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 레이스가 펼쳐지는 프로야구에서 선수들만큼이나 감독들의 건강 상태도 중요하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잦은 이동, 불규칙한 식사 등으로 순식간에 몸이 망가질 수 있는 게 프로야구 감독이다. 나름대로의 관리법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감독이 있는가하면 흡연이나 과음 등으로 주위로부터 걱정을 듣는 감독들도 있다. 최근 초기 뇌졸중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한 한화 김인식 감독을 계기로 8개구단 감독들의 건강 상태를 되짚어봤다. <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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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좋다'는 평가를 듣는 사람일수록 건강관리엔 소홀한 경우가 많다. 대인관계가 늘어날수록 음주와 흡연량도 많을 수 밖에 없기 때문. 한화 김인식, 삼성 선동열 감독도 활발한 대인관계로 인해 술자리가 잦은 편. LG 이순철 감독과 SK 조범현 감독도 상대적으로 몸 관리에 소홀한 편이다.
▶한화 김인식 감독 얼마전부터 술을 자제하고 있으나 하루 2갑을 태울 정도로 엄청난 애연가다. 시즌때보다 비시즌이 시작되면 흡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선천적으로 건강한 체질을 믿고 특별히 몸에 신경쓰지 않은 것이 화근이 됐다. 골프도 치지 않고 특별히 좋아하는 운동도 없다. 워낙 마당발이다보니 쉬고 싶어도 시간이 없다. 일단 누군가 부르면 마다하지 못하고 새벽까지 과음을 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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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감독 | ▶삼성 선동열 감독 타고난 체력을 무기로 평소에 그다지 건강을 챙기는 편이 아니다. 더구나 삼성 감독 취임후에는 바쁜 일정 탓에 한달 넘도록 운동을 하지 못했다. 여기저기 축하 술자리에 불려다녔기 때문에 올겨울 들어 몸무게도 꽤 불었다. 하지만 선감독은 투수 출신 답게 운동할 기회만 생기면 러닝을 한다. 벌써부터 "감독으로 한시즌을 버티려면 체력이 중요하다. 내년초 전지훈련 때 완벽하게 몸을 만들겠다"며 벼르고 있다.
▶LG 이순철 감독 술, 담배를 거의 안하는 편이지만 특별히 몸을 챙기는 편도 아니다. 현역 시절 러닝을 너무 많이 해 질려서 못하겠다는 것이 이감독의 변명. 대신 틈 나는대로 걸으려고 노력한다. 젊은 나이 덕분에 아직까지 건강에 큰 이상은 없다.
▶SK 조범현 감독 일단 술자리를 가지면 만취할 정도로 마실만큼 두주불사형. 하지만 술자리가 빈번한 편은 아니다. 오히려 조감독의 건강에 가장 큰 적수는 담배다. 애연가라 하루 한갑 이상씩은 꼭 피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조감독은 20년 취미인 등산을 비롯,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관리를 한다. 꾸준한 웨이트로 다져진 군살 없는 근육질 몸매는 1~2년전만해도 선수들이 "감독님 앞에서 웃통을 못벗겠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 정현석 기자 hschu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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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관리로 건강을 유지하는 감독의 대표주자는 현대 김재박 감독(50)이다. 초보 감독이자 40대인 두산 김경문 감독(46)과 롯데 양상문 감독(43) 역시 신세대(?)답게 관리형에 속한다. 오랫동안 코치 생활을 한 기아 유남호 감독(53)은 나름대로 터득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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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박 감독 | ▶김재박 감독 '여우'라는 별명처럼 몸 관리도 철저하다. 시즌중 수원구장 감독실엔 계절에 상관없이 싱싱한 과일이 넘쳐난다. 감독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매니저는 매일 최고급 과일로만 준비한다. 김감독은 전국 맛집을 훤히 꿰고 있을 정도로 미식가지만 철저한 소식주의자다. 적정 몸무게를 넘어수는 순간 다이어트에 들어간다. 담배는 아예 피지 않는다. 술은 마시지만 폭음을 삼가하고 소량으로 기분을 낼 수 있는 버번콕 같은 칵테일을 선호한다. 평소 등산과 골프로 체력을 유지한다.
어떤 일에도 크게 흥분하지 않는 김감독 특유의 무심법은 정신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김경문 감독 담배는 전혀 피지 않고, 주량도 보통 이하 수준. 그러나 감독 취임후 이전보다 훨씬 잦아진 술자리로 곤혹스러워한다. 절대 과음하지 않으며 독주보다는 맥주 등 가벼운 술을 즐겨 찾는다. 특별히 몸 관리에 신경을 쓰는 편은 아니고, 매일 아침 집 근처인 서울 잠실 석촌호수를 산책하는 게 유일한 운동. 짜고 매운 음식을 좋아했지만 요즘엔 되도록 짠 음식은 피한다. 아직 매운 음식은 끊기가 힘들다고 한다.
▶양상문 감독 코치 시절부터 절제하는 생활을 하기로 유명하다. 술, 담배를 멀리하는 편이며 위장이 좋지 않아 어쩔수없이 술을 마셔도 절대 과음하지 않는다. 홈경기때는 집 근처 골프연습장을 찾아 스트레스를 풀고, 원정때는 호텔 인근을 산책한다. 무거운 웨이트보다는 팔굽혀 펴기 정도의 가벼운 운동으로 체력 관리를 한다.
