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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제목 : ◈해피투게더◈ 14회 시나리오 (7/29)
#1. 조용한 음식점 룸안
-윤주, 지석과 찬주를 차례로 쳐다본다. 처음 만나는 언니 오빠다!
-찬주, 멍해서 보는데 점차 그 눈빛 흔들리고,
-지석, 윤주 존재감 실감이 안나서 그저 뚫어져라 쳐다보고만.
태 풍 : 어떻게 알구 왔어? 아니 그보담두 아직 너 이렇게 나다니구 그럼 안돼 임마.
윤 주 : (빈 의자 바라보며) 나두.. 앉아두 되는 자리.. 맞지?
문 주 : (자리 내주며) 힘들텐데 어서 와 앉어. 여까지 혼자 온거야?
윤 주 : (가로젓는) 데려다줬어. 신엽이가.
태 풍 : (지르는) 뭐? 누가 누가 데려다 줘? 어후 그 깡패새끼 진짜 정신 못차리네 어? 이걸 확 그냥-(하다가 분위기 파악하고 쑥 들어가는)
-무거운 침묵만... 어색하다. 모두에게 참 힘든 자리다.
문 주 : (어떻게 좀 하라고 태풍을 채근)
태 풍 : 어? 어. (찬주 지석 차례로 보고는 결심하고) 윤주야 누나. (지석 향해) 우리 막내 꼬맹 이야. 다 컸지? 누나두 이자식 못알아 보겠지?
윤 주 : (엷은 미소 만들어 찬주 향해)
찬 주 : (허둥대다 외면)
윤 주 : (이번엔 지석 향해)
지 석 : (움찔, 어색)
태 풍 : 13년, 그래 13년만이야. 우리형제 이렇게 한자리에 다 다 모인 거. 아닌가? 어 아냐. 아니다. 아버지어머니 없이 우리끼리만 이렇게 머리 맞대고 모인 건 첨이다. 그러구보 니까 오늘이 진짜 첨이네. 어? 누나랑 지석이 맨날 공부한다고 방에 틀어박혀서 안나오 고 항상 우리셋이서만-(하는데)
찬 주 : (O.L, 지르는) 대체 이게 뭐하는 짓이야? 바쁜 사람 불러다놓고 바보 만드는 것두 아니 고 도대체 이게 뭐하자는 짓이야? 니들 이러는 목적이 뭐야? 뭐야 대체?
-일시에 분위기 냉랭해지는데,
윤 주 : (찬주 응시하며) 찬주언니!
찬 주 : (움찔, 쳐다보는)
윤 주 : 나, 윤주야 큰언니.
찬 주 : (당황)
#2. 음식점 밖 - 필두차 안 (낮)
-신엽, 음식점 안 힐끗힐끗 살피면서 오토바이 닦고 있는데,
-필두차 와서 멈춘다.
필 두 : (차 안) 아니 저자식은 왜 또 여그 와 있어? (급히 내리고 가며) 야! 야!
신 엽 : 어? 독사..형님?
필 두 : 너 임마 너 여적까지 출근두 안허고 여그서 뭔 수작질이여 시방?
신 엽 : 그러는 형님은 왜 일루 출근해요?
필 두 : 안그려두 클럽으루 출근을 혔는디 우리 달링한테 연락을 취하니께 아 여기 있다잖여. 암만 바깥일이 중혀도 그렇지 결혼하고 첨 맞는 가족회읜데 으떻게 내가 빠질 것이여? 이 사람의 도리란 게 있제. 문주 체면 안서게 아따 많이는 안늦었는지 모르겄다.
신 엽 : 아후. 아니 그럼 형님 지금 저 안에 어 저 안에 들어가겠다고 온거예요?뭐뭐 가족회의?
필 두 : 여적 뭐 들었냐 임마? 하이 멍청한 자식. 어디 가서 니가 내 동생이란 말은 하지두 말 어. 알았냐? 내가 너땜시 남사시러봐서 요 얼굴을 못든다 잉?
신 엽 : 진짜 싫다 진짜 싫어. 요즘엔 형님이 서태풍인가 서폭풍인가 하는 놈보다 더 싫어 어?
필 두 : 뭐여? 비굘 해두 왜 꼭 그 싸가지 없는 자식- 형님하구 비굘 하는 거여? 차라리 할라 믄 말이여 나랑은 작은형님 어 검사형님하구 비굘 혀라. 그짝이 나하군 급수가 맞제. 나는 바뻐서 퍼뜩 들어가볼란께 너는 여서 수작 그만 피우고 얼른 출근 혀. 아 영업이 사 영업부장 다 빠져불면 어디 영업이 되간디? 그럼 나 들어간다. (가는데)
신 엽 : (쫓아가 잡으며) 어후 어딜 들어가 어딜? 형님이 거길 왜 들어가 왜? 식구들 다 보는 앞에서 어 그자식한테 또 쌍코피 터질 일 있어? 지금 들어가면 형님 터져. 어? 터지게 돼있어!
#3. 조용한 음식점 룸안
-긴장된 분위기.
윤 주 : 큰언니 작은오빠가 날 안불러주길래, 앞으루두 계속 안불러줄거 같아서, 내가 왔어. 나 때문에 태풍오빠 문주언니, 큰언니 작은오빠 앞에서 곤란해 하는 것두 싫구. 불쑥 나타 나서 놀래켰다면 미안해.
찬 주 : 큰언니 작은오빠라는 호칭, 듣기 거북해.
태 풍 : (일그러지는)
문 주 : 언니?
윤 주 : 그럼 뭐라구 불러? 누구누구씨 그래? 서찬주씨 서지석씨, 그렇게 불러?
찬 주 : 별루 고민할 일 아닌 거 같네. 여태 그랬듯 이 시간 이후론 우릴 부를 일 없을테니까.
태 풍 : 누나! 누나 동생이야! 부탁인데 윤주한테 그런식으루 말하지마!
찬 주 : (O.L) 나한테 내동생은 지석이하구 문주 둘뿐이야! 왜들 이래? 왜 자꾸 이러는 거야? 가만히 있는 사람을 왜 자꾸만 들쑤셔대? 싫다구 했잖아. 싫어. 난 싫어. 이러지마. 제발 이러지들 마.
지 석 : (진정해!) 누나...
찬 주 : 느이아버지 나타나기 전까진 우린 행복했어. 비록 돌아가시고 안계셨지만 아버지에 대 한 존경과 그리움만으로도 우리아버진 늘 우리곁에 함께 계셨어. 아버지 없는 집이라고 우리한테 손가락질 하는 사람, 아무도 없었어. 근데, 느이아버지가 나타나면서 우린 손 가락질을 받기 시작했어. 두부를 사러 가게에 가도 엄마랑 같이 목욕탕엘 가도 지석이 손을 잡고 학교엘 가도 사람들은 온통 엄마와 느이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로 우리남맬 손 가락질 해대기 시작했어.
태 풍 : ...
찬 주 : 우리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세상에 남긴 문주가 태어났는데두 사람들은 문주가 느이아버 지 딸이라구 소근댔어.
문 주 : ...
찬 주 : 결국 동네에서 도망을 쳤지. 그 뒤론 이도시 저도시로 우린 느이아버지 가는대루 아무 렇게나 옮겨다니며 살아야 했어. 그래 난 느이아버지보다두 우리엄마가 더 증오스러웠 어.
지 석 : ...
