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

부메랑으로 무장한 원주민의 모습

장난감으로 쓰이는 리터닝 부메랑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의 전통 도구이다. Boomerang이라는 단어 또한 호주 원주민 언어에서 유래하였다. 영어로는 "부머랭"이라 발음하는데, 호주 원주민의 단어를 음차한 것인데다 원주민들도 부족마다 이를 달리 발음하였기에 (워머랑, 워머레잉, 보머랑 등등) "진짜" 발음은 달리 없는 셈이다.
사냥용 부메랑은 투척무기의 일종으로 30~80 cm가량 되는 휘어진 나무조각이다. 나무로 제작된 이 무기는 ㄴ 자 모양으로 구부러진 모양인데, 던지면 빙글빙글 돌아가며 날아가지만 직선으로 날아가며 되돌아오지 않는다. 이때 회전력에 의해 부메랑의 어느 부분이 상대에게 맞든 대미지는 충분하다.
던지는 방법은 ㄱ 자 상태에서 한쪽 날개가 앞을 향하게, 마치 낫을 잡듯이 쥐고 던지는 것이다. 전투용 부메랑은 일반적인 ㄴ자 모양과는 다르며, 두껍고 길고 거대하다. 이것을 던져서 공격하기가 원주민의 주된 전법이었으나, 후대에 창이 발명되며 사장되었다. 원래 이 사람들이 호주에 처음 이주할 때는 원시적이나마 활도 있었으나, 호주에 활의 재료가 될 만한 나무가 고갈되면서 활 대신 부메랑을 만들었다.

사냥용 부메랑.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부메랑과 달리, 되돌아오지 않고 그대로 날아가 박힌다.

전투용 부메랑. 역시 되돌아오지 않고 목표에 맞으면 박힌다.
부메랑이 소위 문명세계에 처음 소개된 것은 1804년인데, 당시 부메랑을 목격했던 이들이 부메랑에 깊은 인상을 받았던지 아주 자세한 기록을 남겼다.
터키인의 시미터처럼 굽고 날이 선 나무 막대를 붕가리족 전사가 던졌는데, 투척 솜씨는 매우 정교했으며 투척력 또한 엄청났기에 우리 백인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무기는 20~30 야드(18~27미터)를 날아간 뒤 공중에서 놀라운 속도로 방향을 전환해 적의 오른팔을 가격한 후 튕겨저 적어도 70~80야드(64~73미터)를 더 날아갔다. 적의 팔은 끔찍한 타박상을 입었으며 구경하던 이들 모두 그 솜씨에 감탄하였다.
부메랑과 형태가 같은 무기(스로잉 스틱)는 세계 곳곳에서 볼 수 있지만, 부메랑이라고 할 때에는 호주 원주민들의 부메랑만을 가리킨다. 리터닝 부메랑 역시 오스트레일리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집트에서도 오리 사냥용으로 "던지면 발치로 되돌아오는" 스로잉 스틱을 사용한 기록이 있고, 베어 그릴스 또한 Man vs Wild에서 이것으로 사냥하려다 실패한 적이 있다.
부메랑=돌아오는 나무토막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부메랑의 장점은 일반 나무토막보다 멀리 날아간다는 것이므로, 오히려 돌아오도록 만드는 것이 특수한 것이다.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 영어로 리터닝 부메랑(Returning Boomerang)이라 불리며 한쪽 날개 뒤편에 홈이 파이고 소재가 가벼운 것이 특징. 가벼운 목재로 매우 얇게 제작하여 다른 부메랑에 비해 가볍게 회전하며, 이 상태로 거대한 원형을 그리며 던졌던 곳으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속도 역시 던졌을 때의 속도와 동일하기 때문에 잡기가 쉽지 않아, 자칫하면 오히려 던진 사람이 맞는 경우도 있다.
또한, 거대한 원형을 그리기 때문에 날리기 위해서는 넓은 공간이 필요하며 제대로 돌아오게 하려면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던져야 된다. 또한, 목표물에 맞히기도 쉽지 않다.
이와 같은 리터닝 부메랑은 재질도 가볍고, 맞히기도 힘들며, 빗맞으면 오히려 아군이 피해를 입게 되기 때문에 실제 전투에서 사용되지는 않고 단지 사냥이나 놀이 등에만 사용한다. 맞히더라도 돌아오지 않고 당연히 그 자리에서 떨어진다. 애초에 무언가에 적중한 물체가 제대로 돌아오길 바라는 것은 물리법칙상 무리가 있다. 던지면 회전에 의해 돌아온다는 것은 놀이 쪽에서 파생된 잘못된 관념.
아예 던지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않은 부메랑도 있다. 사이즈를 키워서 타격무기로 사용한 부메랑. 뿐만아니라 타악기로 쓰거나, 불 피울 때 쓰거나, 땅 팔 때 쓰는 등 꽤나 여러가지 용도로 부메랑을 사용했다. 뭐, 평범하게 생각하면 원시 생존술에서 나무 막대로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고 보면 된다.
호주에서는 이와 같은 부메랑을 기념품으로 판매하는데, 장식용으로 제작한 두꺼운 것과 리터닝 부메랑이 있다. 보통 10~15 호주 달러 정도 가격이다. 리터닝 부메랑을 원한다면 두께도 두껍고 무거운 장식용 부메랑은 거의 돌아오지 않으니 주의. 리터닝 부메랑을 사려면 최대한 얇고 날개가 양력을 받도록 깎은 것을 사야 더 잘 부러지는 대신에 부메랑이 잘 되돌아온다.

