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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올 겨울 대구 지역 동호회 모임에서 우연히 만나 함께 고생하며 라이딩한 이후로 가끔 시간을 맞춰 같이 라이딩을 즐기다가, 이번에 이렇게 4인팀이 나가는 영남알프스 그란폰도라는 기회가 생겨서 의기투합하여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다들 웃고 있군요 ㅎㅎ
영알을 위해서 팀져지도 하나 새로 맞췄다지요.(이쁘게 제작해주신 '사일런스'. 고맙습니다!)
우선 저희팀 선수 소개부터 해드릴게요.
* 후기에 사용된 사진은 '모넝이'님, '선풍기'님, '눈사랑...기삼이...'님께서 찍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66B 태용형님
팀의 맏형님이시자 베테랑 동호인으로서, 실질적인 캡틴 역할을 맡아 중요한 순간마다 탁월한 판단을 내려 팀을 이끌어주셨습니다.
지난주 'TDKs'를 뛰고 오셨기도 하고, 시즌 절정의 몸상태라 선두권 선수들과 신나게 달리고 싶으셨을텐데도 팀을 위해 묵묵히 앞을 지켜주셨습니다.
66C 민성이형
평소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몬스터라 불리는 사나이. 평지를 전담할 우리 팀의 '믿을맨' 역할을 기대했지만...
지난 주말 SBS(서울-부산-서울) 응원차?! 서울-대구-서울 약 800km의 라이딩으로 엉덩이가 걸레짝이 되어 출전했습니다.
게다가 평소 쓰던 스탠다드 크랭크를 그대로 장착하고 오는 바람에 두 배로 고통을... ㅜㅠ
66D 민성이
동명이인이라, 나이상 중간에 끼인 제가 부르기가 참 애매한 우리 팀 막내입니다 ㅎㅎ
함백산 힐클라임 대회 카테고리 6위에 빛나는 클라이머로, 같은 동네 주민인 태용형님의 업힐 훈련 파트너입니다.
평소에 이 친구와 라이딩 한 번 하고 나면 사진이 100장은 나오는... 사진 찍는걸 좋아해서 찍사 역할을 맡겼습니다.(하지만, 예상치못한 사진 작가님들이 자주 보이셔서 깜짝 놀랬네요. 덕분에 저희는 라이딩에만 집중 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일명 '서재 클라이머', 이후로는 '서클 민성'으로 칭하겠습니다.
66A 오혁
마지막 멤버는 팀내에서 실력이 가장 찌끄레기라 팀장을 맡은, 저 오혁입니다.
자전거 실력으로는 팀에 도움은 커녕 오히려 발목을 잡을 상황이라, 영알 접수부터 져지 디자인 및 제작 의뢰, 대회 공지 알리미, 코스 분석 등 잡무를 맡아서라도 팀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습니다. (제발 나 버리고 가지 말라고...)
당시 저는, 사이클 경력 3년은 채웠지만 열심히 타기 시작한지는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그마저도 이런저런 일 때문에 초여름부터 푹 쉰 덕분에, 50km-100km만 타도 다리에 쥐가 날 정도로 초기화가 된 상태였습니다.
무조건 완주는 하겠다는 일념으로 7월 중순부터 서서히 몸을 끌어올렸고,
땀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격언이 진리임을 또 한 번 체득했습니다.
이 정도 몸상태면 우짜든동 완주는 하겠다 싶은 그 순간, 캡틴으로부터 하달된 우리 팀의 영남알프스 그란폰도 목표.
첫째는 팀원 모두가 무사히 완주하는 것.
그리고 둘째는 팀성적 상위 10등 안에 드는 것.
작년 기록을 분석해주신걸 보니(http://cafe.daum.net/justfunironmanclub/kM2h/13),
8시간 10분 이내면 거의 확정적으로 가능하고, 8시간 20분~30분 정도만 들어와도 안정적으로 10위안에 들 수 있겠다라는 판단 아래 타임테이블을 작성했습니다.