찬 주 : 두고두고 갚아줄거야, 병 들고 늙으면 아는 체두 안할거야, 철저하게 무시할거야, 스무 살만 되면 보란 듯이 엄말 버리고 이집을 나갈거야, 매일 다짐하구 또 다짐하구... 근 데.. 근데 엄마가 죽었어. 나한테 복수할 기회두 안주고, 내가 먼저 엄말 버릴려구 했는 데 내가 먼저 엄말 모른체 할려구 했는데... 엄말 우리아버지가 아니라 느이아버지 옆에 나란히 묻고 돌아오면서 죽을 때까지 엄말 용서않겠다고 마음 먹었어. 고스란히 내몫으 로 남겨진 늬들 자는 얼굴을 보면서 죽을 때까지 미워하구말겠다 맘 먹었어. 난 아직두 용서가 안돼. 난아직두 늬들이 안받아들여져. 나한테 늬들은 우리완 상관없는 엄마의 아들이구 딸일 뿐이야.
윤 주 : 그래서... 버린... 거야? 태풍오빠하구 나만 그 집에...
찬 주 : ...
지 석 : 버린 거... 아냐. 누나두 몰랐어. 할머니 따라 서울루 오구나서야 그때서야 알았어.
찬 주 : (O.L) 아냐! 버린거야! 맞아 내가 늬들 버렸어! 알구두 늬들 찾으러 난 안갔으니까! 우 리집안에 깡패놈 피는 절대루 안된다는 할머니 말씀, 맞다구 생각했어. 그게 엄마에 대 한 최소한의 복수고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예의라구 생각했어. 그 생각은 지금두 변함 없어. 난 늬들, 못받아드려.
문 주 : 근데 왜 왔어? 못받아들인다면서 오늘 여긴 왜 나온거야? 태풍오빠 잘못 아니잖아? 윤 주 잘못도 아니잖아? 난 아냐. 나한텐 안그래 언니. 나 넘어져 울면 달려와 눈물 닦아 주구, 심심하다 보채면 목마 태워 방안을 몇바퀴씩 돌아주구, 나 이쁘다구 업어주구 안 아주구, 언니 오빠한텐 새아버지고 의붓아버지였는지 몰라두 나한텐 그냥 그냥 아버지 였어. 좋은 아버지였어. 나한텐 그때가 가장 행복한 때였어. 그걸 어떻게 없었던 일루 해? 그걸 어떻게 잊구살라는 거야? (지석 향해) 오빠두 그래? 오빠한테두 태풍오빠나 윤주가 상관없는 사람이야? 정말 그래?
지 석 : ... 누나두 나두 어쩜 우리 모두, 상처가 너무 크다. 이제와서 뭘 어떻게 하자는 거야? 이게 어떻게 한다구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니? 그러기엔 입은 상처만큼이나 공백이 너무 커. 나두 누나랑 같은 생각이야. 겨우 아물어가구 있어. 겨우 없었던 일인 듯 살수 있게 됐어. 다시 반복하는 거 나두 싫어. 오늘 이 자리 서태풍 니 생각이야?
태 풍 : (무서운) 형이야! 형이라구 불러!
지 석 : (일어나며) 나한테 형은 없어! (찬주 향해) 그만 가 누나. (가는)
찬 주 : (가는데)
태 풍 : (폭발하는) 난 난, 내 인생은 어땠을 거 같애? 아버지 하나만 믿구 들어간 집이야. 사람 취급두 안해주는 누나하구 지석이 보면서 나는 어땠을 거 같애? 철썩같이 믿었던 아버지 어머니 그렇게 돌아가시고, 채 슬픔도 가시기 전에 누나한테 버려진 난 어땠을 거 같애? 아무리 기다려두 찾아오지 않는 누나랑 지석이 문주 기다리면서, 골골하는 어린 윤주 남 의 집으루 보낼 수 밖에 없었던 난 어땠을 거 같애? 왜 누나만 상철 받았다구 생각해? 왜 지석이 니인생만 희생 됐다구 생각해? 나두 힘들었어. 나두 누나만큼 지석이 너만큼 헤어져있던 시간만큼 힘들었어. 사는 것두 힘들구 기다리는 것두 힘들구 이러다 영영 못 만나는 건 아닌가, 것두 힘들구, 나두 정말 힘들었어. 근데 누나, 근데 지석아,... 나 지 금이 그때보다 지금이 더 힘들어. 백배 천배 만배 힘들어. 정말 힘들어. (운다) ... ...
우리윤주가 아파. 많이 아파.
찬 주 : (돌아보는, 태풍보고 윤주보고)
지 석 : (문주 향해) 무슨 얘기야?
태 풍 : (서럽게 울면서) 도와줘 누나. 우리윤주, 누나하구 지석이가 좀 도와줘. 한 번만 이번 한 번만 제발 도와줘 누나.
지 석 : 무슨 소리냐니까? 어디가 아파? 어디가 어떻게 아파?
문 주 : 만성 신부전증이야. 신장이식 수술을 받아야 돼.
지 석 : (놀라서 윤주 보는)
찬 주 : (멍한)
#4. 음식점 밖 (낮)
-찬주 멍해서 걸어나오면, 필두 아는체 인사하는데, 찬주 인사 받을 상황 아니다.
필 두 : (머쓱, 본능적으로 신엽 보면)
신 엽 : (그럼 그렇지!)
-윤주, 쫓아온다.
윤 주 : 잠깐만! 잠깐만 언니!
찬 주 : (멈춰선다, 천천히 돌아보는)
윤 주 : 나 오늘 여기 온거, 수술 때문에 온거 아냐. 언니하구 지석오빠 한 번 만나보구 싶어서 온거야. 그러니까 부담 안가졌으면 좋겠어. 이말 하려구 따라나온거야.
찬 주 : (가만히 바라보는데)
윤 주 : 난 태풍오빠나 문주언니하군 달라. 너무 어릴 때 헤어져서 그런지 언니나 지석오빠에 대한 느낌, 솔직히 별루 없어. 오늘 이 자리, 좀 쓸쓸하긴 한데 태풍오빠만큼 맘이 아프 거나 그렇진않아. 난 아닌데, 태풍오빠한텐 우리가 오빠의 전분가봐. 조금은 알아줬으면 하구.
찬 주 : ...
윤 주 : 만나서 반가웠어. (엷은 미소 보이고 안으로 향하는)
찬 주 : (망설이다가) 윤주...야?
윤 주 : (돌아보는)
찬 주 : 나... 원망...안하니?
윤 주 : (가로젓는) 누구 잘못두 아니잖아.
찬 주 : (시선 떨구는)
윤 주 : (주머니 또는 가방에서 뭔가 꺼내서 다가가는) 이거(5남매 사진이다!).
찬 주 : (본다)
윤 주 : 언니 오빠 잊지말라구 태풍오빠가 나한테 준거야. 양부모님들 따라서 이민 못떠난 거, 아마 이 사진 때문일거야. 기억나는 것두 별루 없구, 언니 오빠가 딱히 그리웠던 것두 아닌데, 막상 한국을 떠날려구 하니까, 참 못떠나겠더라. 오늘 언니랑 지석오빠 여기루 온 거, 어쩌면 그때 내맘이랑 같은 맘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 자. 이젠 나한텐 필요없을 거 같아. 언니가 가져. (쥐어주고는 안으로)
찬 주 : (물끄러미 사진 내려보는)
-5남매 사진이다!
#5. 음식점 룸 복도
-필두와 신엽, 룸으로 가는데
-룸에서 무거운 지석 나온다.
