는 10년 이상 된 분들도 있다.
「새로운 12운성」, 「새로운 12신살」, 「십신의 재해석」으로 대표되는 명리학의 새로운 이론에 대한 반응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기존 이론이 수백 년을 이어온 이유는 일리가 있을 것이니 부정(否定)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기존 이론으로 학위를 받고 강의하고 책을 쓰고 철학원 등에서 상담을 해온 사람들이다. 지금까지 해온 기존 방식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또 하나는 명리학의 답을 찾기 위해 고민했던 사람들이다. 10년 20년 심지어 30년 이상 공부했으나 학문적 체계가 없어서 포기하려다가 샘물을 만난 것과 같다는 표현을 쓴 분도 있다.
세상에는 진짜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짜도 있고 아류(亞流)도 많다. 진짜만이 좋다고 볼 수도 없다. 진짜는 진짜끼리 모이고, 가짜는 가짜끼리 모인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다. 깨끗한 물에서는 물고기가 살지 못한다는 말도 있다. 약간 혼탁해야 많은 물고기들이 산다. 인간 사회도 그렇다.
乾
□庚庚癸
□申申卯
壬癸甲乙丙丁戊己
子丑寅卯辰巳午未
오늘 사주의 격은 무엇일까? 격(格)은 팔자에서 가장 강한 세력을 말한다. 일간을 기준으로 하는 격에는 건록격과 양인격이 있다. 일간이 월지에서 건록이나 제왕일 경우이다. 申월 庚金이니 건록격이다. 일간을 기준으로 했을 경우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격은 일간을 기준으로 강한 세력을 십신으로 표현한다. 월지에서 건록이나 제왕에 해당하는 글자가 천간에 있으면 그 천간의 십신을 격으로 정한다.
오늘의 사주는 월간에 비견 庚金이 월지에서 건록이므로 비견격이다. 비견격이나 겁재격도 있냐고 하는 사람 있을지 모른다. 비견격은 비견이 월지에서 록왕쇠로 투했을 때를 말하고, 겁재격은 겁재가 월지에서 록왕쇠로 투했을 때를 말한다. 비견격이나 겁재격은 승부욕이 강하다. 비견격보다 겁재격이 더 승부욕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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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천수 자평진전 난강망 등 명리학 3대 보서(寶書)라는 책을 새로운 명리학 이론에 근거해서 재해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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卯월 庚金
□庚□□
□□卯□
二月庚金 柱中自然有乙
卯월 庚金은 사주 중에 자연히 乙木이 있다.
해설) 卯월 庚金은 사주 중에 자연히 乙木이 있다는 말은 틀렸다. 甲=寅, 乙=卯로 설명하고 있다. 웃긴다. 천간과 지지 차이를 모르고 음간과 양간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봄철 寅卯辰은 甲木이 록왕쇠로 활동하고, 가을철 申酉戌에서는 乙木이 록왕쇠로 활동한다.
當令之乙 見庚必輸情於乙 此金有暗強之勢 如秋金一理
乙木이 당령(當令)하여 庚金을 보면 필히 乙木에 정(情)을 주므로 이러한 金은 암암리(暗暗裡)에 강한 세력을 품어 추금(秋金)과 같은 이치가 된다.
해설) 乙木이 당령했다는 말 자체가 틀렸는데 그다음 설명을 읽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乙木은 卯에서 태(胎)다. 난강망은 乙庚합으로 金을 만들면 추금(秋金)과 같다고 하고 있다. 소설이다.
故二月庚金 專用丁火 借甲引丁 借庚劈甲。
卯월 庚金은 丁火를 전용(專用)하고 庚金을 빌어 벽갑(劈甲)한다.
해설) 庚金은 丁火로 단련하고 단련된 庚金은 甲木을 벽갑(劈甲)한다는 것은 난강망의 공식이다. 甲庚丁 벽갑인정(劈甲引丁)은 甲木 丁火 庚金을 설명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믿어서는 안 된다. 庚金은 卯에서 태(胎)이고, 甲木은 卯에서 제왕이다. 庚金이 甲木을 금극목 할 수 있겠는가? 말이 되는 소리를 하자.
無丁用丙者 富貴多出於勉強。
丁火가 없어 丙火를 용(用)하면 면강(勉强)해야 부귀(富貴)가 크다.
해설) 庚金은 丁火로 단련해야 하는데 丁火 대신 丙火가 있으면 열심히 노력해야 부귀할 수 있다고 한다. 난강망 주장이다. 卯월에 丁火는 사(死)이고, 卯월에 丙火는 목욕이다. 사(死)는 내리막이고, 목욕은 오르막이다.
或丁在干 甲透引丁 支下再見一庚制甲 配得中和 必然大貴。
혹 丁火가 천간(天干)에 있고 甲木이 투(透)하여 인정(引丁)하는데 지지(地支)에서 하나의 庚金이 甲木을 제(制)하면 중화(中和)의 배합(配合)을 얻으니 부귀(富貴)는 필연적이다.
