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대학 철학과를 다닌 그 남자는 집안의 골치 덩어리요, 온 가족이, 가문이 낯을 들고 다닐 수 없는 패가망신의 우환이었다. 소털보다 허구한 날 허리를 곧추세우곤 초점 없는 멍한 시선으로 허공을, 심연의 밑바닥을 응시하고 있었다/
고등학생 친구 동생이 찾아가자 반색을 하며 동조를 구했다. 내가 열 개의 구성요소로 이루어졌다고 치자. 하나를 버리면 ‘나’ 겠지...둘, 셋, 넷까지는? ‘나’라는 대답을 기다린다. 그럼 다섯이면 ‘나’라고 억지로 눈감아 주자고../
그럼 여섯은 누군가...허어 아홉은...차마 잇지 못하고 그 남자는 다시 허공의 심연으로 빠져들었다. 나락을 헤매는 남자를 뒤로 하면서 고등학생은 친구에게 한 마디 했다. 하나도 다섯도 아홉도 그리고 열이 바뀌어도 바뀐 ‘내’가 ‘나’ 아닌가.../
머리를 바꾼다 했다. 농담이 있다. 망우리 공동묘지에서 당신 목 위에 달린 푸레장군이나 바꾸시라...미련에는 약이 없다는 말보다 모욕적인 말이다. 그 농담이 진담이 되려는 모양이다. 정확히 그럴 수도 있으리라는 가능성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추측성 만용이다/
얘도 들기 전에 미역국 마신단다. 온갖 가능성이 줄줄이 알사탕처럼 주절주절 엮이어 구른다. 인간 살인이다 프랑켄스타인 몬스터의 자녀나 배우자는, 요양원 입원은, 보험료 적용은, 면역체계는...무엇보다 정체성이 문제란다 면 ‘그 남자’의 고뇌‘에 대한 해법은?/
그 남자의 고뇌란 여래선如來禪에서 온다. A-B-A'-B'의 산술급수적인 추론과 해법이다. 사고와 말을 통해 사상이 전달된다. 화두話頭를 참구參究하여 초월적 깨달음으로 승화하는 A+B+C=((A->B<-C)Δ))∞의 해법은 조사선祖師禪이라한다/
화두는 누구나 참구하면 은산철벽銀山鐵壁이 깨진단다. 상식과 일상과 세속의 가치관이 깨진 궁극적 인식이 한갓 정보단위 데이터로서의 인간이 도출된다. 여래선 너머 가치관이 푸레머리로선 용납되지 않는다고...흠, 그럼 신인류NeoAntropinae에게 넘기시던가...//
머리이식수술 논란, 수면 위로
성공 여부 떠나 윤리적 문제 있어
기사: 맨날 정보가 부족합니다 라고 푸레뱃짱을 내미는 사이언스 타임즈에서 발췌
이미지: 네이버 이미지에서 빌림
최근 안면이식이 아닌 머리 전체를 이식하는 수술이 계획되고 있어 화제다. 즉, 머리 아래로 전신이 마비된 사람의 머리를 신체는 정상이지만 뇌사한 사람에게 이식해 ‘정상적인 한 사람’으로 만드는 개념이다.
이 획기적인 수술을 추진하고 있는 연구진은 이탈리아의 신경외과 전문의인 세르지오 카나베로 박사와 중국 하얼빈의대 신경외과 교수인 렌샤오핑이다. 이들이 추진하고 있는 머리 이식 수술은 ‘헤븐 프로젝트(HEAVEN Project)’로 불린다. 여기서 헤븐은 head anastomosis venture(머리 접합 벤처)의 줄임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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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시도 자체가 살인?
어떤 이들은 이 수술의 성공 확률이 너무 낮아 머리 이식 수술의 시도 자체가 살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한편에서는 신체 제공자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도 있다. 중국에서는 처형되는 포로들을 장기이식을 위한 신체 공급원으로 사용하는 문제가 있어 왔기 때문이다.
반면 연구진은 자신들의 성공을 상당히 장담하는 분위기다. 그들은 쥐의 머리를 쥐의 몸에 이식하는 초기 실험에서 60마리의 실험 사례 중 14마리가 36시간 이상 생존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머리 이식 수술을 받은 개와 원숭이들의 경우 수술 후 의식을 회복하고 운동감각도 되찾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그 실험들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와 안전성과 관련된 증거를 공개하지 않았다.
머리 이식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절단한 척수를 연결해 복원시키는 일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척수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절단 방법이 있으며, 절단된 뉴런을 접합시키는 데 적절한 화학물질이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역시 연구진의 주장일 뿐 비슷한 연구결과 등이 공개적으로 발표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성공 여부를 떠나 머리 이식 수술에서 지금 가장 문제시되는 건 윤리적 문제다. A라는 사람의 머리와 B라는 사람의 신체를 접합해 탄생한 생명은 과연 A인가 B인가 하는 문제가 그것이다.
이는 개인의 정체성 문제뿐만 아니라 향후 법적인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만약 B에게 자녀와 배우자가 있다면 이들이 머리 이식 수술에 의해 새로 탄생한 C의 합법적인 자녀와 배우자가 될 수 있을까. 또한 새로 탄생한 C가 만약 병에 걸려 요양원에 입원해야 한다면 그 비용과 책임, 그리고 보험료 적용은 A와 B 중 누구 것으로 해야 되는지도 문제다.
수술 성공해도 면역거부반응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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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이식 수술을 받은 두뇌와 신체가 연결 후에 어떻게 반응해서 자아를 변화시킬지에 대해서도 현대 과학으로선 아직 전혀 밝혀낸 게 없다. 보통은 기억과 감정처럼 자아의 정체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뇌에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신체도 인간의 본질적인 감각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좋은 예가 위장계를 직접적으로 통제하는 신경계 부분인 장신경계(ENS)다. 위장관계의 내벽에 위치한 ENS는 뇌의 1/200의 해당하는 5억 개의 뉴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독립적인 반사활성이 있어 자율신경계와는 다른 별개의 신경계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ENS가 우리의 감정 및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아직 완전히 파악되지 않았다. 장내 미생물 생태계인 마이크로바이옴 역시 마찬가지다.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개인마다 각자 다른 마이크로바이옴이 사람의 성격 및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만약 헤븐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난다고 해도 문제는 남아 있다. 모든 장기이식수술의 오랜 숙제인 면역거부반응이 그것이다. 인체는 다른 사람의 장기나 신체 부위가 이식될 경우 이를 침입자로 여겨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킨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장기이식수술을 한 사람들은 평생 동안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그런데 강한 면역억제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긴다. 신체의 전반적인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로 장기간 지낼 경우 암이나 외부로부터의 감염에 취약해진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2005년 세계 최초로 안면이식수술을 받은 프랑스 여성도 수술한 지 11년 후인 2016년에 신체 면역력이 떨어져서 발병한 암으로 인해 사망했다.
이성규 객원기자yess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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