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K-리그의 흥행부진에 돌파구는 없을까
최근 몇 년간 K-리그는 소폭의 관중 증가세를 보여왔다. 인기 구단인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라이벌 전이 언론과 팬들 사이에서 최고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고, 신생 시민구단들의 선전, 그 존재가치에 논란은 있지만 6강 플레이오프제로 인한 치열한 막판 순위 경쟁 등으로 어느 정도 관중 몰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최초의 300만 관중 시대도 눈앞에 온 듯했다.
그러나 K-리그는 올 시즌 기대와는 달리 흥행에서 참패를 거두고 있다. 인기 구단 서울과 수원이 예상 밖의 부진을 보인 것이 큰 영향을 미쳤고, 강원FC의 초반 놀라웠던 축구 열기도 주춤해졌다. 관중이 1만 명은커녕 5천 명을 못 넘기는 경기가 빈번하고, 인기몰이를 기대했던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는 리그 컵보다도 인기가 없었다. 얼마 전 클럽 통산 300승을 기록했던 제주 유나이티드는 해당 경기를 고작 733명의 관중만 놓고 치렀다. 명문 클럽인 울산 현대도 이제 1천 명대 관중에 익숙해져 버렸다. '관중 뻥튀기 의혹'도 여전하다.
혹자는 WBC에서의 한국 야구 대표팀의 선전을 이유로 들기도 하고, 프로농구와 프로배구가 역대 최고의 흥행을 거두며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근본적인 이유는 안에서 찾아야 될 문제다.
타 프로스포츠에서는 팬들을 그러모으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반면, K-리그의 마케팅은 오히려 정체되어 있는 것 같다.
벌써 10년 가까이 K-리그 팀들은 서포터즈의 '신화'에 묶여 있다. 20대가 주가 되는 서포터즈의 열성적인 응원만이 축구장을 채울 수 있는 원동력이라 여기고 있다. 그런데 축구장의 관객은 무조건 서포터즈여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경기장은 가족단위의, 친구 혹은 연인 단위의 관객들이 부담없이 찾아올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그랑블루'와 '수호신'은 서포터즈석 한 면은 다 채울 수 있을지 몰라도, 경기장 전체를 채울 수는 없다.
서포터즈에 의존하는 마케팅으로는 결코 다른 프로스포츠와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서포터즈 뿐 아니라 일반 스포츠팬의 발길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은 그 규모가 작은 우리나라 프로스포츠 관람시장에서 축구와 다른 스포츠는 엄연히 보완재가 아닌 대체제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더 즐겁다고 인식되는 곳에 사람들은 몰릴 수밖에 없다.
왜 K-리그 경기장의 관중석엔 빈자리가 많은가? 그 이유를 프로야구, 프로농구, 프로배구에서 찾아보는 것도 가능하다. 그들에겐 있지만 프로축구에는 없는 그 무엇이 팬들을 경기장으로 몰고 오는 것이라면 프로축구는 이를 배우고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
정보성의 한계
막상 축구장을 직접 찾아보면 TV로 보던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정보의 빈약함에 적잖이 당황하게 된다. 캐스터와 해설자의 상세한 중계도 없고, 경기 상황을 설명하는 자료, 심지어는 리플레이까지도 없다. FIFA의 규정상 파울 상황 등 관중을 흥분시킬 수 있는 리플레이는 상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야구의 경우 경기장 중앙의 전광판은 TV중계와 거의 흡사한 정보성을 제공한다. 선수 명단은 물론이고 투수와 타자의 성적, 매 이닝 득점 및 안타, 에러, 사구 현황, 심지어는 투수의 공 속도와 홈런 비거리까지 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경기장이 작은 우리나라 농구장과 배구장에선 이 정도까지의 정보성이 필요 없다. 선수들의 모습이 매우 가깝게 보이기 때문에 어느 자리에 앉아도 선수식별 및 상세한 경기 상황 파악은 충분히 가능하다. 실내인 덕분에 선명하게 잘 들리는 장내 아나운서의 경기 상황 설명이 매상황마다 자세하게 제공된다. 그럼에도, 각종 크기의 전광판에선 끊임없이 득점 선수나 선수 교체 등 상세 경기 장면이 재생된다.
그러나 축구장은? 야구장보다도 두 배 이상 많은 관중이 들어올 수 있는 광활한 환경에 정보성을 제공해주는 매체는 경기장 양끝의 전광판 두 개가 전부다. 그나마도 경기 시각과 스코어, 그리고 무미건조한 경기 장면만 틀어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축구장에 오면 경기장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 외에는 TV 중계를 보는 것보다 경기를 즐기는데 훨씬 불편하다. 구단 별로 매치데이 프로그램 등을 발간하지만 경기 전의 프리뷰 성격에 그치는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 전광판을 통해 슈팅을 기록하거나 경고를 받은 선수들에 대한 자막을 내보내 주고, 점유율, 패스 성공률, 공격 방향 비율, 유효 슈팅 숫자 등 경기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각종 수치를 TV중계처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유럽 축구장에선 그렇게까지 하지 않는데? 그러나 우리의 경기 관람 문화는 그들과 시작이 다르다. 특히 축구는 더욱 그렇다. 예전부터 우리에겐 축구란 머나먼 이국 땅의 국제경기에서 '조국을 위해 뛰는 태극전사'들에 의해 벌어지던 경기였다. 때문에 우리는 축구를 축구장이 아닌 TV로 보는 것이 훨씬 익숙한 일이 되어버렸다.
