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바다로 가는 길엔 뱀산이 있었다</p><p>돌돌 말린 뱀들이 햇살을 깔아놓고</p><p>허술한 발뒤꿈치를 노려보고 있었다 </p><p> </p><p>엄마는 뱀을 피해 물질을 다니셨다 </p><p>팽팽한 수평선이 엄마를 잡아당겨 </p><p>아득한 물의 나라로 사라지곤 하였다 </p><p> </p><p>새우의 굽은 등에 돌무늬가 피어나고</p><p>숭어의 밭은 숨이 엄마를 토해내면 </p><p>바다는 짠물을 모아 먼 곳으로 흘러갔다 </p><p> </p><p>독사의 사슬에서 뱀들이 풀려나와 </p><p>노랗게 길을 열어 엄마가 돌아올 때 </p><p>엄마의 높은 가마엔 똬리가 앉아 있었다 </p><p> </p><p> </p><p>-《형평문학》 2022, 4호</p><p> </p><p> </p><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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