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뱅이가 삼천배 하게 된 사연-1

[서원]

앉은뱅이가 삼천배 하게 된 사연

1993년 결혼해서 10년간 맞벌이로 조금씩 벌어 놓은 돈을 친구들 빌려주고 보증까지 서서 다 날려 버리고, 땅까지 팔아서 보태야만 했지만 그래도 모든 것이 정리되지 않았다.
평소 술도 못 먹던 놈이 밤새 술로 지새우는 날이 반복되고 방탕한 나날을 보냈다. 모든 것을 잊기 위해서...(이때 뇌세포가 많이 죽어 건망증도 심하고 아직 능엄주도 외지 못한다-_-)
죽고 싶을 때도 참 여러 번이었었다. 아내가 농협에 다녀 공제 들어 가는 것이 많아 내가 죽으면 5억원쯤은 나온다는데... 죽을 자리를 보러 다녔다. 칼로 배도 슬며시 찔러보기도 했다(이거 장난 아니게 아프다ᅲ.ᅲ)
중앙고속도로상 단양IC 바로가기 전 다리높이가 50미터는 됨직 해 보였다 차로 들이 받아서 밑으로 떨어지면 바로 죽음이고 보험금 등등 마누라와 애들은 그래도 먹고 살만큼 돈이 나오겠지?.

운명도 참 기구하다. 이렇다 보니 살림살이가 옳게 되겠는가. 집에 들어가면 부부싸움... 나하나 땜에 결혼해서 10년간 번 돈 다 날리고 땅도 팔고... 죽어 없어지자. 그러나 붙은 목숨이 쉽게 끊어지겠는가.
그럭저럭 의미 없는 삶이 지속되던 2005년 6월 말쯤에 안식구가 아파트를 마련하여 이사를 하게 되었다(숨겨놓은 돈이 있더구만^&^).
아파트 정문 입구에서 길 건너 미륵석불과 삼층석탑이 있었다.

아파트 자리는 옛날 절터라고 하였다. (얼마 전 공주대학교 대학원 교수님과 대학원생들이 미륵불 조사하러 왔다기에 무지 반가워서 밥 사주고 술 사줬다가 마눌에게 무쟈게 혼났다-_-)
미륵불과 삼층석탑은 각각 427호와 426호로 지정된 보물이다. 그 터는 내가 이사갈 때만 해도 잡풀이 무성하였다.

 아무튼 이사를 가고 나서 아침저녁 출퇴근 길에 미륵보살님과 눈을 마주치게 되어 있었다. 출근할 때면 한량없는 미소를 보내 주신다. 나도 부처님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일을 마치게 해주시고 복 많이 주십시오, 무사하게 오늘하루 보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느 날인가 부터 연로하신 보살님 두 분이 잡풀을 제거하고 계셨다. 토요일마다 미륵불터에 나가 풀을 뽑고 하니 잔디만 있어서 주위분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이 보살님들이 고마워서 향과 나무 향통을 보시해 드렸더니 아주 좋아하셨는데 요즘은 잘 볼 수가 없다.
이젠 아침저녁으로 부처님에게 눈인사만 하는 것이 아니고 늦은 저녁에 부처님 전에 가서 삼배를 드리는 날이 많았다. 다른 거사님과 보살님은 합장 반배로 108배를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향을 사르고 오체투지 3배를 하고 어떤 때는 108배도 하였다. 그후 거사님들과 보살님들도 오체투지 하는 것을 보고 참 흐뭇하였다.

그런 나날을 보내면서 생각하였다. 이제까지 돈을 번 날보다 벌 날이 훨씬 많이 남았다, 열심히 살아보자. 어려운 살림이지만 이웃도 돕고 집안 일도 많이 하자. 등등의 각오를 하였다.

그때까지 살아오면서 절에 관광을 가도 대웅전 밖에서 법당을 머리만 빼꿈~ 들이밀어 부처님 나 잘되게 해주십시오를 염원하였다.
작년 12월 절에 가서 부처님 공부를 해야겠다 싶어 인터넷 검색을 하여 오대산 월정사 템풀스테이를 1박2일 가게 되었다. 사물 중 범종도 직접 처보고 발우 공양도 하고 서로 부처되기 프로그램으로 108배도 하고 서대 염불암에 가서 홀로 동안거 중이신 스님도 친견하고 여러 가지 소중한 경험을 하고 돌아왔다.