(카드 사이즈의 비닐 주머니에 큐시트를 반으로 접어 넣어, 중간 보급소에서 큐시트를 돌려 넣으면 나머지 구간을 볼 수 있게 제작해 탑튜브에 붙였습니다. 큐시트가 너무 길어지면 시선처리가 힘들어 사고의 위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대회 후반부에 약하지만 비를 맞았음에도 비닐 덕분에 문제 없었습니다.)
스트라바를 통해 2016 영알에 출전한 선수들의 로그를 참고했고, 때로는 쳐지는 팀원을 챙기느라 시간이 조금 더 걸리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목표시간과 큰 차이 없이 언덕을 오를 수 있었습니다.
언덕/목표시간/실제시간
1. 에덴밸리 / 3500 / 3417
2. 밀양댐 / 1100 / 1241
3. 도래재 / 2730 / 2512
4. 석남고개 / 2730 / 2952
5. 삽재 / 2100 / 2147
6. 운문령 / 3500 / 3622
7. 배내고개 / 2700 / 2816
8. 배태고개 / 1030 / 1054
9. 원동2고개 / 0930 / 1211
10. 원동1고개 / 0800 / 1018
올해는 오픈지점인 에덴밸리 전까지 경찰의 에스코트 및 교통통제를 받지 못해서, 작년에 비해서 시간이 조금 더 지체되었다고 들었습니다. 때문에 전체적으로 시간은 조금씩 더 지연되었지만, 그건 다른 모든 팀들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별로 의식하지 않았습니다.(하지만 본인의 발전된 기량을 확인하고자, 같은 대회를 매년 출전하시는 분들에겐 이 부분이 조금 아쉬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구에서 양산은 1시간 조금 넘게 밖에 안걸리는 거리라 다른 대구분들은 당일 새벽에 출발하셨지만, 저희는 컨디션 조절 등의 목적으로 전날 저녁에 올라갔습니다. 제가 초보운전이라 전날 여유롭게 올라가니 마음이 다 편하더라고요. (옆에서 네비게이션 봐준다고 민성이형이 고생했지요 ㅋㅋ)
막내 서클민성이가 저녁을 안먹고 왔다고 해서 맘스터치!
그리고 밤 늦게 기름진 음식을 먹고 잔 댓가는 내일 아침에 치르게 됩니다...
숙소는 대회 집합장소에서 약 1km 떨어진 양산 타임스퀘어 호텔(http://place.map.daum.net/748990948)에 잡았습니다. 시설도 깔끔하고, 주변에 편의점, 빵집은 물론 음식점도 많아서(24시간도 많음) 좋았어요. 주차도 2층으로된 지하 주차장에 편하게 했고요. 호텔측에 물어보니 차 세워놓고 대회 다녀와도 된다 해서, 주차 걱정없이 다녀왔네요.(지하철역까지 자전거로 5분도 안걸려요.)
숙소에 들어가서는 팀원들에게 주요 업힐, 주의해야할 구간 등 코스를 브리핑해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팀원들 각자의 사정으로 미리 답사를 못했는데, 사전에 위험구간 등에 대해 공지를 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구간별 살펴보기(http://cafe.daum.net/justfunironmanclub/kM2h/6)
사전 답사 - 위험구간 안내(http://cafe.daum.net/justfunironmanclub/kM2h/22)
제가 평소에 워낙 길치소리를 많이 듣는데다가 가민도 구형이라 코스 안내가 제대로 되지 않아 걱정이 많았습니다. 얼마전 참가했던 롯데카드 오크밸리 그란폰도는 '주최측에서 길 안내 잘해주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에 코스를 숙지안하고 가서는 중간에 엄한 길로 빠져 몇키로를 돌아야했던 경험도 했었지요.
본 대회는 주최측에서 대회 보험, 교통 통제, 교통안내, 응급구호 차량을 제공하지 않으며, 참가자 스스로 위험 대비 및 안전 의무를 가지며, 사고발생시 주최측은 어떠한 책임이나 보상을 하지 않습니다.
랜도너스 브레베처럼, 원칙적으론 팀원들 자력으로 진행해야 하는 대회라 더욱 신경써서 준비했습니다.
저작권은 아마도 네이버에...
