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27 월요미사를 시작하며 ㅣ 김인국 신부
여러분 태풍이 북상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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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위력에 감사합시다.
더러운 것 말끔히 씻어주시고 막힌 것 시원하게 뚫어주시고
거짓의 이름으로 세운 것들 산산 조각 내서 없애주시고
다만 착한 우리 이웃들이 땀 흘려 가꾼 것들일랑
벼이삭 한 포기 포도 한 송이 배 한 알 조차 다치게 하시는 일 없게 하시고
사람이고 짐승이고 숨 쉬는 것 어느 하나도 상하는 일 없게 해주시라는 지향으로
민주주의의 부활을 위한 생명 평화 통일 미사 시작하겠습니다.
"아픈 과거 되풀이 되지 않도록..."
2012.08.27 월요미사 지향 ㅣ유이규 신부(작은형제회)
제가 사제단 활동을 시작하면서 처음 가졌던 느낌은 제대로 삶을 살지 못한 것에 대해 빚졌다는 생각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오늘 이 미사를 봉헌하면서 빚졌다는 생각보다는 기억하지 않는 과거는 되풀이 된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용산참사를 제대로 기억하였다면 쌍용의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공지영작가가 그랬던가요. 4대강 사업, 해군기지와 쌍용자동차를 비롯한 모든 해고노동자들이 어떻게 불이익을 당하고 불의에 힘없게 쓰러졌는가를 우리들이 점점 잊어버린다면 망각해 간다면 다시 또 이런 일들이 벌어질지도 모를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 그동안 우리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해서 피해를 보았던 하느님 나라를 다시 한 번 더 기억을 새롭게 하면서 이런 아픈 과거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은총을 청하면서 이 미사 봉헌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기억하지 않으니깐 자기네들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이상한 나라가 되어가지 않습니까? 오늘 이 미사를 봉헌하면서 우리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해서 일어났던 여러 가지 불의에 대해 우리 스스로 반성하고 우리의 기억을 새롭게 하면서 항상 깨어있는 마음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하면서 이 미사를 봉헌했으면 합니다.
"우리는 세상의 아픔을 통해서
하느님의 아픔을 봅니다"
2012.08.27 월요미사 강론 ㅣ 김정대 신부(예수회)
지난 일주일간 태국 치앙마이에서 “사회사도직 역량 강화”라는 주제로 예수회 아시아태평양 지역 협의회 사회사도직 워크숍에 참석했습니다. 여러 가지로 분주한 가운데 어수선한 마음이었지만 마음을 비우고 워크숍에 전념했고 한편으로 한국에서의 바쁘고 긴장이 많은 시간을 피해 쉬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 워크숍을 통해서 저에게 가장 강렬하게 남아 있는 것은 이냐시오 성인의 세상과 하느님에 대한 깨달음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필요한 사회적 영성과 깊이 관련되어 있음을 새롭게 알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분의 자서전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 강론을 할까 합니다.
이냐시오 성인의 까르도넬 강가에서의 체험을 자서전은 “강은 저 아래로 흐르고 있었고, 거기 앉아 있을 동안 그의 마음이 열리기 시작하더니, 비록 환시를 보지는 않았으나 영신사정과 신앙 및 학식에 관한 여러 가지를 깨닫고 배우게 되었다. 만사가 그에게는 새롭게 보일 만큼 강렬한 조명이 비쳐왔다”고 전합니다.
그는 이 체험을 통해서 새로운 눈으로 모든 것을 새롭게 보았으며 하느님께서 자신의 삶과 역사 안에서 현존하시고 활동하심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 체험은 이냐시오 성인을 완전히 바꾸어 삶의 자세와 행동을 결정했습니다.
저는 이냐시오 성인의 이 체험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여러분에게 오늘 쌍차 노동자의 눈물, 구럼비의 눈물, 그리고 용산참사 피해자들의 눈물을 보며 하느님의 눈물을 관상하도록 초대합니다. 그리고 이냐시오 성인의 영성이 어떻게 사회적 영성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들은 실체를 두 개의 층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세상과 하느님, 예수와 그리스도, 육체와 영혼, 사회와 교회, 정의와 신앙, 심지어 평신도와 성직자를 구별하여 각각의 실체를 봅니다. 저는 세상의 이원론적인 구조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두 개의 층으로 구별된 실체를 종교가 연결시키는지를 말하고자 합니다.