그런데 예불을 보면서 남들 다하는 오분향, 천수경, 반야심경을 나는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_-.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하여 반야심경부터 공부하고 천수경 한문장 한문장을 공부하였다. 아~~!!!. 불법이 이런거구나.

그 후 테잎을 하나 사서 아침 저녁 출퇴근하면서 반야심경을 돌아가지 않는 머리로 외고, 천수경도 외울려고 하였다. 근데 천수경 안에 있는 신묘장구대다라니가 문제였다. 나모라 다나다라야야 나막알야 바로기제...... 에고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는 TV에서 많이 듣고 봤는데...
암튼 442자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외워서 심심찮게 열심히 독하였다.
월정사에는 아들놈(올해초등6학년)과 3번쯤을 더가면서 법천이라는 불명도 받고, 월정사 산악회 첫모임에 가서는 오대산 비로봉을 주지스님이하 모든 스님들과 도반100여명이 함께 등반도 하였다.

월정사 종무소 박보살님께서 기도법이라던가 여러 가지 공부하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때 집에서 108해도 된다는 말을 듣고 올해 4월5일경부터 지금까지 집에서 108배를 하고있다. 나의 불법공부는 인터넷으로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한다.
그러던 중 내가 월정사 템풀스테이 할 때 단기출가반 수행자들이 마지막날 삼천배한다 라는 생각이 나서 나도 한번 해봐야겠다 라고 마음을 먹고 인터넷을 검색하니 가까운 부석사에서 2번째주 토요일에 삼천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해인사 백련암에서도 한다는 것을 ‘아비라카페’를 방문하여 알게 되었다. 아비라카페에 가입을 하고 이곳저곳 게시판을 들러보니 방대한 자료가 너무 많았다.

게시판에 삼천배의사를 밝히니 어질이님께서 같이 가자며 적극 권유를 하면서 주위에 살고 있어 만나자고 하여 찾아가서 뵈니 능엄주 테이프와 108참회문을 한 권 주셨다. 이때 능엄주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너무 황당하였다.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외우느라 혼이 났었는데 능엄주를 보니 눈앞이 캄캄하였다. 일단 6월17일 백련암에 삼천배를 가게 되면 전화연락을 하겠다하고 헤어졌다.

6월12일 부석사에서 삼천배가 있는 날이다. 갈까말까 하다가 길을 나섰다. 늦게 도착하여 절에서 공양은 못하고 저녁 예불을 보고 8시부터 삼천배를 시작하였다.

스님 두분과 60여명의 도반이 500배씩 나누어 6회에 걸쳐 삼천배를 한다고 한다. 거사님들은 나를 포함하여 5-6명 정도다. 집에서 108배를 하던 중이라 천배 까지는 힘이 들었지만 그런대로 할 수 있었다. 1500배 이후부터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삼천배를 겨우 마치고 무량수전에서 우물까지 돌계단을 내려오는데 굴러 떨어질것만 같았다. 삼천배를 했다는 환희심도 있었지만 무릎, 허벅지, 허리 등등... 에고에고 안 아픈데가 없다 ᅲᅲ.

이렇게 첫 삼천배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꼴이 말이 아니었다. 걸을 때 마다 어그적 어그적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걷고 누워서 다리를 펴도 아프고 오무려도 아프고 -_-... 아내는 장난 치느라고 손가락을 세워 수시로 허벅지를 콕콕 찌른다.
(오냐~ 너도 담에 함보자 삼천배 하면 나도 너 죽일거다^&^)

6월17일 어질이님과 백련암 삼천배 약속도 있고 해서 다리 아프단 핑계로 가지 않을 작정으로 부석사에서 삼천배를 마치고란 제목으로 글을 아비라카페 게시판에 올렸다. 회원들께서 아프면 쉬고 담달에 오세요.라고 할줄 알았는데 답글인 즉슨