분초를 다투는 경쟁 대회도 아니고 너무 유난스럽게 준비를 하는 것 아니냐 하실 수 있지만, 오랜 기간에 걸쳐 대회를 기획하고 준비하시느라, 완주한 참가자 만큼이나... 어쩌면 참가자들보다 훨씬 더 고생하셨을 주최측 스텝과 자봉분들의 노력에 비하면 많이 약소합니다. 영리에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저 즐거워서, 또 좋은 일 한다는 목적으로 이렇게 열심히 고생하신 분들을 생각하면, 최소한의 준비는 해가서 최선을 다해 완주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게 예의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물론, (대회를 다녀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본 대회는 주최측에서 대회 보험, 교통 통제, 교통안내, 응급구호 차량을 제공하지 않으며, 참가자 스스로 위험 대비 및 안전 의무를 가지며, 사고발생시 주최측은 어떠한 책임이나 보상을 하지 않습니다.
▲ 일부분은 완전 거짓말이었습니다.
교통 통제, 교통 안내 끝내줍니다!!
사실상 주최측에서 사전에 제공한 손지도(http://cafe.daum.net/justfunironmanclub/kM2h/2) 정도만 어느 정도 숙지하고 가도, 갈림길마다 헷갈리지 않게 안내를 다 해주셨기 때문에 문제 없이 완주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손지도에 은근히 있을거 다 있고 엄청 유용하게 봤습니다 ㅎㅎ) 물론 저희팀은 사전에 코스를 숙지했기 때문에 더욱 더 확신을 가지고 안전하게 대회를 진행 할 수 있었습니다.
또 코너에서 차량과 얽히지 않도록 교통 통제도 잘해주셨습니다.
대회 내내 '얼짱쭈구미가 뭐지?', '닉네임을 얼짱쭈구미 쓰시는 재미로 철인클럽의 부유한(?) 회원분께서 개인적으로 도움을 주신건가?' 궁금했는데, 이제서야 알고 봤더니 부산에서 가장 유명한 쭈구미 식당이었군요. 다음에 부산에 가게 된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그 쭈구미 한 번 맛보도록 하겠습니다. 위험구간 안내표지 및 회전 주의구간 안내/차량 통제 도움 주신 대회관계자 분들과 '얼짱쭈구미'에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드립니다!
아마도 주말인데다가 긴 연휴가 겹쳐서인지 생각보다 차가 많았는데, 다행히 다들 구력이 있으신 분들이라 안전하게 주행해주셔서 위험하게 느낀적인 별로 없었습니다. 한두번 반대쪽 중침차량 때분에 아찔했던 순간이 있긴 했지만, 안전을 최우선으로 무리하지 않고 내려가고 있었기에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대회측에서 공식적인 서포트 차량은 별도로 운영하지 않았지만 자전거를 달고 있거나 바이크랙이 달린 다른 팀 서포트 차량이 자주 보인 덕분에 심적으로 약간 안정감을 느끼면서 주행할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구급차도 한 대 본 것 같은데 부디 큰 부상 아니었기를 바랍니다.)
대회 시작할 무렵의 온도는 10도 초반으로 꽤 쌀쌀했지만, 업힐을 조금 오르고 있으면 금방 열이 올라 여름 복장으로도 크게 무리가 없었습니다. 다만 하루 종일 날이 흐리고 해가 뜨지 않아 한낮에도 온도가 20도까지 올라가지 않았고, 오후 늦게부터는 예보대로 비가 조금씩 내려 간혹 추위를 느끼곤 했습니다. 이런 날에는 바람막이 등 별도의 복장 없이는 언덕 정상에서 쉬지 않고 땀이 식기 전에 바로 내려가는게 중요합니다.
사전에 설계한 저희 팀의 예상 보급소는 최대 3곳이었고, 주최측에서 마련한 도래재와 배내고개 보급소에서는 음료 정도만 기대했기에 각자가 파워젤 및 고형 행동식 등 보급식을 든든히 챙겨 숙소를 나섰습니다.
참가비 전액을 참가팀의 이름으로 '부산희망등대'에 후원했던 재미로 철인클럽 주최 영남알프스 그란폰도.
이윽고 '안전, 집중 그리고 배려'라는 구호를 가슴 속 깊숙이 품고서 2017 영남알프스 그란폰도가 시작되었습니다.
