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복구 헌금(모금)을 하며
지난 3월 4일,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삼척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피해를 입혔습니다.
삶의 연륜이 더해갈수록 체감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사람을 살리고 유익하게
하는 일을 위해서는 여러 사람이 장시간에 걸쳐 부단한 수고를 해도 될까 말까 합니다.
반면에 공든 탑을 무너뜨리고 파손하는 일은 한 두 사람이 순식간에 가능한 일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주지하듯이 울창한 산림을 조성하고 가꾸는 일에는 기나긴 세월과 무수한 인적,
물적 자원이 투입되지만 한 두 사람의 부주의로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모했습니다.
화재 발생 후 일주일 동안 진화를 위해 투입된 소방 관계자 분들과 군 장병들, 무엇보다 헬기로 진화하는 조종사 분들은 식사까지 거르며 물을 나르는 고된 일을 반복하는 모습과 버스 안에서 도시락으로 식사하시는 모습을 화면으로 보며 먹먹해 졌습니다.
장기간의 가뭄에 시냇가에 물이 말라 담수가 여의치 않다는 보도를 듣고
레미콘 기사 분들이 물을 싣고 달려오는 장면은 위대한 한국인들의
단면을 엿보게 합니다.
제가 섬기고 있는 교회는 외형적으로는 비록 시골마을의 작은 교회이지만
지난 2015년부터 지역과 지역민을 섬기려고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오지랖 넓은 목사를 만나 빈번하게 고통받는 이웃들의 아픔에 동참하자고
제안하는 목사의 호소에 교우 분들께서 힘껏 응답해 주시는 모습은 늘 감동입니다.
동해안 일대에 발생한 산불 소식을 접하며, 칠십 평생 일군 전답과 주택이
두시간만에 잿더미로 변하는 모습을 지켜본 농민의 망연자실한 사진을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은 한결같을 것입니다.
원치 않는 재난이라는 강도를 만난 이들에게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협력해 주시기를 지인 분들에게 요청하자 다섯 분이 123만원을 보내 오셨습니다.
엄마로부터 전해들은 한 여중생은 용돈을 쪼개어 보내기도 했고,
수도권에 사는 어느 가정은 100만원이라는 큰 금액을 송금해 주셨습니다.
나아가 본 교회 교우 분들의 눈물과 땀방울, 그리고 정성이 담긴
헌금 150만원을 합쳐서 지난 10일(목) 강원도 사회복지 공동 모금회로
이백 칠십 삼만원을 송금하였습니다.
어느 시대이든 예수님의 몸된 교회는 구제 기관은 아니지만, 그러나 예수님의
사랑을 지역민들에게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통로는 “지역을 섬기는 행동”입니다.
일면식은 없지만 부지불식간에 터전을 잃어버린 이웃들의 아픔을 나누려는 일에
기쁨으로 동참해 준 교우 분들의 마음이 고마우면서도 자랑스럽습니다.
또한 이 불신의 시대에 농촌교회 목회자를 신뢰해 주며, 귀한 물질을 보내주신
한국교회 신자 분들의 따뜻한 섬김은 가슴을 훈훈하게 해줍니다.
나아가 재난이라는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있는 이웃들의 손을 잡아 주는 일에
저희교회를 도구로 사용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동해안 지역민 여러분! 힘 내십시요.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9.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그들이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임이라
10.혹시 그들이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홀로 있어
넘어지고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있으리라 (전도서 4:9-10)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 추언: 외부교인 한분이 헌금해 주신 10만원은 총회에서 모금하는
계좌로 입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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