필 두 : (먼저 발견하고 옷 매무새 바로잡는) 어이 치타! 인사 잘 혀. 잘 혀야 써.
신 엽 : 누구? 거,검사?
필 두 : 그려. 거,검사 형님이여. 지은 죄두 없는데 괜히 기가 팍 죽어부는 게 아따 참말로 오금 이 다 저린다. 너는 워째 괜찮어?
신 엽 : 괘,괜찮지 뭐. 이것두 다 직업병이야 직업병!
-필두와 신엽, 지석 앞 막아서며 90도로 인사한다.
필 두 : 조서방 형님께 인사 올립니다!
신 엽 : 장래 차서방두 형님께 인사 올립니다!
지 석 : (?)
필 두 : 어이구 기억을 영 못하시는갑네, 문주 새신랑인디...
지 석 : (굳어진다)
필 두 : 저번 지들 결혼식엔 형님이 참석을 안하셔서-
지 석 : (O.L) 일단 사과 드리죠. 어차피 한 결혼인데 참석 못해서-
필 두 : (O.L) 어이구 저로선 백번 천번 형님한테 고맙고 또 고맙죠. 저희 결혼식에 불참해주셔 서 진심으루 고맙구먼요.
지 석 : (??)
필 두 : 아 형님이 오셨어봐요, 식장에 올놈 한 마리두 없어요. 저그들이 간이 배밖에 텨나왔간 디 거길 오게. 오믄 바루 수갑인디.
신 엽 : 무슨 말이냐면요 하객이 죄 죄 깡패들이었거든요. 어떻게 생겨먹은 결혼식이 깡패당 전 당대회두 아니고 아무튼 가관이 아녔어요 가관이. 그날 오셨으면 크게 한건 올리는 건 데!
지 석 : (굳어서) 지금 하는 일 말구 다른 일 찾아보세요! 도움이 필요하면 도울 용의도 있으니 까. 그럼! (가는데)
필 두 : (또 막아서며) 저에 대해 아직 형님이 모르는 게 많으신 것 같은데 전 말이여 (신엽 잡 아 내세우며) 이런 일반 잡놈의 깡패들하군 질적으루 다른 부류라니까요. 저그 뭐시냐 그려 평화, 평화주의자여요! 참말이요. 서로의 직업이 직업인만큼 나가 나에 대해 미리 형님한테 소상히 알려드리구잡은데 이참에 어디 가서-
지 석 : 이름 조필두! 나이 31세! 전남 장흥출신으로 최종학력은 무학! 열여섯에 상경, 중국집 배달원, 목욕탕 때밀이, 구두닦이, 웨이터 등 여러직업을 전전, 현재는 이태원 OO나이 트클럽의 영업이사!
신 엽 : 뭐 뭐 짱꿰? 때, 때밀이였어? 형님이?
지 석 : 전과 3범으로 절도1범에 사기가 2범! 그밖에 불안감조성죄, 노상방뇨죄, 인근소란죄 등 의 경범죄 기록도 있더군!
신 엽 : 어후 쪽팔려서. 형님 깡패 맞어? 무슨 깡패 죄목인 폭행죄 상해죄두 아니고 노상방뇨에 뭐 뭐 불안감조성죄? 아후 뻔해 뻔해. 아무데서나 또 윗통 벗고 독사 문신 내놓고 다녔 어 또.
필 두 : (얼어서 뻥한데)
지 석 : 충고하는데 나한테 절대 걸리지마! 그땐 죄두 물론 용서 못하겠지만 사람이 용서가 안 될거야! (홱 돌아나가며) 빠른 시일내루 다른 일 찾아봐!
필 두 : ...
#6. 조용한 음식점 룸안
-고개 푹 숙인 태풍과 착 가라앉은 문주.
-윤주, 그런 언니 오빠가 되려 안쓰럽다.
윤 주 : 그만 가.
태 풍 : (그 자세 그대로)
문 주 : 미안하다 윤주야.
윤 주 : 뭐가? 밖에서 형부 오래 기다렸어. 얼른 나가봐.
문 주 : 언니하구 지석오빠... 기다려 보자.
윤 주 : (끄덕) 나 태풍오빠하구 갈꺼니까 언닌 그만 가봐. 매일 매일 안와두 되는데. 그래두 이 말 했다구 낼 당장 안오면 나 삐질거야.
문 주 : 응. 낼두 모레두 너 지겹도록 갈거야. 낼 보자. 큰오빠 잘 부탁해.
윤 주 : 뭐야? 순전히 거꾸로다 이건. 오빠한테 나 좀 잘 부탁한다구 해줘. 그래야 오빠 일어날 거 같애 언니.
문 주 : (끄덕끄덕) 오빠, 우리윤주 잘 좀 부탁해. (안쓰러워서 잠시 보다가 간다)
-두남매 뿐이다.
윤 주 : 우리두 가자. 안가?
태 풍 : ...
윤 주 : 오빠 혹시 잊은 거 아니지? 오늘 저녁에 박하오빠랑 둘이서 나 위문공연 해준다구 그랬 잖아. 연습두 했다면서? 박하사탕 오빠가 그러던데?
태 풍 : 윤주야!
윤 주 : 응 오빠.
태 풍 : 그래두 우린 한형제야. 다른 건 몽땅 다 잊어버리구 이것만 기억해. 그럴 수 있지?
윤 주 : 응. 그것만 기억하께.
태 풍 : (일어나서 등 내밀며) 업혀. 힘들었을텐데 병실까지 업구가주께.
윤 주 : (그 마음 안다. 그 등 물끄러미 바라보는)
태 풍 : 뭐해 임마? 후딱 업혀.
윤 주 : (업힌다)
#7. 거리 (낮)
-사람들 속에, 윤주 업고 가는 태풍.
-그 뒤를 인상 확 쓴 신엽이 오토바이 끌면서 따라가고 있다.
#8. 커피전문점
-무겁게 가라앉은 찬주와 지석.
찬 주 : 용설 하든 못하든 이젠 나, 엄마가 쳐놓은 거미줄에서 벗어났다구 생각했는데, 그게 아 니야. 그렇게 발버둥을 쳤는데두 여태 난 한발짝두 못벗어난 거야. 여전히 엄마가 얽어 논 줄 위로만 그 줄 위에만 서 있어.
지 석 : 생각은 나중에 해. 지금은 윤주 수술이 급선무 같으니까. 검사부터 해보자.
찬 주 : 엄마하군 왜 늘 이런 식이야? 왜 늘 이런식이여야 돼? 사람 꼼짝달싹두 못하게 죄여놓 구, 엄마가 저질러 놓은 일 엄만 뒤루 빠지구 나한테 너한테 우리한테 다 다 떠넘기잖 아. 늘 그래. 항상 그랬어. 죽구난 지금까지도 그래.
지 석 : 누나 모른 체 할수 없잖아. 모른 체 할수 있는 일두 아니구. 어렵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윤주 생명이 달린 일이야.
찬 주 : (강하게 도리질) 난 안할거야. 난 못해. 줄에서 떨어지는 한이 있어두 더이상은 엄마가 짜논 각본대루 안할거야. 이번엔 내가, 내가 엄마한테 갚아줄거야. 보기좋게 복수해줄 거야.
지 석 : 누나 기분 모르는 건 아닌데 이번일 감정 내세워 처리할 문제 아니잖아. 냉정하게 생각 해.
찬 주 : 검사, 난 안받아. 지석이 넌 너 알아서 해!
지 석 : 누나?