왜 저희 KOM Riders가 최선두에 있는고 하니...
시작부터 더러운 이야기를 드려 죄송하지만(것보다 이제 시작인게 놀라우시죠...^^), 밤에 기름진 것을 섭취했더니 아침에 급하게 푸드득...(항상 괜찮은것 같다가도 나가려고 빕을 챙겨입으면 신호가 옵니다. 이런 마성의 빕숏ㅜㅠ) 하는 바람에 시간이 지체되어 부랴부랴 대회장에 도착해서 배번수령해서 달고, 대구에서 오신 반가운 얼굴들 만나 인사하고 사진 찍고 하니 어느새 줄서라는 안내 방송이 나와 스타트라인으로 갔더니, 어라? 저희가 맨 앞이네요?!
근데 이게 또 신의 한수였습니다.
출발하고 선두 유도차량을 따라 오픈지점까지 가는데 서클 민성이가 "형... 저도 배가 아파요..."라고 당황스런 사인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여긴 화장실도 없고 뭣도 없어 우짜지... 하는데, 다행히 신호에 걸린 후미를 기다린다고 몇분간 대기하는 시간이 주어져서 서클 민성이도 급하게 비둘기를 날리고 올 수 있었습니다. 후미였다면 시작부터 아찔할 뻔 했네요. 휴;
에덴밸리 빡시다더라, 누가 에덴밸리 갔다가 무릎이 나갔다더라, 에덴밸리 가면 죽는다더라 악명 높은 소문만 무성했던 그 에덴밸리를 드디어 저도 올라보았습니다.
준비 시간이 길지 않아 유산소 영역 위주로 훈련한 저의 영알 오르막 전략은, 뼈를 주고 살을 취하는. 즉, 케이던스를 낮춰 무릎을 내주는 한이 있어도 파워와 심박을 지속 가능한 유산소 운동 범위 내로 유지하여 무리하지 않고 다리를 살려 후반까지 도모하는 것이었지만...
그렇게는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페달이 안밟혀요 ㅠㅜ (대회 시작 전 갈지자 주행을 자제 해달라고 공지하셨지만, 죄송해요... 어느 순간부터는 안하면 올라 갈 수가 없었어요... ㅜㅠ 그래도 중앙선은 안넘으려고 노력했는데, 얼마나 와리가리를 했는지 남들보다 로그가 몇백미터 더 찍혀있네요 ㅋㅋ)
시작하고 얼마되지 않아, 완주를 자신했던 오만한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항상 겸손하고 또 겸손해야지. 에덴밸리란 저에게 겸손을 알려준 소중한 언덕이었습니다.(너무나 소중해서, 아껴주고 싶은 마음에 가능하면 오르고 싶지 않은)
사전에 약속한 대로 태용형님은 먼저 넘어 다운힐 한 후 천천히 가며 기다리고 계시는 상황에서,
우리의 '믿을맨' 평지를 끌어줘야 할 민성이형이 800km 라이딩의 후유증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스탠다드 크랭크로 30RPM을 유지하며 고통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 형이 힘들어하는 모습은 이번에 처음 보는데, '형이 여기서 퍼지면 우리 멸치 두 마리서는 밀어주지도 못해요 ㅠㅜ'하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계속 뒷 시야 안에 두고서 서클 민성이와 의사소통하며 페이스를 조절해 에덴밸리를 올랐습니다.
고속 다운힐에, 초반부라 다른 선수들과 섞이면 꽤 위험한 다운힐이 될 수도 있었지만, 사전에 답사를 다녀온 대구 MCN 팀의 친구 뒤를 따라 안전한 라인을 확보하며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땡큐!)
밀양댐은 힘들어하는 민성이형 회복도 시킬켬 강하지 않은 페이스로, 사진도 찍어가며 여유롭게 올랐습니다.
(차선을 넘은게 아니고 전면 카메라라서 뒤집혀 나왔어요^^)
하지만 여유도 잠시. 설상가상으로 밀양댐 내려와 다리 길목에 있는 캣아이를 밟고 서클 민성이가 펑쳐를 외칩니다. 사전에 공지도 해주셨고, 나름 잘 넘어간다고 핸들바 꽉잡고 다들 무사히 잘 넘은 줄 알았는데 클린쳐라 그런지 스네이크 바이트가 난 듯 합니다.
