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미 예수님
안녕하세요?
저는 엊그제 오후 이곳 이원 성당에 잘 부임했습니다. 오전에 김병철 신부님 장례미사가 있었고 장지에서 하관 예절까지 모두 마치고 부임하느라 시간이 촉박했지만 다행이 늦지 않고 도착하여 부임식을 잘 할 수 있었습니다. 부임식에는 남부지구 신부님들과 이원 본당 신자들이 많이 와서 부임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이원 성당은 개신동 성당 신자 수에 비해 반 정도 됩니다. 전형적인 시골 본당으로 이곳은 지역 사람 반, 타지역에서 귀농 한 사람 반이라고 합니다. 대체로 이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신앙을 가진 분들이 신심이 깊어 본당을 잘 이끌고 있다고 합니다.
개신동에서는 주일학교를 살리기 위해 참 노력을 많이 했는데, 이곳은 아이들도 주일학교도 없습니다. 모두 도시로 나갔고, 노령화로 신자들 대부분이 연세가 많습니다. 이원은 우리나라에서 묘목을 가장 많이 가꾸는 곳으로 전국 생산량의 70%를 이곳에서 생산한다고 합니다. 이원이 대한민국의 중간쯤 되는 곳이어서 묘목을 키워 남쪽으로 가져가도 살고, 북쪽으로 가져가도 살기 때문에 묘목 재배가 발달했다고 합니다.
저는 이곳 남부지구도 처음이고 이원성당도 처음입니다. 그동안 본당 사목을 많이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몇몇 본당을 다니면서 나름 열정을 가지고 사목을 해 왔습니다. 이제 잠시 시골 본당의 여유를 누리며 사목을 하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바라시고 뜻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이곳은 산 좋고 물 맑은 곳이고, 조금만 나가면 금강이 흐릅니다. 자연이 주는 혜택을 모두 누리며 하느님 안에서 잘 지내도록 하겠습니다.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저는 하느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에게 바라시는 것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메시지를 잘 읽고 여러분들에게 전달하려고 했습니다. 이 일은 결코 가벼운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이들의 생명이 사라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코로나 전과 코로나 후를 분명히 구분하여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렸고, 새롭게 시작하자고 말씀드렸습니다.
공동체 전례를 할 수 없어 강론을 카카오 채널에 올렸는데 부족한 강론임에도 잘 들어주시고 잘 읽어주셔서 저로서는 참 보람되고 감사했습니다. 이제 개신동 본당을 떠나게 되었으니 이 강론 채널도 마감을 하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들 영혼에 새겨진 말씀이 씨앗이 되어 자라나 아름다운 본당 공동체를 이루는데 한 몫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하느님을 선택하고 교회가 하는 사목적 여정에 함께 해 주셨기에 저는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주님께서 여러분들 한 분 한 분 모두에게 축복 내려주시고 새로운 은총 주시길 빕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걷는 이 길이 밤하늘의 별처럼 천국에서 빛나게 해 주시길 빕니다.
여러분들 모두 행복하십시오!
감사합니다.
- 천주교 개신동 성 최경환 프란치스코 성당 제6대 본당신부 황광현 요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