찬 주 : 나 살아온 만큼 나 아팠던 것만큼, 엄마한테 돌려줄거야.
#9. 병원 전경 (밤)
#10. 입원실
-윤주, 환하게 웃으며 앉아있다.
-건너편 벽에 '서태풍-박하 축하공연'이란 타이틀 부착돼 있는...
-박하, 위문공연 중이다! (특정가수의 흉내! 엄정화 '몰라'나 핑클 등...)
윤 주 : (즐겁다)
태 풍 : (그런 윤주 아파서 보고 있다)
-박하 공연 성공적으로 끝난다!
박 하 : 태,태풍아 나,나 자,잘했지? 여,연습 보,보다 훠,훨씬 자,잘했지?
태 풍 : 어. 굿이다 굿! 난리굿이다 난리굿!
박 하 : 그,그거 자,잘했단 뜨,뜻이야?
윤 주 : 응. 오빠 너무 잘한다! 박하사탕 오빠! 나중에 우리 듀엣할래?
박 하 : 듀,듀엣?
윤 주 : 응.
박 하 : (너무 기쁜) 지,진짜루 나,나랑 듀,듀엣 하,할거야?
태 풍 : 듀엣은 무슨! 임마! 우리윤주 말아먹을 일 있냐? 그 실력갖구 듀엣은 무슨! 저리비켜 저리비켜! 거기 서서 나봐 어? 나 하는 거 잘 봐 임마!
-태풍, 적당한 의상연출 하고 기타 둘러매면서,
태 풍 : 내가 이건 태지 유치원가서 최초루 공개할려고 했는데 오늘 기분이다 기분! 임마 이건 우리윤주한테 직접 배운거야. 어? 듀엣을 해두 나랑 해 나랑. 자 그럼 시작한다!
-태풍, 기타 연주부터 멋있게. 소리 엉망인데 폼만!
-태풍, 노래 시작된다. 헤드뱅잉까지!
윤 주 : (미소로 보는)
박 하 : (멋있다! 진짜 잘한다!)
태 풍 : (노래하면서 윤주 쳐다보는)
-태풍, 가슴이 아프다. 눈물 그렁해지고, 그럴수록 머리 더 힘차게 흔든다.
-태풍의 그 모습들 위로, 5남매의 현재 모습들 흐른다. 상처주고 상처받는 모습들....
태 풍 : (울고 있다)
-어느 순간 열정적으로(?) 노래부르던 태풍, 주저앉아 운다.
박 하 : 태,태풍아?
윤 주 : (오빠...?)
-태풍, 오래오래 서럽게 운다. (F.O)
#11. 병원검사실
-의사 지시 받으며 지석, 검사 시작한다.
의 사 : 이번엔 조직형검사하고 항체반응 검사예요.
지 석 : 수술만 하면 완치는 되는 겁니까?
의 사 : 대부분 그렇죠. 이식수술만 성공적으루 끝나면 거부반응이 없는 경우엔 거의 완치가 됩 니다. 수술 성공률도 최고 80%까지 봅니다.
지 석 : 제 신장이 안맞을 확률은...?
의 사 : 75%! 나머지 25%에 기댈 해봅시다!
지 석 : (초조하다)
#12. 엄지만화방 안
-소파에 무릎 세우고 앉은 찬주, 골똘하다. 불편하고 갈등이 인다.
-찬주, 얼굴 가까이로 예쁘게 포장된 장미꽃 한송이 달랑거린다!
찬 주 : (? 보면)
-태지다!
태 지 : 너무 예뻐서 고모 줄려구 샀어요. 돈이 없어서 한송이밖에 못샀는데요, 이 다음에 돈 많이 벌면 열송이 아니아니 100송이 사줄게요.
찬 주 : (태지 깊게 본다)
태 지 : 자요. 고모 꽃 좋아하잖아요.
찬 주 : (그 꽃 받고 태지 가만히 바라본다) 고마워.
태 지 : (환하게 미소)
-그때 문 열리고 태풍 들어온다.
태 지 : 아저씨?
찬 주 : (?)
태 풍 : 태지 데리러 왔어.
찬 주 : (움찔, 놀라는)
태 풍 : 태지 들어가서 짐 챙겨서 나와. 빠뜨리지말구 잘 챙겨.
태 지 : (?? 말뚱말뚱)
태 풍 : 뭐해? 빨리 챙겨나와. 아빠 야구장 가야돼.
태 지 : 나 이제 고모집에서 안살아요? 아저씨랑 살아요?
태 풍 : 응. 아빠랑 살거야.
태 지 : (섭섭한 눈길로 고모 쳐다보고 안으로)
찬 주 : ...
태 풍 : 태지...고마웠어.
찬 주 : ...
태 풍 : ...
-가방 맨 태지 나온다. 멀뚱멀뚱..
태 풍 : 임마 고모한테 인사해야지.
태 지 : (꾸벅) 안녕히 계세요 고모.
태 풍 : 그것뿐이야.
태 지 : (또 꾸벅)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고모.
태 풍 : 잘 있어 누나. 가자 임마. (태지 손 잡고 나간다)
찬 주 : (이 상황, 묘한 기분 당황스럽다)
태 지 : (나가려다 아쉬워서 돌아보는)
찬 주 : (태지 쳐다본다, 그 눈이 먼저 흔들리는데)
태 지 : (달려와서 찬주 목을 껴안는다)
찬 주 : (안아주고 싶은데 머뭇대는 두손, 끝내 안지못한다) (*눈물 보이지 말고 그냥 멍하게)
태 풍 : (태지 반응 뜻밖이다! 쳐다보고만)
#13. 입원실 밖
-지석, 멈춰서고 노크하려다 만다.
-지석, '서윤주' 환자명 좀 오래 보고 섰다가 걸어나간다.
#14. 엄지만화방 안
-찬주, 혼자다. 태지 주고간 장미꽃 물끄러미 보고 있다.
찬 주 : (빙 둘러보는데, 휑하다)
-찬주, 지석방쪽으로 시선, 일어나 그쪽으로 간다.
#15. 지석방
-찬주, 들어온다. 태지 있던 방이다!
-지석방에 있던(책 보던, 잠을 자던..) 태지 모습 떠오른다!
찬 주 : (문득 뭔가 눈에 들어온다)
-방바닥에 태지 흘리고 간 어린이용 칫솔이다!
찬 주 : (주워들고 본다, 휑하다, 눈물 흐르는)
-고모, 요란하게 들어온다.
고 모 : 아니 얘 찬주야 그놈 그거 진짜루 지아들놈 완전히 데리구 간 거냐 어? 아 오다가 만났 는데 지입으루 그러더라. 그동안 고마웠다고. 간거 맞지?
찬 주 : ...
고 모 : 확실하게 약속을 받아내고 보내지 그랬냐? 다씬 재수없는 그놈들 우리집엔 얼씬두 못하 게 말이다. 약속 받았어? 아니 세상에, 그 질긴 것들을 어떻게 쫓아냈냐 그래? 잘했다 잘했어. 내속이 아주 시원하다.
찬 주 : ...
#16. 잠실야구장 (밤)
#17. 야구장내 실내연습장
-태풍, 야구장비 정리하고 흩어진 볼 주워담는다.
태 풍 : (묵묵히 일만, 표정 굳어있다)
-흩어진 야구배트 주워들던 태풍의 손이 멈춘다. 야구배트 들고 물끄러미 내려본다. 만져본다.