어질이 : 수고하셨습니다. 백련암가기위해 부석사서 삼천배한 것 아닌가요.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렸지만 돈오돈수문중의 제자되려면 삼천배를 해야합니다...()
자은양 : 풀리는데 5일에서 일주일 정도 걸리는데요...좀더 빨리 풀고 싶으면 하루 108배를 해보세요....허거덕 하시겠지만...경험상 그게 가장 빨리 푸는 방법이랍니다.....정말요..당장 해보세요....ᄒᄒᄒ 
지수성 : 힘들어도 매일 108배 해보세요. 그럼 서서히 괜찮아진답니다... () 
자은양 : 그곳에서 워밍업 하셨으니 백련암에서는 아프지 않고 하실 수 있으시겠네요....토욜에 뵐께요..수고하셨습니다..()
지수성 : 그래도 첫번째 보단 두번째가 낫더라구요. 힘든건 마찬가지이지만. 108배 아프더라도 해보세요. 더 빨리 몸이 풀린답니다. 반신욕도 좀 하시구요...
혜명(뭇소) : ()()() 
묘각자 : 수고하셨습니다.()
眞性心 : 성불하십시오.
법성심 : 참 수고 많으셨네요. 저두 토요일 삼천배 참가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네요. 성불 하십시요

이렇게 리풀을 다는게 아닌가 ᅲ.ᅲ  참 매정들도 하셔라,

죽을 지경인데 108배를 하라하지 않나

일주일만에 그 죽을 삼천배를 또 하라고 꼬셔대니 도데체 저분들은 부처님하고 뭐 되는 사이지?.

어질이님은 만나봐서 알고,

자은양님은 호칭을 ‘양’이라 했으니 처녀인가 보다. 꼬셔서 장가 못간 내4촌 동생 중신이나 해줄까?.

지수성은 성이라고 했으니 나보다 성(형)이고 남자인가 보다. 내 나이 40이 훨 넘었는데 나보다 나이 더 많은 형도 삼천배를 하네?. 
어쨌던 넘 매정스런 분들이다. 한달 푸~욱 쉬다가 담달에 오세요 이 소리하시는 분이 한분도 안계셨다. -_-
님들 말씀대로 월욜 저녁부터 다시 108배를 시작했다. 다 풀리는데 일욜에서 목욜까지 5일 걸렸다.

6월17일 약속한 장소로 나가서 어질이님을 만나 백련암으로 향했다.  2시간 30여분 여정동안 어질이님에게 많은 공부를 하면서 놀라움으로 가득찬 눈길로 백련암에 도착했다. 자은양님은 처녀가 아니었다 내 4촌 결혼이 또 늦어진다.-_-  지수성님은 남자도 아니었고 나보다 성도 아니었다. 속았다. ᅲ.ᅲ
절하는 방식이 부석사와는 달랐다. 부석사에선 삼천배 삼천불로 500배씩 6회, 백련암에서는 108참회문으로 1000배로 시작하여 200배씩 줄어드는 방식.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았다.
첫 번째 삼천배 보다는 그래도 쉬운 것 같았지만 1800배까지 마치고는 마찬가지로 죽을 지경이다.

절하면서 참회는 커녕 에고에고 빨리 마치고 주차장에 가서 담배피고 싶다, 물먹고싶다, 담부터 다시는 오나봐라, 왜 내가 어질이님을 만났지?. 담달에 또 전화 올텐데 전화번호 바꿀까보다. 흐흐흑~~ 내가 전생에 도데체 뭘 잘못 했길래...에고 에고...
우여곡절 끝에 또 한번의 삼천배를 마쳤다. 마찬가지로 걷기조차 힘들었다. 새벽예불을 보고 잠시 눈을 붙이고 (꿈에 성철스님을 뵐줄 알았는데...안 나타 나시데..-_-)

아침공양을 마치고 일행(一行)이라는 불명과, 원상 화두를 받았다. -이날 일초 거사님도 나와함께 불명을 받으셨다. 그 유명한 “이눔아 니는 밥도 마음으로 처먹냐?.”를 들은 날이다.-

짐을 꾸려 주차장에서 어질이님을 기다리고 있으면서 클로바 밭이 보였다. 그래서 고심원을 향해 합장 반배를 하고 성철스님 저 백련암이라고는 처음 왔고 삼천배도 했는데 네잎클로버나 하나 선물해주세요 하고 풀밭을 유심히 살폈다. 에그 한참을 찾았는데도 성철스님이 선물을 안 주셨다.

