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 아주 오래된 친구(오래된 친구와 좋은 친구는 약간 다르다고 생각함)가 서넛 있습니다.
어린 시절 꼬치친구 하나와 고등학교때 절친 둘셋(애매한 친구가 하나 있어서..).
그 중의 한 친구를 그제 만났습니다.
1년에 두세번 정도는 부부가 만나서 회포를 푸는 친군데 그제가 그 날이었던 셈입니다.
구영리에서 두동으로 가는 산골짝(?)의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물론 소주도 한잔 했지요..
이 친구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좀 있는 편이라 우리에게 늘 맛있는 곳에 데리고 가서 자기가 먼저 계산을 합니다.
근데 이번엔 아내가 작정하고 덤벼서 이겼습니다....
이 친구는 제가 개업 초기에 작은 수족관 하나를 선물로 주었는데 내 눈치 보느라 2-3년 억지로 물고기를 키웠을 뿐 생물과는 담을 쌓고 삽니다. 세상문제에도 나름 관심은 있겠지만 나에겐 무색무취로 보입니다.
제가 하지 않는 낚시에 몇년을 미쳐 살았고, 골프에 몇년을 미쳐 살고 있고, 여행은 뻔질나게 다니고, 맛집을 찾아다니는 등 저와는 코드가 거의 맞지 않습니다.
둘이만 만난다면 서로 할 얘기는 예전의 추억을 제외하고, 안부 외에는 거의 없다고 보면 맞습니다.
근데 서로 참 좋은 친구로 생각합니다.
지난 토요일(5월 4일)과 일요일엔 이 세상을 비슷한 방법으로 살려는 사람들을 전북 전주에서 만나서 또 비슷한 얘기들만 하고 왔습니다.
어제는 어떤 유명한 분에게서 노무현 전대통령과의 인연을 비롯하여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오늘은 '이선희'의 '인연'이라는 노래가 듣고 싶어 30분 이상을 듣고 또 들었습니다.
저의 2013년 봄은 실패와 시련의 나날로 기록될 것입니다.
물론 2013년의 봄은 실패의 처음이 아닌 계속되는 연장선이지만....
현재 보통 인연(?)들과는 불통하고 있습니다.
업무상 꼭 ㅁ필요한 세사람과만 소통하고 나머지 사람은 제 아내를 통해 소통하고 있습니다.
근신이랄까 반성이랄까 성찰이랄까 암튼 제 스스로에 대한 냉철한 평가가 필요할 듯 해서 입니다.
오만방자한 제 인성에 겸손을 보태 조금은 보통 세상사람들과의 조화로움 쪽으로 바뀔지
아니면 상식과는 동떨어진 이 세상에 맞서기 위해 더더욱 내 자신을 채찍질하며 강한 의지를 불 태울지
아님 이쪽 저쪽 필요할 때 필요한 처신을 하는 쪽으로 바뀔지....
만약 지금 내가 죽게 된다면 나의 인생은 몇 점짜리일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
성공이란 어떤 것일까?
행복이란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좋은 회사란 어떤 회사일까?
좋은 회사의 직원들은 어떤 생각, 행동을 하는 사람일까?
'퐁당퐁당'을 좋은 회사로 만들기 위해 내가 어디까지 도와 주어야 할까?
내 빚은 언제까지, 어떻게 갚을까?
내 인생의 숙제는 언제 할 수 있을까?
지금, 앞으로 어떤 생각, 어떤 방법으로 살아야 할까?
이런 영양가 없는 생각들이 요새 내 머리를 채우고 있네요.
첫댓글 앞으로 50년 정도 후에 일어날 일이겠지만 혹시나 그 전에 내가 죽는 일이 생긴다면
'내 죽음에는 풍악을 울려라'고 부탁 드립니다.
아직 친구들과는 이런 얘기들은 하지 못했거든요.
그리고 정돈된 분위기에서 풍악을 울려야 하기에 친구들이 소식을 못 받을 수도 있기에....
풍악 중에서도 요새 감명 받은 '인연(이선희)' '빈잔(임재범)' '백만송이 장미(김동욱)' 라든가
'님(김정호)' '친구(안재욱)' '천년바위(박정식)' '천상재회(최진희)' 이런 노래 말고...
'꿈의 대화 ' '나어떡해' '내가 선택한 길' '열정' 같은 이런 노래들을 울려주시길...
나의 인생이 결과는 신통챦지만 과정은 그래도 즐거웠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