팀원들의 안전을 위해 제가 앞에서 차량 통제하고, 당사자는 튜브 갈고, 또 민성이형은 사진 찍고.
그 와중에 환상의 팀웍을 발휘했네요 ㅋㅋ
상황을 보아하니 '믿을맨'의 평지열차는 전혀 믿지 못할 상태이고, 이미 계획보다 시간은 꽤 지체된 상태.
C'est la vie. 이것이 인생이지요. 계획대로만 흘러간다면 편안할지는 몰라도 재미는 없겠지요.
짧은 상의 끝에 목표를 수정하여 9시간 언더만 노려보기로 합니다. 쉬는 시간 포함 전체 평속 20km/h만 유지하면 됩니다. 말은 참 쉬워보입니다 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급한 마음은 채 버리지 못했는지, 세번째 언덕인 도래재를 목표보다 강한 페이스로 넘었습니다. 3번 주자로 올라오면서 뒤를 계속 확인하다가 조금씩 쳐지는 것 같아서, 어차피 여기 도래재 정상이 보급소니 먼저 올라가서 준비하는게 낫겠다 싶어 그만 뒤돌아보고 그냥 오릅니다. 물통에 이온음료를 채우고, 바나나와 초코파이를 입에 쑤셔 놓고 있으니 곧 마지막 주자 민성이형도 올라왔습니다. 앉아 쉬시라 하고는 바나나도 가져다 줍니다. 덩치 차이가 나서 언덕에서 밀어줄수도 없고, 팀원으로서 도와줄 수 있는게 이런 것 뿐입니다.
도래재를 비롯해 배내고개 정상까지 이온음료, 콜라, 물 같은 음료를 비롯해 바나나, 초코파이까지! 생각도 안했는데, 푸짐하게 가득 채운 보급소를 운영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최고최고!
석남고개(얼음골)에서는 재미있는 팀 사진도 건졌네요. 우왕좌왕하는 저희 모습에 웃으시던 '눈사랑... 기삼이...'님 ㅎㅎㅎ 요번 대회 저희 팀 베스트 포토네요. 잘 찍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완벽하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함께한다는 것, 그 자체가 즐거운 순간순간들이었습니다 ㅎㅎ
다음으로 오른 삽재는...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기억 속에서 가물가물하네요. 오토바이가 많이 줄지어 서있던... 거기는 배태고개인가?
아무튼 별 임팩트 없었던 삽재를 지나서, 운문 공암고개까지 시원한 내리막이 한참 이어집니다.
당초 계획대로면 여기서부터 몬스터 민성열차를 가동하여 두번째 예정보급소인 산내까지 시원하게 내려가야 했지만, 이젠 다들 아시죠? 그 열차 고장난거...
(심바이크팀 멋쟁이들!)
하지만 다행히도 강력한 4인의 부산 '심바이크' 트레인을 만나, 산내 지나 운문 공암고개까지 아주 빠르게 달릴 수 있었습니다. 끌어주신 부산 심바이크 여러분 감사합니다! 힘이 좀 많이 남았다면 저희도 열심히 로테를 돌렸을텐데, 큰 도움이 못되드려 죄송합니다;
고장난 열차 운송하는게 너무 힘들었어요^^; 앞에서 끌고, 혹여나 떨어질까 뒤에서 페이스 체크하고.
어떻게든 같이 가려고 팀원 모두가 애썼습니다.
원래는 산내에서 중간 보급을 가질 계획이었지만, 심바이크팀을 따라 지나치는 바람에 공암고개를 넘어 운문 팔각정(망향정)에서 급하게 음료만 보급했습니다. 카드를 받지 않는 곳인데, 혹시 몰라 천원짜리로 현금을 챙겨왔기에 문제가 없었습니다.
여기서 만난 파란색 땡땡이 져지의 대구 영MTB 분들과 함께 가려고 했으나, 조금 달리다보니 후미에 계신 분이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저희 팀끼리 출발했습니다.