태 풍 : (힘든 시절, 분풀이용이자 위안이었고, 희망이자 절망이기도 했던 야구배트다!)
-태풍, 천천히 실내를 빙 둘러본다. 연습을 위한 기구들, 장비들, 글러브며 공, 포수 마스크...!
태 풍 : (그립다!) ... (야구배트 잡아본다. 한번 두번 휘두른다!) ...(이번엔 제대로 타격자세 취 하고 공을 기다렸다가 방망이 휘두른다)
-아무도 없는 적요한 한밤중의 연습장...
-태풍, 계속해서 방망이 휘두른다. 얼굴과 몸, 점점 땀범벅 돼도 지치지 않고 휘두르고 또 휘두 른다.
#18. 병원전경 (낮)
#19. 신장내과 담당 의사실
-지석, 긴장해서 앉아있다.
-의사, 검사자료 들고 들어온다.
지 석 : (일어나는) 검사결과 나왔습니까?
의 사 : (어두워서 끄덕끄덕)
지 석 : (기척 살피는) 선생님?
의 사 : (가로젓는)
지 석 : (기운 빠지는, 암담하다)
#20. 입원실
-윤주와 태지, 좀 한심해서 건너편 침대(또는 간이침대) 쳐다보고 있다.
-박하, 가슴에 과일통조림과 과일 확보한 채 코 드르렁 골며 세상 모르고 자고 있다.
-윤주와 태지, 마주보고 고개 절레절레 하고는 웃는다.
윤 주 : 태지 방학이라며? 하루종일 심심해서 어떻게?
태 지 : 고모 퇴원하면 하루종일 고모 옆에서 고모 심부름 해줄건데요? 심심할 틈 없어요 나.
윤 주 : 아빠가 시켜? 그렇게 하라구?
태 지 : (끄덕끄덕)
윤 주 : ...
#21. 병원복도
-태풍과 문주, 걸어나간다.
문 주 : 낼쯤 퇴원해두 된대.
태 풍 : 이참에 좀더 쉬게 놔두자.
문 주 : 그렇긴 한데 입원비두 만만찮구 계속 치료두 받아야 되니까...
태 풍 : (할말 없다) ... 참 장기기증 협회에다간 알아봐뒀어?
문 주 : 응. 신청했어. 오빠하구 내 신장 기증해 놓으면 윤주 신장부터 알아봐준대.
태 풍 : 같은 형제두 어려운데 맞는 게 있을까?
문 주 : 협회 통해 수술하는 환잔 그럼 뭐야? 가능하니까 그런 협회두 있는 거구 왜 의사선생님 이 그랬잖아. 유전자 검사해서 50%이상만 맞으면 일단 수술은 가능하다구. 있을거야!
태 풍 : (끄덕, 한없이 무거운)
문 주 : 근데 오빠! 당장 맞는 신장이 나타나두 문제야. 수술비랑 회복기간 동안 드는 약값이랑 다해서 1000만원쯤 된대. 큰일이야.
태 풍 : ...
문 주 : 오빠?
태 풍 : 윤주한테 가봐. 나 가께. (성큼성큼 걸어나간다)
문 주 : (무겁게 바라보고 있는)
#22. 엘리베이터 앞 - 안
-암담한 태풍, 걸어와 멈춰서고 기다린다.
-엘리베이터 문 열리는데, 안에 축처진 지석 타고 있다. 지석도 암담하다.
지 석 : (무심코 보는데 태풍이다!)
태 풍 : (고개 푹 떨구고 생각중인)
지 석 : (어떤 마음인지 짐작된다)... (머뭇머뭇) ... 안..탈..거야?
태 풍 : (? 쳐다본다)
지 석 : 닫어 말어?
태 풍 : (탄다)
-엘리베이터 안에 나란히 정면 향해 선 지석과 태풍.
지 석 : ...
태 풍 : ...
지 석 : 검사 받았어.
태 풍 : (놀라서 쳐다보는, 기대감)
지 석 : 안된대 나두.
태 풍 : (그저 고개 원위치로 돌린다)
지 석 : ...
태 풍 : ...
-멈춰서고 문 열린다.
태 풍 : 아무튼 고맙다.
지 석 : 니가 고마울 일은 아니잖아. 윤준 피 한방울 안섞인 너하구는 달라. 싫어두 어쨌든 어 머닌 같으니까. (내리고 걸어나간다)
태 풍 : ...
#23. 서울역(또는 영등포역) 전경 (낮)
#24. 서울역 화장실
-급하게 들어온 여행차림의 남자, 화장실 문을 노크하려는데, 화장실 안으로부터,
신 엽 : (E) 으이 진짜 그거 하나 똑바루 못불러요?
-그 화장실 안, 필두와 신엽 쭈그리고 앉아 각종 스터커 속에서 '장기밀매 전화번호' 받아쓰고 있는 중이다! 냄새 나는지 코 틀어막고서...
신 엽 : (스티커들 짚으며) 봐 봐. 이건 조루증이야 조루증! 여기 요건 꽃마차 종업원급구! 어? 으이 한글 몰라 한글? 숫자 부르기 전에 글자부터 보구 좀 불러! 보구!
필 두 : 아이 이자석이. 그라믄 니가 불러. 나가 쓸테니께. 볼펜 이리줘 자석아!
신 엽 : (스티커들 더듬다가) 어! 있어 있어! 여기여기 신장 사실 분! 맞지 이거 어?
필 두 : 그런거 같은디. 어여 남바 불러봐.
신 엽 : 전화번호가 OOO-OOOO! 적었어? 어디 봐. 분명히 또 틀리게 적었을거야.
필 두 : 보자보자 쓰니까 이자석이! 야 임마, 나가 한글은 쪼까 처지는 구석이 있어도 요 숫자 계통으루다간 꽉 잡고 있어야. 자 봐! OOO-OOOO! 어뗘? 틀려?
신 엽 : 어. 맞네 뭐. (일어나며) 여기 다 살펴본 거 같으니까 다음 칸으로 가. 후딱 해 후딱! 냄새나 죽겠어! (나간다)
-필두와 신엽, 나오고 다음칸 문 여는데 잠겨있다!
신 엽 : (사납게 두드리며) 아 좀 나와! 야! 야! 빨리 정리해 정리! (발로 차는) 하 이새끼 너 변비야?
필 두 : (쭈그리고 앉아 화장실 문 밑으로) 끊어! 고자세 해갖고 데지기 싫음 얼른 끊어!
-문 열리고 여행차림의 남자, 나온다. 황당한데,
신 엽 : 콱! 너 이새꺄! 얼른 나오란 소리 못들었어? 못들었어 이 새꺄! 어후 이걸 그냥! (밀치 고 안으로) 어후 이게 무슨 냄새야! 아우 저 자식 저거 잡아! 오늘 내손에 너 반 죽었 어!
#25. 역전 휴게실
-기차 기다리는 사람들 TV 보고 있다.
-신엽과 필두, 와 앉는다.
신 엽 : (전화번호들 보면서) 근데 얘들 진짜 믿을만한 애들인가?
필 두 : 고것이사 만나보면 알겄지. 그런 아들 한두번 상대하냐? 척 보면 알어. 고건 걱정말어.
신 엽 : 도둑놈이나 강도 어 뭐 그런 나쁜놈의 새끼 신장이면 어떡하지? 아무리 급하지만 그런 걸 어떻게 우리윤주한테 달아? 이거 아무래도 찝찝하다 어?