장식용 부메랑. 날개가 빤빤해서 양력을 거의 받지 못하므로 되돌아오지 않는다.

리터닝 부메랑은 이런 식으로 날개가 양력을 충분히 받을수 있도록 깎여 있다. 괜히 낭패를 보지 않도록 조심하자.
우주정거장에서 부메랑 던지는 실험이 있었다. 실험 결과, 부메랑은 중력이 없는 환경에서도 동작한다.
또한, 부메랑 상부에는 어보리지니들이 손으로 그린 원주민 그림이 그려져 있다. 주로 캥거루 등 동물이 그려져 있으나, 아무 것도 없이 그냥 깎아놓은 나무에 붓과 물감을 같이 포장하여 직접 그릴 수 있는 부메랑도 판매한다. 또한 진짜 부메랑의 경우 대부분 살 때 증명서를 첨부한다.
실제 성능이 어찌됐건 던지고 다시 되돌아온다는 것이 부메랑의 아이덴티티로 정착해버렸기 때문에 만화나 게임 등에서 부메랑은 거의 전부 적을 타격한 후에도 알아서 돌아오는 무기로 그려진다. 또한, 몇몇 영상 매체에서는 칼처럼 날카로워서 절삭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묘사하기도 한다. 이는 호주 영화인 매드 맥스 2의 영향이 큰데, 이 작품에는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금속제 부메랑을 던지는 어린이가 등장하며 이 부메랑은 적을 벤 뒤 던진 이에게 되돌아오는 칼 같은 것으로 묘사된다.
호주군이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수류탄 부메랑을 실제로 썼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한 발명가가 만들어본 것인데 군에서 테스트해본 결과, 수류탄에 들어가는 폭발물은 은근히 무겁기 때문에 제대로 날아가지 못해서 그냥 수류탄을 계속 썼다.
제2차 세계 대전 때는 호주 자국산 전투기 이름으로 사용했지만, 이 부메랑 전투기는 적 전투기를 한 대도 격추시키지 못했다.
관용적인 표현으로 다른 사람에게 나쁜 짓을 한 사람은 반드시 자신에게 나쁜 짓이 되돌아온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권선징악적 귀결의 이야기에 쓰인다.
스포츠계에서는 구단이 잉여전력으로 판단하여 방출한 선수가 해당구단을 상대로 활약하여 팀을 패배시킨다든가 하는, 역풍을 맞는 상황을 설명하며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