운문령은 경산에서 멀지 않아 전에 와봤던 곳이기도 하고 미리 코스를 체크했기 때문에 전체 길이가 10.1km로 길기는 하나, 경사도가 그리 세지 않은 중반 지점까지 페이스를 낮춰서 올라가면 어렵지 않게 올라 갈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이 점을 다시 한 번 팀원들에게 상기시킨 후 태용형님 뒤를 따라 정상까지 페이스를 조절하며 오릅니다. 점심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해가 뜨지 않아 쌀쌀했기 때문에, 천천히 내려가면서 후미를 붙이기로 하고 태용형님과 먼저 내려갑니다.
슬슬 배가 고프기도 하고, 후미도 기다릴 겸 배내고개 전 슈퍼에 들러 빵도 사고 초코바도 사서 먹습니다. 후미가 도착하자 바닥에 퍼질러 앉아서 다들 힘들다고 신세한탄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ㅎㅎ
이제 배내고개만 넘으면 힘든 업힐이 없다고. 배내고개도 마지막 1km만 빼면 경사도 별로 안쎄고 쉽다고. 선의의 거짓말로 팀원들을 독려하며 화이팅해봅니다.
하지만 팀원들도 알고 있었을 거예요. 7개령 끝의 팔조령이 가장 힘든 것 처럼, 배내고개를 넘어서 있는 쉬운 업힐들도 이 몸땡이로는 결코 쉽지 않을 것임을 ㅎㅎ
(멋진 개인 사진 찍어주신 '선풍기'님 감사합니당)
크... 카메라 보이는 순간, 여유있는 척 좀 웃었어야 했는데... 차마 숨길 수 없는 힘듦이었습니다 ㅋㅋ
역시나 배내고개 정상 보급소에서도 알찬 보급 마련해주셔서 감사히 잘 먹고 마셨습니다. 배내고개 올라온다고 무릎이 시큰거렸는데, 때마침 파스도 마련해주셔서 시원하게 잘 뿌렸습니다. 최고최고최고!
얼마지 않아 두 민성도 함께 올라왔습니다. 솔직히 배내고개 마지막 업힐은 제가 올라오면서도 너무 힘들어서, '체력이 바닥난 민성이형은 끌바한다고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싶었는데... 에덴벨리서부터 뒤를 돌아보면 언제라도 떨어질 것 같이 불안불안하게 보이면서도 좀비처럼 끈질기게 따라오는 걸 보니 정말 대단하다는 소리 밖에 안나옵니다. 팀원들이 돌아가며 괜찮냐며 한 100번은 물어본 것 같은데, 그때마다 괜찮다고 고개를 끄덕이던... 뒤늦게 고백하기를 이미 삽재에서부터 양 허벅지 안쪽으로 쥐가 올라와서 죽는 줄 알았다고 합니다 ㅋㅋㅋ 징합니다 징해요 ㅋㅋ
첫댓글 빨리 2편 올려주세요 ^^
철저한 준비, 굳건한 팀웤, 대단한 실력, 꼼꼼한 후기...모범이되는 최고의 팀이십니다. 멋집니다.^^
와 쫄깃하게 재미있습니다 ^^
그리고 손지도 제가 그렸어요 ㅋ
손지도를 그린 능력자가 카이맨님이셨군요! 코스 공부를 할 때 굉장히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또, 배번을 모으고 있는데 그려주신 손지도 덕분에 참 마음에 드는 배번을 얻었네요^^
감사합니다!
ㅎㄷㄷ 준비에서 마지막 후기까지 졌음 ...
대단하다~ 란 말만나오네요 ...
무계획으로 온것이 미안할정도 입니다 ^^
오늘 처음 뵀던 영MTB 분이시군요. 말씀은 많이 들었습니다^^
얼마전부터 MTB 배우고 있는데, 초보티 벗으면 영MTB에도 인사드리러 가겠습니다 ㅎㅎ
아... 정말 정성들여 준비하고
즐겁게 타셨네요.
존경스럽습니다-
힘든만큼 재미도 있었습니다^^
kang-kun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후기 잼납니다~
잔차 연습하러 나가야 겠네요~^^
잼 있게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