필 두 : 그럼 어쪄? 업소 애들 다 혀보고 가족들 다 혀봐도 맞는 심장이 없다는디.
신 엽 : 신장. 심장아니고 신장.
필 두 : 아 그냥 넘어가 좀. 이 새낀 암튼 사사건건이여.
신 엽 : 생각 좀 해보구 낼 전화하자. 낼.
필 두 : 그려 그러믄. 근데 병원비가 수월찮을텐디. 문주 야 또 한걱정 하게 생겼다. 안그려두 잠 한숨 못자샀던디. 큰수술인디 수술비두 솔찮을것이여 잉?
신 엽 : (걱정이다, 곰곰히 생각하다가, 빤히 보는)
필 두 : 왜?
신 엽 : (빤히 보고만)
필 두 : 왜 이려? 아 왜 이려? 왜 그런 눈으루 날 보는 거여 시방?
신 엽 : 하나만 깨! 어? 적금?
필 두 : 뭐,뭐여? 시방 너 뭐라 그랬냐? 뭘 깨?
신 엽 : 황금알을 깨든지 꿀벌을 깨든지 어 그래 내집마련 그거 깨면 되겠다 어? 내집마련 그거 깨자?
필 두 : 이 싸가지 없는 새낄 봐야. 고게 으떻게 일군 돈인디 깨라마라여 니가. 뭘 깨 이 새꺄? 장독이여? 항아리여 깨게? 하이 이새끼 너 고거 해약해부리믄 위약금허고 세금이 얼마 나 뜯기는 줄 알고나 허는 소리여? 확 대그빡을 깨버릴라만!
#26. 엄지만화방 안
-찬주, TV 채널 이리 돌렸다 저리 돌렸다...마음이 안정되지 않는다.
찬 주 : (결국 꺼버린다. 언뜻)
찬 주 : (E) 나.. 원망.. 안하니?
윤 주 : (E) 누구 잘못두 아니잖아.
찬 주 : (혼란스럽다)
-찬주, 카운터로 올라가 엎드린다.
찬 주 : 그럼 내 인생은 뭐야? 나는 뭐야?
-전화벨 울린다!
찬 주 : (받는)
지 석 : (F) 나야 누나.
찬 주 : 그래.
지 석 : (F) 검사결과 나왔어.
찬 주 : (움찔, 어쩔수 없는 기대감) 어.
지 석 : (F) 수술이 불가능하대.
찬 주 : (내려앉는)
지 석 : (F) 누나만 남았어. 검사 한 번 받아봐.
찬 주 : ...
지 석 : (F) 평생 남의 피 얻어서 인공소변줄에 의지해 사는 윤주, 누나 지켜볼 자신 있어? 후 회할 일 만들지마 누나. (한숨) 끊자.
-수화기 내려놓는 찬주, 멍한데, 문득 5남매 사진 눈에 들어온다!
-찬주, 들고 오래 본다. 5남매 사진 위로,
윤 주 : (E) 누구 잘못두 아니잖아. (에코) 누구 잘못두 아니잖아.
#27. 인공신장실이 있는 병원복도
-문주, 저쪽에서부터 걸어오다가 어?해서 멈춰선다.
-찬주, 인공신장실 안 혈액투석중인 윤주 들여다보고 있다.
-문주, 가까이 온다.
문 주 : 언니?
찬 주 : (한번 봤다가 윤주 보면서) 저거 매일 해야 되는 거니?
문 주 : 일주일에 서너번. 한 번 할 때마다 4시간 반씩 누워있어야 돼. 벌써 윤주 팔이 퉁퉁 붓 구 시퍼래.
찬 주 : 나두 안된다 그럼 그땐 어떡하니?
문 주 : (놀라서) 언니? 언니 그럼...?
찬 주 : 낼 오후에 검사결과 나온대더라. 니가 알려줘. (간다)
문 주 : 언니!
찬 주 : (안돌아보고 간다)
문 주 : (바라보며 기쁜)
#28. 병원 전경 (다음날, 낮)
#29. 신장내과 담당의사실
-태풍과 문주, 윤주(퇴원 차림), 긴장해서 앉아있다!
태 풍 : (긴장되는)
문 주 : (초조하고 불안하고)
윤 주 : (떨린다)
문 주 : 왜 이렇게 안오시지? 오빠가 연락 받았어?
윤 주 : 내가 받았어. 찬주언니 검사결과 나왔다구 일루 와 있으래던데.
태 풍 : 오겠지. (윤주 향해) 퇴원준빈 다했어?
윤 주 : 응. 근데 입원빈...?
태 풍 : 어? 냈어. 다 냈으니까 넌 걱정 안해두 돼.
윤 주 : 오빠가 어떻게..?
태 풍 : 글세 다 해결됐어. 임마 진짜야. 가불 조금 하고 박하가 좀 도와주구. 걱정하지마.
윤 주 : 미안해.
태 풍 : 에잇! 자식이 오빠 쪽 팔리게. 박하사탕이 거의 다 낸거야. 오빤 조금밖에 안돼.
윤 주 : ...
-의사 들어온다.
태 풍 : (벌떡 일어난다)
의 사 : (앉으며) 앉으세요.
태 풍 : 아뇨. 서서 서서 들을께요. 어떻게 됐습니까?
문 주 : (조마조마)
윤 주 : (조마조마)
의 사 : (차례로 보고, 윤주 차림 보고) 퇴원 준비 다 했어요?
윤 주 : 네.
의 사 : 그럼 다시 입원준비 하세요!
윤 주 : (? 태풍 보는)
태 풍 : 예? 그게 그게 지금 무슨 말입니까? 왜요? 우리윤주 뭐가 잘못 됐어요? 더 나빠졌어 요? 예?
의 사 : 아뇨. 수술을 받으려면 입원부터 해야할 거 아닙니까. 수술, 모레 오전에 할겁니다! 서 찬주씨한테두 연락 하세요!
태 풍 : (믿기지 않는다) 예? 예? 우리윤주 그럼 수술, 수술 받을 수 있는 거예요? 그런 거예 요?
문 주 : 윤주야! 됐어 윤주야! 됐어! 이제 다 됐어!
윤 주 : (가만히 눈물 흘리기만)
#30. 입원실 (수술 당일)
-찬주, 환자복 입고 있다. 다 입었다!
-환자복 입은 윤주, 바라보고 있다.
윤 주 : (가까이로)
찬 주 : (천천히 돌아본다)
윤 주 : 고마워 언니.
찬 주 : (끄덕이기만)
윤 주 : 있잖아 언니..?
찬 주 : (? 쳐다보는)
윤 주 : 나 수술은 첨이라 좀 무섭거든, 괜찮으면 언니가 내 손 한번만 잡아줄래?
찬 주 : (좀 깊게 보며) 안괜찮아. 나두 첨이거든. 니가 잡아줘 내손.
윤 주 : (끄덕) ... (가만히 찬주 손 잡는다)
찬 주 : (그 손 내려본다) 무섬증이 좀 가시는 거 같네. 넌 어때?
윤 주 : 나두 안무서울 거 같애. 오히려 기다려 지는데? 언니 신장이 내몸 속으루 들어가는 거 잖아.
찬 주 : (끄덕, 오래 바라본다)
#31. 수술실 앞 복도
-태풍과 문주, 지석, 좀 긴장해서 서 있다.
-저쪽에서 윤주와 찬주의 침대 나란히 오고, 3남매 지나쳐 수술실 안으로 들어간다.
