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그는 <징기스칸>이라는 영화를 촬영하고 있었는데, 몽골 징기스칸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으로 서양인인 존 웨인이 몽골인 분장을 하며 주인공 테무친으로 열연한 작품이다. 현재의 영화팬들에게는 왜 굳이 서양배우들을 써야했냐며 '끔찍한 인종 세탁 영화'의 대표작으로 불리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할리우드 영화 역사에 있어서는 비극적인 뒷이야기와 숱한 미스터리를 남긴 씁쓸한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다.
영화가 촬영된 1954년 유타주 사막의 200km 떨어진 네바다의 군사지역에서는 핵실험이 강행되었다. 당시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자로 사태와 같은 사고가 없었던 시기였기에, 정부와 민간인들의 방사능에 대한 인식은 거의 전무한 사태였기에 정부와 군당국은 촬영팀에 아무런 주의도 주지 않았다. 실험이 진행되었고 이 실험을 통해 발생한 방사능이 낙진과 바람을 통해 촬영장으로 전파되면서 악몽은 시작되었다.
촬영에 참여한 스태프 220여 명 중 절반 이상이 암에 걸려 사망했고 감독인 딕 파웰은 림프샘 암과 폐암에 걸려 10년 가까이 투병하다 끝내 사망했다. 더 끔찍한 건 당시 아름다운 외모로 할리우드 최고의 뮤즈로 불리던 여주인공 수잔 헤이워드의 최후였다.
아름답고 가녀린 그녀는 이 방사능으로 인해 피부암, 유방암, 자궁암, 뇌암과 같은 암을 한꺼번에 얻고 일생을 투병하다 1975년 사망하고 말았다. 주인공 존 웨인도 비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1979년 사망하기까지 10년 동안 암 투병을 하였는데 폐암 수술 2회, 위암, 담낭암 치료를 하다가 끝내 장암으로 사망한다.
당시 대부분의 서부 영화들이 사막지대에서 진행된 탓에 핵실험의 여파는 존 웨인을 비롯해 게리 쿠퍼, 마이클 커티스, 존 크로포드 등의 전설적인 스타들을 암으로 죽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