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청기와 메밀 막국수
틉틉한 들깻국물과 쫄깃하며 향내 나는 메밀 수제비가 감탄을 자아내는 맛을 낸다. 안산과 군포의 경계에 있는 식당 근처에는 군포의 반월호수가 있어서 최고의 산책도 가능하다. 가는 길에는 600년 수령의 향나무가 있어 화려하거나 거대하지는 않아도 온갖 것을 누릴 수 있는 주변환경도 갖추고 있다. 메뉴도 제법 선택의 폭이 있다. 나무랄 데 없는, 힘이 센 식당이다.
1. 식당대강
명칭 : 청기와
주소 ; 경기 안산시 상록구 남산평길 122
전화 :
주요음식 : 막국수,
2. 먹은날 : 2023.11.14.점심
메밀 들깨수제비 11,000원(1인, 2인 이상 가능)
3. 맛보기
한적한 시골길, 시골집이다. 시골집에서 기대하는 정서와 음식이 그대로 밥상으로 재현된다. 손맛도 정성도, 분위기도 집밥이다. 오롯하게 제대로 된 음식으로 푸근하게 먹을 수 있다. 고향에 가서 기대하는 맛이 모두 이러하리라.
메밀들깨수제비에 보리밥에 김치가 상차림 내용이다. 수제비가 주연이다. 메밀수제비는 메밀 특유의 뚝뚝함에 찰기를 더했다. 국물은 틉틉해서 한 숟갈도 버리기 아깝다. 들깨의 향에다 진한 국물에 부추를 고명처럼 썼다. 양이 실해서 포만감이 든다. 국물을 다 먹어야 할 텐데, 이렇게 차린 정성에 미안한 맘도 든다. 수제비의 식감에 국물의 풍성한 맛에 금방 속이 더워진다. 좋은 음식, 맛있는 음식이다.
수제비보다 먼저 상에 오르는 것은 보리밥과 열무지와 무생채. 참기름도 있어서 비벼 먹으면 된다. 밥상이니 밥을 먹어야 된다는 사람들에게 허전할 구석을 남기지 않는다.
열무지는 살짝 익으려 하는 정도, 아삭거리고 시원한 맛이 때와 맛이 나무랄 데가 없다. 간도 적당, 수입 김치는 넘보지 못할 우리 김치의 아성이다.
무생채도 맛있다. 가을무가 개운한 맛을 낸다. 굳이 탈 잡자면 설탕이 아주 조금 더 들어간 거같은 느낌. 신세대는 더 좋아할 거 같다. 아삭거리고 튼실한 가을무 맛을 잘 살려낸다.
보리밥. 사실은 보리밥이 아니다. 아니 꽁보리밥이 아니다. 보리밥에는 쌀이 섞여도 된다. 절밥은 쌀이다. 그래서 혀는 부드러워 좋다. 꽁보리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을 위한 배려다. 그래선지 찰기가 좋다.
두 가지 김치를 넣고 참기름도 고추장을 넣고 비빈다. 보리향과 열무지가 어울려 내는 시골정취가 좋다. 건강식이다. 보리가 단백질도 해결해 주나. 아니 들깻국물이 있으니 염려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이렇게 밥을 먼저 비벼먹고 수제비를 먹는다.
다음에는 소문난 닭갈비에 도전하겠다는 당찬 계획도 세우면서 뿌듯한 식사를 마친다.
4. 먹은 후
1) 팔곡리 향나무
반월호수로 가는 길, 두둑 아랫길에서 향나무를 만난다. 600년 된 수령의 향나무, 은행나무만큼 크지는 않아도 기품과 희귀성이 당산나무 못지 않다.
건강한 나무 곁에는 정자도 있다. 쉬며 보며 먹으며 할만한 곳이다. 뒤로 보이는 곳은 커피숍이다. 극장같이 무대를 갖춘 커피숍이 공장같이 큰 규모를 자랑하며 향나무를 보좌한다. 주변 농지가 조금 어지러운 것이 흠, 그러나 이런 것은 조만간 정리될 것이라 기대한다.
이 향나무는 키가 9m, 가슴높이의 줄기둘레 3m에 이르는 큰 나무로서, 나이가 600여 년이라고도 하나 확실하지는 않다. 향나무는 본래 키가 23m, 줄기의 가슴높이 둘레가 3m 이상까지 자라는 늘푸른나무이며, 가지가 위와 아래로 뻗는 특징이 있다. 잎은 바늘모양인 것과 비늘모양인 것이 있어서 7~8년생 이상인 것은 주로 비늘모양의 잎이 달리지만 맹아< 萌芽 >에서는 바늘모양의 잎이 돋는다. (국가문화유산포털)
지정 : 경기도 기념물
주소 ;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팔곡일동 59-3
우람한 나무 기둥은 역시 나이는 못 속여. 어려움이 보인다. 둘로 갈라지 가지는 상처가 깊다. 그래도 잎이 여전하고 기개가 여전하다. 역설적으로 나무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2) 커피숍1
뒷편 브레드 커피숍. 브레드라 해서 빵집인가 했더니 극장식 빵집식 커피숍이다. 시골에서도 이런 도시스러운 분위기가 인기인가 보다.
3) 반월호수와 커피숍 온도
이제 밖에서 마시기에는 날씨가 차다. 그래도 아름다운 차탁은 외부 자리로 유혹한다. 핀란드 어느 도시에선가, 드러낸 어깨가 추위로 오돌돌 소름이 돋았는데, 작은 카페의 길거리 자리를 고집하던 여자가 떠오른다. 햇빛 귀한 곳에서는 한줌 햇빛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우리는 햇뱇 하나는 풍성하게 소비한다. 추우니까 안에서 마시고, 그리고 호수를 돌려 비타민을 탐한다.
호수는 며칠 전 비로 물이 불었다. 찰랑거리는 호수가 물빛도 햇빛도 다 풍성하다. 좋은 호수이다.
#안산맛집 #안산청기와 #청기와메밀수제비 #청기와메일 #팔곡리향나무 #반월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