윤 주 : (찬주 향해 엷게 미소)
찬 주 : (윤주 향해 엷게 미소)
-수술실 안으로 들어가고 닫기는 문.
-나머지 3남매 좀 초조하다.
#32. 수술실
-신장이식 수술장면 보여진다. 찬주 신장, 윤주에게로 전해지는....
-마취상태인 윤주와 찬주의 편안한 얼굴, 위로...
찬 주 : (E) 니가 잡아줘 내손. ...무섬증이 좀 가시는 거 같네. 넌 어때?
윤 주 : (E) 나두 안무서울 거 같애. 오히려 기다려 지는데? 언니 신장이 내몸 속으루 들어가는 거잖아. (F.O)
#33. 싱그러운 여름 자연
#34. 수하집 앞 (아침)
-수하, 자전거 끌고 나오는데, 필중 걱정스런 얼굴로 따라나온다.
필 중 : (자전거 대신 끌어내려주며) 어젯까지 골골하던 얘가 갑자기 무슨 아침운동을 한다구 그래. 몸 다 다으면 그때 해. 애비랑 같이 하자.
수 하 : 누워만 있으면 멀쩡한 몸두 병 생긴다면서요? 아빠가 그러셨잖아요. 저 다시 씩씩해질 려구요. 아침운동, 아빠 특명이셨잖아요.
필 중 : 그거야-
수 하 : (O.L) 멀리 안가구 공원만 한 바퀴 돌구 올게요. 들어가세요. 엄마 상 차려놓구 기다리 세요.
필 중 : 수하야!
수 하 : 네 아빠.
필 중 : 그러지말구 어디 한며칠 그래라 저기 외가에 다녀와라. 방학두 했겠다 그동안 애들이랑 씨름한다구 고생했는데 공기 좋은데 가서 좀 쉬구 와라. 너 혼자 심심하다 싶으면 늬엄 마두 붙여주마.
수 하 : (가로젓는) 어디든 마찬가질 거예요. 아빠맘 알아요. 근데 전 여기서 견뎌 볼래요. 늘 다니던 길 다니면서 아침마다 자전거로 공원두 한바퀴 돌면서 그렇게 견뎌볼래요. 그래 야 될거 같아요. 다른데루 도망 안갈래요.
필 중 : (할말 없다)
수 하 : (짐짓 미소로) 다녀 올게요 아빠. (자전거 몰고 간다)
필 중 : ...
-착 가라앉은 수하, 자전거에 올라타고 달려나간다.
#35. 찬주동네 - 지석차 안
-수하 자전거 달려오는데, 다른 방향에서 오던 자가용과 부딪칠뻔 한다.
-자전거와 자가용 둘다 급정거 한다.
수 하 : (깜짝 놀라서 쳐다보는데)
-지석이다!
지 석 : (수하다! 놀라서 바라보고만)
수 하 : (눈에 익은 자가용과 낯선 지석이다! 믿기지 않아 멍해서 보고만)
지 석 : (당황스럽다)
수 하 : (그 시선 고요하게 걷고 자전거 출발시킨다)
-수하, 자전거 천천히 몰고 걸어나간다!
지 석 : (힘들다) ... (차 출발 시킨다)
-지석 자가용, 수하와 반대방향으로 달려나간다.
-수하, 멈춰서고 고개 돌려 멀리 사라지는 자가용 멍해서 보고 있다.
#36. 도로, 달리는 지석차 안
-지석, 조금 전 상황 떨쳐지지 않는다.
-핸드폰 울린다.
지 석 : (받고) 서지석입니다.
채 림 : (F) 어디쯤이야? 혹시 너 버스 타구 오는 건 아니지?
지 석 : (낮게 착 가라앉아서) 왜 시키지두 않은 일을 해?
채 림 : (F) 뭐? 차 얘기야? 집앞에다 갖다놓으면 타겠지 싶어서. 왜 그것때문에 화난 거야?
지 석 : 됐어.
채 림 : (F) 내가 실수한 거니? 니 차잖어. 계속 안탈 생각이었어?
지 석 : 아냐. (결심하며) 잘 했어. 갖다줘서 고마워. 이 차 앞으룬 탈거야. 내일부터 아니 오늘 부터 탈거야. 오늘 퇴근두 이차루 할거야.
채 림 : (F) 암튼. 난 또 괜히 긴장했잖아. 아! 왜 전화했냐면 우리할아버지가 너 면접 보시겠 대! 제주도에서 삼사일쯤 후에 오시겠다는데 괜찮지?
지 석 : 응. 괜찮아.
채 림 : (F) 그럼 그냥 약속 잡는다?
지 석 : 그래 잡아.
채 림 : (F) 어째 대답이 너무 쉬운 게 너 좀 수상하다? 확실히 예스 한거야 너?
지 석 : 응. 들어가서 얘기해. 끊어. (끊고, 문득 들어오는)
-지석, 핸들에 얹혀진 손에 시선 간다. 반지 없다!
-지석, 떨치고 굳은 표정으로 달려나간다.
#37. 수하집 거실
-필중, 좀 뜻밖이라는 얼굴로 서 있다.
-수하, 여행차림으로 계단 내려온다.
필 중 : 왜 반나절새 생각이 바꼈냐? 아침운동이 영 시원찮았던 모양이야.
수 하 : 네. 운동하구 나면 상쾌해질줄 알았는데 괜히 기운만 빼구 왔어요. 저 여행가요 아빠.
필 중 : 그러게.
수 하 : 아빠 걱정 안끼치게 그냥 외가에 다녀올 거예요.
필 중 : (끄덕끄덕)
수 하 : 엄마한텐 아빠가 잘 좀 말씀해 주세요. 오래 걸릴지도 몰라요.
필 중 : 터미널까지 바래다 주랴?
수 하 : 혼자 가고 싶어요. 저 핸드폰 안갖구 가요 아빠.
필 중 : 알았다.
수 하 : 다녀 올게요. (간다)
필 중 : (걱정스레 보고있는)
#38. 수하집 앞 (낮)
-수하, 여행차림으로 나온다.
-수하, 지석집쪽 잠시 향하고 섰다가 걸어나간다.
#39. 검찰청 복도
-채림, 핸드폰 통화하면서 걸어온다.
채 림 : 알았어요 아빠. 지금 서검사랑 같이 가서 보구 오께요. 그게 뭐 급하다고 그러세요? ... 알았어요. 오늘 보구 온다구요. ...네...네. ...들어가세요. (끊고, 어떤 생각으로 살풋 미 소 이는)
-채림, 시계 보면 12시 5분 정도! 경쾌하게 걸어나간다.
#40. 지석 사무실 있는 검찰청 복도
-지석과 황계장 방에서 나온다. 걸어나가며,
지 석 : (혼자 정리하는) 태국산 야바, 태국산 카트... 황계장님! 프로폭시펜이란 마약은 어디 겁니까?
황계장 : 중국산이예요. 그것도 환각성이 강한 신종 마약입니다.
지 석 : 예에. 참! 나이트클럽과 단란주점 일대의 마약거래 현황파악 어떻게 다 돼 갑니까?
황계장 : 워낙 거래 수법들이 교묘해서요.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지 석 : (끄덕이는) 어렵더래두 빠른 시일 내에 철저하게 조사 좀 해주세요!
황계장 : 네. 알겠습니다. 오늘은 점심을 또 뭘루 때우나? 뭐 드실겁니까 검사님?
지 석 : 그러게요. (고개 트는데 어?)
-채림, 손인사 하며 걸어오고 있다.