어떤 사람은 이 두 개의 층의 실체는 완전히 분리하여 무신론의 입장을 취합니다. 그런 사람은 세상에서 하느님을 보질 못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이 두 개의 층의 실체를 완전히 같은 것으로 봅니다. 이런 사람들은 범신론의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 안에 하느님이 그대로 존재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 두 층의 실체가 완전히 나뉘어 졌거나 또는 완전히 혼합되어있지 않은(Without fusion and without separation) 실체로 받아들입니다. 즉 우리는 세상을 통해서 하느님을 보고, 우리의 육체를 통해서 영혼을 보며, 세상의 정의를 통해서 하느님의 정의를 봅니다. 이것이 이냐시오 성인이 깨달은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새로운 안목입니다. 이 새로운 안목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삶 안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께 투신하도록 초대합니다. 사실 예수회원들의 수도원은 세상 한 복판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아픔을 통해서 하느님의 아픔을 봅니다. 우리는 우리 육체가 착취당하는 현실을 보면서 영혼이 착취당하는 것을 봅니다. 우리는 세상의 정의가 무너진 현실을 보면서 하느님의 정의가 무너진 것을 봅니다. 우리는 지금 여기 노동자들의 눈물을 보며 하느님의 눈물을 봅니다. 눈물을 흘리시는 하느님은 우리를 그 노동자들의 눈물을 닦아 주라고 우리를 이끄십니다. 뿐만 아니라 살점이 떨어져 아파하며 우는 구럼비의 눈물을 닦아 주라고, 검게 타들어간 용산참사의 피해자의 아픈 가슴을 어루만져 주라고 우리를 초대하며 우리를 파견하십니다.
우리는 세상 안에서 세상 모든 피조물과 함께 깊은 관계를 맺고 삽니다. 이 관계가 깊어질수록 우리의 하느님과의 관계도 깊어집니다. 반면에 고통의 현장에서 하느님의 피조물의 눈물을 보며 하느님의 눈물을 보지 못한다면, 그래서 그들을 외면한다면 그는 신앙을 가진 종교인이라고 하더라도 이미 신앙인의 자격을 상실한 사람입니다.
이런 사회적 영성을 사는 사람들은 오늘과 같은 고통의 현장에서도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그런 고통의 현장에서 어떻게 활동하시는지를 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절망이 아니라 희망을 발견하고 서로를 위로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자리에 와 있는 사람들과 노동자들이 희망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당신이 그토록 사랑한 세상에서 어떻게 활동하시는지를 봅니다. 이로서 우리는 더욱 더 가난한 사람들과 고통 받는 사람들의 친구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사실 우리 사회의 피해자들로 대표되는 쌍용 자동차 노동자들, 용산참사의 피해자들, 깨져나간 구럼비와 강정마을 주민들은 단지 운이 없어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피해를 당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무자비하고 폭력적인 사회 구조가 만들어낸 예견된 피해자들입니다. 그리고 그 무자비하고 폭력적인 사회 구조는 또 다른 피해자들을 찾고 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연구하고 연대해야 합니다. 이것도 사회적 영성을 살아가는 신앙인이 해야 할 일입니다.
한 가지 더 말한다면,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는 좀 더 수준 높은 유권자의 자질을 갖추고 후보자들에게 요구합시다. 많은 사람들이 정의를 외칩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도자가 될 사람들에게 우리 사회의 희생자들의 죽음과 고통 앞에서 잘못을 시인하고 그들에게 사죄하라고 요구합니다. 그렇게 우리가 더 높은 권위와 목표들을 겸손히 인정할 때 비로소 화해가 이루어지고 이 사회는 살기 좋은 사회가 됩니다.
사실 그리스도인은 예수의 죽음을 이런 큰 정의를 위한 죽음으로 고백한다. 우리사회의 피해자들은 어떤 의미로 다시 죽어가는 예수입니다. 그들의 고통과 희생을 올바른 희생으로 만들기 위해서 우리에게 사회정의는 매우 중요한 가치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혼란스런 세상 안에서 그리스도를 믿고 그의 죽음을 세상에서 사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사회정의에 투신합니다.
우리의 하느님과의 관계의 끈을 놓지 맙시다. 어려움 앞에서 굴복하지 말고 약자들의 친구가 되도록 노력합시다. 이것이 바로 주님의 친구가 되는 것입니다. 용기를 냅시다. 그리고 서로를 위로합시다. 이럴 때 우리는 예언직을 사는 종교인이 됩니다.
"밀양 송전탑 싸움... 절대 굴복 하지 않겠습니다"
밀양에서 온 루시아 님
밀양에서도 매주 금요일 미사가 있습니다. 오늘 국회에 다녀 왔었습니다. 저희 밀양사태가 굉장히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한전이 용역들을 투입하였습니다. 엊그제는 시어른을 4명이 깔고 앉아서 목을 다쳐 입원해 계십니다.
현재 70-80대 노인들이 산에 올라가 지키고 있습니다. 용역들은 연세 많으신 할머니들을 강아지 다루듯 하고 있습니다. 7-8월 밀양은 너무 덥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땡볕에 앉아서 지키고 또 헬기장 등에는 천막치고 있습니다.
밀양 어르신들이 7년 동안 싸우고 계십니다. 저희들은 한전의 큰 힘 앞에 절대 굴복하지 않고 반드시 승리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오늘 국회에 서 진상조사단 꾸려 달라고 하루 종일 여야 국회의원들 찾아 다녔고, 미사가 있다 길래 동참하고 싶어서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