그렇게 담배를 한까치 피우면서 다시 한번 풀밭을 살피는 순간~!!! 유독 위로 올라온 클로버가 보였다. ᄏᄏᄏ 역시 성철스님은 내 정성을 저버리지 않으셨습니다. 제 손에 들려진 클로버는 4잎도 아닌 여섯잎 클로버였습니다.

무쟈게 기뻤습니다. 어질이님 내려 오시기 전에 책방에서 산 성철스님의 ‘자기를 바로봅시다’ 책에 정성껏 갈피하였습니다. 어질이님이 뺏어갈까봐... ᄏᄏᄏ 나중에 성철스님에게 선물 받았다고 말하니 뺏지는 않더라구요^^. 이틑날 바로 ‘2006년 6월 18일 백련암 일행’이란 글귀를 넣고 코팅을 해서 책갈피로 쓰고 있다.

사실 내가 지난 12월부터 토요일에 절에 즐겨 가는 것은 또 하나의 이유도 있다.

우리 집사람은 주5일 근무로 인하여 집사람과 나는 토요일에 당연 쉰다. 올해 6학년 아들과 4학년 딸은 학교에 간다. 그런데 작년부터 집사람이 늦깍이 공부를 시작한 것이다 토요일 아침부터 대학교에 가면 저녁까지 수업하고 늦게 들어오는 것이다.

토요일이면 진짜 홀애비다. 아침밥 해서 바치고 청소하고... ᅲᅲ 이사 나오고 부터 거의 집에서 하는 밥과 반찬 모든 것은 내차지다. 그것은 집사람이 시켜서가 아니고 내가 즐겨서다. 김장도 전부 내가 하고, 장보기도 퇴근하면서 내가 봐서 간다. 퇴근하면서 걱정이 태산이다.

오늘은 무슨 반찬을 만들지?. 내일 아침엔 뭘 할까?. 에고에고...주부는 참 힘들다. 고추장아찌 담근 것은 전국적으로 인기다. 친구들이 서로 달라고 야단이다.

양파 피클은 100개 정도 담아도 금방 떨어져 버린다. 아래층 옆에 층 친구들 다 달라고 하니 금방 떨어질 수 밖에요. 하다 못해 동네 할머니들이 그거 어떻게 담그냐고 물으러 오신다. 내가 어떻게 개발한 건데-_-.

올해는 양파 피클은 담지 않았다 아내는 자꾸 담그라는 눈치지만..(미쳤냐?. 내가 그거 담게?. 양파 100개 까면 눈물, 콧물 다나오고 재채기에다가. 어휴 내가 그걸 왜 하냐?. 사실 시간이 넘 많이 걸리거든요^&^)
9월17일 삼천배 마친 날도  아픈 몸을 이끌고 열무 2단을 사서 열무김치를 밤 늦게까지 하느라 혼났다. 마눌은 아래층 아짐씨와 구미에 쇼핑갔다

ᅲ.ᅲ

어떨 때는 은근히 화가 치밀기도 한다. 마늘까고 나물 다듬고 다 할 동안에 마눌은 도와 주지도 않고...ᅲᅲ. 그러나 내가 조금 고생하면 다른 사람이 편하지 하고 자위를 한다 애들도 잘 먹고 아내도 맛있게 잘 먹는다^&^.

그러면 일도 즐겁다. 그러나 참기 힘들 때는 나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하다. 그래서 토욜에 절에 가는 하나의 조그만 이유이기도 하다.

어쨋던 이렇게 두 번째 삼천배를 무사히 마치고 몇 일 동안 또 앓아 누워야만했다. 이렇게 6월에만 그것도 7일만에 6천배를 하고 나서 7월의 3천배는 6학년 아들놈이 뉴질랜드 어학연수 오리엔테이션으로 인하여 참석하지 못하였다.