황계장 : (두사람 눈치 살피면서) 저는 식당서 혼자 먹어야겠는데요. (가준다)
지 석 : (채림 쳐다보는)
채 림 : 갈 데가 있어. 우리아빠 명령이셔. 점심시간 맞춰 다녀올려면 시간 없으니까 얼른 나가 자.
지 석 : (?)
#41. 고급 아파트 또는 빌라의 모델 하우스 (낮)
-채림, 영문 모르는 지석을 끌고 들어간다.
#42. 모델 하우스 안
지 석 : 뭐야?
채 림 : 구석구석 잘 봐. 지금 너하구 나 살 집 보는 거야.
지 석 : 뭐?
채 림 : 아빠 친구분이 하시는 건데 놓치기 아깝다구 우리아빨 꼬드기셨나봐. 맘에 들면 미리 사두재. 요즘 이런 거 경쟁이 치열하잖아.
지 석 : (어두워지는)
채 림 : 표정이 왜 그래? 왜 당장 결혼하자구 할까봐? 야 임마 표정 풀어. 그건 나두 싫어. 우 리 아빠 워낙에 신나하시니까 거기다 어떻게 찬물을 끼얹어? 그냥 보구가서 맘에 안든 다 그러는 게 낫지. 그리구 괜찮으면 미리 사두는 것두 나쁘지 않을 거 같구.
지 석 : ...
채 림 : 일단 왔으니까 보기나 보자. 얼마나 괜찮길래 모두들 난린지.
-채림, 이쪽저쪽을 구경하는데, 지석은 그 자리에 정물처럼 서 있다.
지 석 : (힘들다)
채 림 : 야 일루 와봐 일루. 이거 괜찮다 어? (쳐다보는데)
지 석 : (동상처럼 그 자리에)
채 림 : (짐작하고, 가까이로) ...(짐짓) 그래! 어디 가서 맛있는 점심이나 먹구 들어가자. 이런 거 나두 취미 없어! (하는데)
지 석 : 우리 결혼, 서두르자.
채 림 : (놀라서 보는)
지 석 : 아버님 말씀대루 바루 하자. 내달 초 어떠니? 휴가 내! 다음달 초루!
#43. 고속버스 터미널 안 - 공중전화 부스
-수하, 매표소 바라보며 맥없이 앉아있다.
-여름 휴가 떠나는 들떠있는 사람들 눈에 들어온다.
-수하, 이곳저곳으로 시선 옮긴다.
-수하, 공중전화 부스 눈에 띈다. 그쪽으로 간다.
-수하, 수화기 들고 동전 넣는데, 막상 전화 할 때가 없다.
수 하 : 어디다 걸어보지...? (한참을 수화기 들고 그렇게)
#44. 잠실 야구장 운동장 (낮)
-태풍, 경기전 운동장 청소중이다!
-태풍, 베이스 밟아보고, 베이스 간 힘껏 뛰어보고...주저앉는데,
-그때, 삐삐 요란하게 울린다!
태 풍 : (삐삐 꺼내 보는데, 갸웃, 일어나 안으로)
#45. 잠실 야구장 내 공중전화 부스
-태풍, 삐삐 메시지 확인하다.
수 하 : (F) 수하예요 태풍씨!
태 풍 : (어? 놀라고 자세히 듣는)
수 하 : (F) 여행을 가볼까 하구요. 여기 터미널인데 나말구두 여행가는 사람이 참 많아요 태풍 씨.
#46. 고속터미널 내
-수하, 휴게실 TV에 시선 주고 있다. 그 모습 위로,
수 하 : (F) 나만 떠나는 게 아니네요. ... 배낭을 맨 사람들의 표정이 너무 신나 보여서 그냥 집으루 돌아갈까 망설이는 중인데, 문득 태풍씨 생각이 났어요. 표를 끊어야될지 말아야 될지 모르겠어서... (한숨 푹)
-어느 순간 수하, 매표소 향해 걸어간다.
#47. 잠실야구장 밖 (낮)
-태풍, 달려나온다. 택시, 급하게 잡는...
#48. 고속버스 터미널 안
-태풍, 여기저기 수하 찾아다닌다.
-수하 전화 걸었던 공중전화 부스, 수하 있던 휴게실, 매표소... 태풍, 승차장으로 나간다.
#49. 승차장
-땀범벅인 태풍, 뛰쳐나와 주위 둘러보는데, 저쪽 의자에 수하 고개 떨구고 앉아있다.
수 하 : (표 만지작 만지작)
태 풍 : 끊었네요 표.
수 하 : (올려다본다) 태풍씨?
태 풍 : 난 끊지말라는 말 하러 왔는데... 벌써.. 끊었네요.
수 하 : ...
태 풍 : (나란히 앉는다) 궁금해요. 근데 못물어보겠어요. 수하씨한테 무슨일이 있는지.
수 하 : ... 헤어졌어요 지석오빠랑.
태 풍 : (안믿겨서) 예? 예?
수 하 : 그게 다예요. 우리... 헤어졌어요 태풍씨.
태 풍 : (치밀어오른다)
수 하 : 버스 왔어요. 기왕 끊은 표니까 떠나야겠죠? (일어난다)
태 풍 : (일어난다)
-수하 앞서고 태풍 뒤따라서 버스로.
수 하 : 배웅해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이렇게 용기 나는 일인지 몰랐어요. 늘 난 태풍씨한테 미 안하다 고맙다, 그런 말밖에는 못하나봐요. 미안해요 태풍씨.
태 풍 : ... 여행 잘 갔다 와요. 그리구 수하씰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두 잊지말아요.
수 하 : (끄덕이고, 오르다가 뒤돌아보며) 더 많이 힘들어지면 태풍씨한테 오늘처럼 삐삐 칠지두 몰라요. 친구해 줄거죠?
태 풍 : (아파서 끄덕끄덕) 언제든지 언제든지요.
수 하 : (오른다)
-수하 태운 버스 출발한다. 승차장을 빠져나가고,
태 풍 : (아프게 바라보고 있다) ... (치밀어 오른다)
#50. 서울지검 앞 - 지석차 안 (퇴근무렵 - 밤)
-태풍, 굳은 얼굴로 지석 기다리고 섰다.
-시간경과 되고, 밤이다.
-태풍, 안쪽 살피며 기다리고 섰는데 지석차 나오다가 태풍 알아보고 멈춰선다.
태 풍 : (?해서 보면 지석이다! 자가용으로 시선, 용서 안된다!)
지 석 : ...
태 풍 : (조수석에 탄다)
지 석 : 뭐야?
태 풍 : (정면 향하고 낮으나 매섭게) 차 몰아! 어서!
지 석 : (쏘아본다)
#51. 수영장 면한 한강 고수부지 (밤)
-태풍과 지석, 마주보고 서 있다.
지 석 : 뭐하는 짓이야? (하는데)
태 풍 : (지석 향해 사정없이 주먹을 날린다)
-말 한마디 없는 태풍의 주먹질 계속된다.
-지석, 반격한다.
-고꾸라지고 밀쳐지고, 두형제 주고받는 주먹질 계속된다.
-밀리고 밀려서 수영장 풀까지로! (*가능하다면!)
-수영장 풀 가장자리에서 아슬아슬하게 주먹질하던 태풍과 지석, 어느 순간 함께 풀 속으로 빠 진다.
-허우적대나 그러면서 또 달겨들어 서로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태풍과 지석, 두사람 모두 악착같 고 고집스럽다!
-제 14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