▶유남호 감독 프로야구 원년부터 코치 생활을 해 몸 관리의 노하우가 생긴 편이다. 술, 담배를 거의 하지 않는다. 시즌 중반 감독직을 맡아 사실 내년 시즌이 실질적인 감독 첫 해. 코치보다는 상대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을 것이라 예상하고 겨울동안 집근처 산을 찾아 등산으로 체력을 다지고 있다. < 신창범 기자 tigg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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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용 사장 건강 관리 코끼리사장님 '내시경 공포증'
"5년전 건강검진 받다 완전히 죽다가 살았지" 등산으로 체력다져 … 말술 자제담배도 NO | 한국시리즈 'V10'에 빛났던 삼성 김응용 사장(63)에게도 무서운 게 있으니 바로 내시경(內視鏡)이다.
김응용 사장은 그간 숱한 건강검진을 받았지만 내시경 만큼은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사양했다. 김사장의 기억에 내시경은 공포 그 자체였다. 다음은 김사장의 증언.
"5년 전 쯤인가, 건강검진때 처음으로 용기를 내서 내시경을 했는데 죽는 줄 알았어. 목에 뭐를 콱 하고 집어넣으니까 컥컥 하게 되더라니까. 속에서 뭐가 올라오는 줄 알고 아주 미치는 줄 알았어. 켁켁 소리치다가 '이거 당장 빼쇼'라고 손짓해서 그만 뒀지." 일반인에게도 내시경은 용기를 내야 하는 '종목'이다. 거칠 것 없는 스타일의 김응용 사장에겐 더욱 힘든 일이 내시경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김응용 사장은 건강을 관리하는 편이다. 꾸준히 등산을 하면서 각종 승부에 기본이랄 수 있는 뒷심을 길러왔다. 해태 시절에는 광주 무등산을 탔고, 삼성에서 감독 생활을 할 때에도 팔공산에 올랐다. 비시즌에는 지리산 근처에 아예 '베이스캠프'를 차리고는 이 골짜기, 저 봉우리를 오르내리곤 한다. 김사장과 함께 산을 타본 사람들 대부분은 "환갑 지난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만큼 엄청난 스피드로 산을 타시는 걸 보면 놀라울 뿐"이라고 말한다. 원래 두주불사파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김응용 사장은 경기에 진 날 밤에는 말술을 마셔야 겨우 잠이 들곤 했다. 김사장은 "저녁부터 동틀 때까지 소주, 맥주를 비벼서 자세 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마셨다"고 회상했다.
요즘은 건강 생각해서 맥주를 주로 마신다. "이젠 소주 마시면 머리가 아프다"는 김사장은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자리에선 폭탄주도 몇잔 마시곤 한다"고 밝혔다.
담배를 멀리 하는 건 '김응용 건강법'의 기본이다. 처음부터 담배를 손에 쥐지 않았다. 김응용 사장은 요즘도 "담배 좀 끊어. 담배 피우면 뼈 삭는단 말야"라며 젊은 사람들에게 충고하곤 한다. < 김남형 기자 st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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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들 24시 눈뜨자마자 '전투'
오더 구상 →작전회의 → 연습 등 경기 결과 따라 스트레스 '팍팍' 비시즌땐 전훈 - 친구관리 '헉헉 | 야구감독, 해군제독, 오케스트라 지휘자. 혹자는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이 세가지 직업이 남자라면 한번 도전해 볼만하다고 한다. 하지만 야구 감독들은 이 주장에 고개를 가로젓는다. 매일 경기결과에 울고 웃고, 잠자리와 음식이 일정치 않고, 무엇보다 파리목숨이라고 한탄한다.
프로야구 감독의 하루 일과는 '눈코 뜰새없다'는 말 그대로다. 페넌트레이스 기간엔 다람쥐 쳇바퀴 돌듯 생활한다. 아침일찍 눈을 뜬다. 지난밤 늦게까지 전투를 치렀지만 늦잠을 잘 여유는 없다. 아침전에 산책이나 가벼운 등산을 하는 감독도 많다.
홈게임일 경우 아침식사후 야구장으로는 향하는 낮 12시 사이에는 스타팅 라인업(오더)을 구상하느라 머리를 쉴새없이 긁적인다. 선수들이 워밍업을 시작하는 낮 1시경부터는 코치들과 작전회의를 한다. 선수들의 부상여부와 선발로테이션, 타순 등을 꼼꼼하게 체크한다. 2시부터 경기시작 30분전인 오후 6시까지는 가벼운 저녁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덕아웃에서 선수들의 연습모습을 지켜보며 이것 저것을 주문한다. 때로는 배팅볼을 던지기도 하고, 티볼(한자리에서 토스해주는 공을 때리는 배팅연습)을 올려주기도 한다. 선수들을 야단치는 시간도 이때다.
경기가 시작되면 극도의 긴장과 스트레스속에서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통큰 남자'로 변신해야한다. 3시간이 흘러 경기가 끝났다. 이기면 웃고, 지면 표정이 어둡다. 그리고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가볍게 소주 한잔을 걸칠 때가 많다. 성적이 나쁘면 더욱 그렇다. 자꾸 지난 경기의 아쉬운 장면이 떠오를 때면 잠도 설치기 일쑤다.
비시즌인 11월과 12월엔 마무리훈련(요즘은 해외로 많이 나간다)을 챙겨야 하고, 미뤄왔던 인간관계(친구, 가족)를 회복하느라 쉴틈이 없다. 그리고 1월이면 해외전지훈련을 떠나야 한다. 전지훈련에선 선수들과 똑같은 일정으로 땀을 흘린다. 그리고 두달 후면 시범경기가 있고, 또 페넌트레이스가 기다리고 있다. < 박재호 기자 jhpark@>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