대신에 주말에 가까운 절에 가서 1000배 500배씩을 시간 날 때마다 하였다. 물론 집에서 108배는 꾸준히 계속 되었고 집사람도 동참하였지만 최근에는 속눈섭에 문신을 금요일마다 넣으러 가서 땀 흘리면 안 된다면서 동참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내와 약속한 것이 당신이 나와 같이 백련암가서 삼천배를 하는 날이 내가 담배를 끊는 날이다 라고 약속을 했다. 아내는 아마 당신 담배 끊지 못 할거라고 한다. 결국 삼천배를 하지 않는다는 얘긴데...ᅲᅲ
(일체유심조- 나는 이말을 믿습니다. 맘먹으면 세상에 안될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8월삼천배 마치고 자은양님이 일행님은 108배는 하지만 능엄주 하루에 21독 하세요 하더라구요 근데 어질이님께서 됐구요 일행님은 능엄주 1독만 하고 담배부터 끊으라고 하시더라구요. 근데 저 담배 끊는건 아내에게 맡겨 볼라구요)

8월, 사랑하는 아들이 없는 관계로 2일만 내어서 다른 가족과 함께 보성에서 1박2일 동안 휴가를 아들이 귀국하여 몇몇 가족과 함께 단양 사인암 계곡에서 1박을 하였다.

하룻밤을 묵고 이른 새벽 사인암 절벽 사이에 있는 조계종사찰인 청련암에 새벽예불을 볼려고 가니 검둥이(이름이 해탈이라 했다 불전함 앞에서 자고 암자에서 뭐 들고 나가면 무조건 짖어 댄다고 한다)개가 얼마나 짖어 대는지 예불 참석을 못하고 날이 밝아 아내와 친구 부인 3명이서 암자로 들어가니 비구니스님이 불러서 가니 어제 딴 고추를 같이 널어 달라는 것이었다. 조금 밖에 되지 않아 금방 널고 나니 스님께서 세분 모두 차 한잔 드시고 가라하여 스님방으로 들어갔다.

스님께서는 차와 과일을 내놓으며 대뜸 친구 부인에게 머리가 터져 나갈 것 같죠?.라고 묻는 것이었다. 친구 부인이지만 나와도 중학교 동창이어서 이 친구 사정을 잘 아는 나로서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친구는 머리가 아파서 서울의 큰 병원에 여러번 다니면서 진찰을 했지만 별 다른 병명이 없었다. 친구부인도 깜짝 놀라며 어떻게 아셨어요?. 병원에 가도 병명이 안나온다고 하니 어제부터 보살님을 봤는데 여기 오실 줄 알았다면서 일부러 부른 것이라면서 하는 것이었다.

스님 속세 친구도 이런 경우가 있었는데 자기가 기도법을 알려 줘서 어느 정도 나았다고 했다.

이친구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기는 신기가 있어 어디든지 가면 그런 말을 듣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법을 가르켜 달라고 하니 오늘은 그냥 가시고 훗날 인연이 닿으면 다시 오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내 아내를 보더니 보살님은 남편분이 살아있는 생불이니 아침 저녁으로 자고 있으나 깨어 있으나 꼭 삼배를 올리라는 것이었다. 참나원! (참나원이 맞아요?. 나원참이 맞아요?. 아님 원 참나가 맞나?.-_-)제가 남편인데요?. 제가 어디 부처 같이 생겼습니까?. 하고 물으니 저는 거사님은 보지 않습니다. 아무튼 보살님의 남편은 생불이니 삼배르 무조건 하라하신다. 친구땜에 아쉬운 발길을 뒤로하고 물러 나올 수밖에 없었다.

8월 삼천배 때 이 친구에게 능엄주 테잎과 수첩을 사다 주고 계속 들으라고 하였다. 삼천배 같이 가자고 이야기 했지만 아직 108배도 제대로 못한다고 하면서 다음에 기회되면 같이 가자고 한다. 집에 와서 아내가 정말 나에게 삼배를 하려한다. 기가 멕힌다.-_-(가끔씩 아내가 자고 있을 때 저는 아내에게 삼배를 올린답니다. 저보다 8년 아래인 아내가 이뻐 죽겠습니다. 결혼할 때 내심으로 손에 물 안묻히고 행복하게 해줄거라 다짐했거든요 그런데 고생을 참 많이 시켰습니다)