해설) 卯월 庚金 사주에 丁火와 甲木이 있어서 인정(引丁)할 때 지장간의 庚金이 천간 甲木을 제하면 중화되어 부귀가 필연적이라고 한다. 천간과 지지 그리고 지장간을 넘나드는 술법을 쓰고 있다. 물론 근거 없는 개인적 억측이다.
如不見庚合者 雖丁甲兩透 亦屬平人。
만일 지지에서 庚金을 보지 못하면 비록 丁火와 甲木이 함께 투했다 하더라도 평상인이다.
해설) 지지에서 庚金을 보지 못하면 비록 丁火와 甲木이 함께 투했다 하더라도 평상인이라고 한다. 甲庚丁 삼총사에 일간 庚金이 지지에 통근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난강망은 모든 지지에 庚金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보통 지장간 이론에서는 巳 申 酉에만 庚金이 있는 것으로 착각한다. 庚金은 未에서 관대가 되고 戌에서 쇠(衰)가 된다.
春丁不旺不衰 故用甲為佐丁之物 甲若無庚劈 則不能引丁
춘월(春月)의 丁火는 왕(旺)하지도, 쇠(衰)하지도 않으니 甲木을 써서 丁火를 보좌(輔佐)하면 기물(器物)이 되나 庚金의 벽갑(劈甲)이 없다면 인정(引丁)하지 못한다.
해설) 봄철 丁火는 병사묘가 된다. 이때 甲木은 록왕쇠가 된다. 퇴근할 천간은 퇴근하게 두고 일할 천간은 일하게 두어야 한다. 庚金은 寅卯辰에서 절태양이다. 절태양인 庚金이 록왕쇠인 甲木을 금극목으로 벽갑(劈甲)해야 한다고 한다. 한번 저울의 눈금이 잘못되면 아무리 노력해도 헛수고만 하게 된다.
乙木雖多 又忌溼乙傷丁 難為丁母 故有丁甲無庚者 常人。
만일 甲木 대신에 乙木이 많다 하더라도 乙木은 습하여 丁火를 손상시키니 丁火의 모(母)가 되기는 어려우니 丁火와 甲木이 있어도 庚金이 없으면 상인(常人)에 불과하다.
해설) 甲木 대신 乙木을 사용할 수 있는가? 심지어는 甲木과 乙木을 구분하지 못하여 甲乙木이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 乙木은 습목(濕木)이어서 丁火에 불을 붙이지 못한다고 한다. 창작이고 소설이다. 甲木과 乙木은 木의 음양이다. 甲木과 乙木을 나무라고 하면 안 된다. 중국에서 만들어서 한자로 木이라고 했을 뿐이다. 甲木은 확산 상승하는 속성이 있고, 乙木은 응축 하강하는 속성이 있다. 甲木은 寅卯辰에서 록왕쇠로 활동하고, 乙木은 申酉戌에서 록왕쇠로 활동한다. 음양의 법칙이 그렇다. 음양은 반대로 활동한다.
난강망은 丁火와 甲木이 있어도 庚金이 없으면 상인(常人)에 불과하다고 한다. 甲庚丁 벽갑인정에서 庚金이 없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묘월 庚金 팔자에 庚金이 없을 수 있는가?
或一片甲乙 忌庚出干破才 乃從才格 反主富貴。若見一比 又主孤貧。
혹 甲乙木이 있을 때 庚金이 출간(出干)하여 파재(破財)하는 것을 꺼린다. 이때는 종재격(從財格)이 되어 부귀(富貴)해진다. 만약 하나의 비견(比肩)을 보면 고빈(孤貧)하다.
해설) 卯월 庚金에 甲乙木이 있으면 재성이 많다. 이때 또 庚金이 있어서 금극목 하면 안 된다고 한다. 이때는 庚金 없이 온통 甲乙木이 많아서 종재(從財)가 되면 부귀하다고 한다. 그러나 비견이 있으면 종재(從財)가 안 되니 고빈(孤貧)하다고 한다. 물론 근거없는 설명이다. 甲木과 乙木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눈금이 잘못된 저울을 사용하고 있다.
若有庚制 難許同偕。
만약 庚金의 제(制)가 있으면 해로(偕老)하기가 쉽지 않다.
해설) 만일 종재(從財)가 되지 못하고 庚金이 甲乙木을 금극목 하면 해로하기 힘들다고 한다. 역시 甲木과 乙木을 구분하지 못하고 오행의 상생상극을 적용했으므로 믿을 것이 못 된다.
死金嫌蓋頂之泥 重見戊土 如人壓伏之象 須甲透為妙。
사금(死金)은 정수리를 덮는 니토(泥土)를 혐오(嫌惡)하니 戊土를 거듭 보면 사람을 압복(壓伏)하는 상(象)과 같아 마땅히 甲木이 투(透)해야만 묘(妙)하다.
해설) 卯월 庚金 사주에 戊土가 많으면 庚金이 戊土로 덮이니 이때는 甲木으로 목극토 해야된다고 한다. 왜 이때는 戊土가 庚金을 토생금한다고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결과를 보고 필요할 때 필요한 말을 만들어 하고 있다. 필요없는 말은 모른 체 하며 지나가고 있다. 이러한 설명은 실제 사주 풀이할 때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
첫댓글 품격있는 글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