8월 19일 백련암에 3번째 삼천배를 가서는 무난히 삼천배를 마치고 새벽에 어질이님과 신선님, 자은양님 등에게 수행이야기도 들으면서 뜻깊은 삼천배 회향을 했다. 6월에는 어질이님과 같이 가면서 오면서 여러 가지 수행이야기와 성철스님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8월에는 자기들 가족들과 같이 가시고 나는 혼자 가야만 했다. 내가 미우신가 보다. ᅲ.ᅲ

집에 오는 동안에 잠이 엄청 쏟아져 동명 휴게소에서 1시간여 잠을 자고 오면서 부처님 욕을 막 했다. 왜 이렇게 늦게 부처님을 만나게 하여 주셨냐며... 눈물이 앞을 가려 운전하는데 애를 먹었다.

9월초 영주에 살고있는 동창 여자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요즘도 삼천배 가냐고 하면서 부석사 삼천배 가면 같이 가고 싶다고 한다.
지난 6월에 일주일 간격으로 삼천배 2번을 해서 반죽음이었었는데...에고 할 수 없다. 친구가 가자고 하는데 그것도 여자 친구가...^&^
이 친구는 부석사 선우회 회원으로 부석사에서 행하는 행사는 거의 참석을 하는 편인데  관절이 좋지 않아 삼천배는 못한다고 했다. 내가 절에 다니기 전에 여러 동창과 가끔씩 술자리를 같이하게 되면 이 친구도 가끔씩 참석을 하였는데 종교 이야기가 나오면 불교의 좋은점을 여러 친구에게 말하고 하였다. 6바라밀, 보시 등등... 그땐 불교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를때였는데...

그때 이 친구가 내가 절에 다니면 육보시 해준다 그랬는데...보시중에는 육보시가 최고라고... 근데 아직 육보시는 받지 못했다. 그게 뭔지?. -_-...

한달에 한번씩 동창회에서 등반을 하는데 거기엔 꼭 참석을 한다. 지난 6월에서부터 8월까지는 날씨가 더운 관계로 등반을 취소하고 9월부터 다시 한다고 하면서 부석사에서 9월9일 삼천배하고 9월17일에 등산을 같이 가자고 했다. 9월16일 백련암에 삼천배 가면 17일은 안되는데...ᅲᅲ

암튼 9일 토요일 오후 4시쯤 영주에서 만나 부석사에 도착하여 저녁 공양을 마치고 삼천배를 시작하였다. 스님 두분과 도반 50명 정도이다. 근데 이친구 500배도 체 하지 못하여 거의 포기다. 2번째 500배는 반도 못하고 또 포기... 시작할 때 이 친구와 3천배 무사히 마치게 해달라고 아미타부처님께 원을 세웠었는데...

어찌어찌 2500배까지 마쳤지만 이친구는 1000배정도 했을 정도였다. 나도 절에 오기전에 몸살기가 있어서 무척이나 힘든 절이었다. 등산할때마다 왼쪽 무릎이 아팠었는데 그 무릎이 아파오는 것이었다. 마지막 삼천배까지를 하는 중간에 이친구가 슬며시 자리를 뜨는 것이었다. 나는 삼천배를 무사히 마치고 나니 법당보살님께서 나를 찾아 잠깐 보자 하면서 하시는 말씀이 친구가 중간에 가슴이 아파 신랑에게 연락하여 집으로 갔다고 하였다. 순간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짐을 챙겨 주차장으로 나와보니 친구의 자취는 없고 새벽예불을 뒤로하고 정신 없이 차를 몰아 영주로 왔지만 뒤따라 잡을 수가 없었다. 친구 폰이 없는 관계로 연락도 못하고 그 시간에 집으로 전화를 하자니...

(아비라카페 - 일행님 신행수기)

[無相信]

일행님 ....전 이글을 넘 아름답게 읽고 감동 받고 갑니다.. 고맙습니다..성불하십시요^^ ()()()

[저녁노을]

일행님~~~ 아름다우신 마음에 감사드리구요... 그 마음과 원이 제게도 와 닿는것 같아서 고맙습니다. 성불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