따라서 자막과 해설이 넘쳐나는 TV중계와는 달리 굉장히 '불친절한' 관람 환경에 일반 관객들은 상당히 불편할 수 있다. 이를 배려해주는 장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일례로 서울월드컵경기장만 하더라도 올드트래포드 같은 전광판 형태의 광고 보드가 일반석 쪽에 설치되어 있다. 현재는 이를 통해 스폰서 광고나 소속 선수 이름과 사진 정도만 내보내고 있는데, 이를 적극 활용하여 광고뿐 아니라 각종 경기 정보를 제공한다면 활용도를 훨씬 높일 수 있다. 긴 전광판은 그 자체로 점유율이나 패스 성공률을 보여주는 긴 막대그래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구장 내 라디오 중계를 하는 것은 어떨까? 최근 인터넷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편파중계'를 구단 차원에서 경기장 내에 한정되어 주파수를 발송해 라디오 중계를 해준다면 꽤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저렴한 가격에 구단 엠블럼을 새긴 초미니 라디오를 판매하는 것은 상품가치도 있고 적극적인 호응도 기대된다. 중계에 대한 반응을 문자로 보내면 전광판에 띄워주는 것도 꽤 재미있을 것 같다.
관람시 편의 시설 증대프로축구 대부분의 경기장 내의 편의 시설은 매점 정도에서 그치고 있다. 그나마도 자립 운영 내지는 모기업의 편의점 이름을 딴 간이시설 정도로 운영된다. 따라서 먹을거리의 선택의 폭도 굉장히 좁다.
당장 야구장과 농구장만 가더라도 기존의 매점 시설 외에도 팝콘, 피자, 핫도그, 버터구이 등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는가 하면, '삼겹살 존' 같은 특화된 취식시설까지 있다. 커플석, 가족석 등을 마련하는 경기장도 있으며, 경기 중간 중간에는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관람객들에게 경기 외에도 많은 즐거움을 준다.
그러나 축구는 종목의 특성상 야구, 농구, 배구와 같이 공수 교대 등의 자투리 시간이 없다. 따라서 다양한 이벤트를 열 수는 없다. (종종 축구장에도 치어리더를 두자는 사람들의 생각에는 반대다. 축구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하프타임을 제외하면 경기가 중단없이 연속성을 띄고 이어진다. 치어리더의 응원은 축구의 원시성을 상실케 하고 관중이 경기의 흐름을 쫓는데 방해만 될 뿐이다.)
더군다나 타 종목과 달리 축구 클럽의 경우 법률적 어려움으로 홈경기장에 대한 소유권을 갖지 못해 공격적인 마케팅 운영이 힘든 면이 있다. 그러나 개선의 여지는 있다.
축구장을 찾는 관중 대부분은 먹을거리의 부족과 구단의 고가정책으로 물과 맥주 등의 음료수는 물론이고 음식물을 몰래 싸서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축구장을 가 본 사람이라면 후반전에 식은 피자와 치킨에 미지근한 맥주를 먹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팬들은 맛없는 음식을 우적거리고 구단은 식음료 판매수입이 줄어들어 서로에게 손해다. 그럴 바엔 구단차원에서 다양한 먹을거리를 경기장 내에서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직접 구매할 수 있게 해주는 기획력이 필요하다.
몇몇 구장에선 치킨 한 박스를 1만 원이 넘는 가격인 경우가 있는데, 가족 단위는 물론이고 커플들도 사먹을 수 있도록 조각 단위의 피자나 치킨을 판매하고, 찜질방처럼 맥반석 계란과 식혜를 파는 건 어떨까?
전광판에 뜬 전화번호로 전화해 좌석번호만 얘기하면 즉석에서 피자배달을 해주는 서비스도 획기적일 것 같다. 서포터즈가 응원하면서 먹기 좋게 컵에 담긴 비빔밥이나 감자구이는 외국인 관객에게도 인기가 있을 듯하다.
경기 시작 몇 시간 전에 영화를 상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 특히 월드컵경기장을 홈으로 가진 팀이라면 이미 최고 수준의 전광판과 음향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가족영화나 만화영화, 혹은 극장에서도 개봉중인 화제작을 상영한다면 축구장 가족 나들이나 데이트를 경기시작 몇 시간 전부터로 더 확장시켜 제공해 줄 수 있다.
기획 티켓의 발매미국 프로농구 NBA에선 특정기업이 후원하는 좌석 구역을 만들어 수백 달러까지도 호가하는 입장권을 단 10달러에 구매할 수 있게 해주는 구단도 있다. 이처럼 카드사 할인보다는 구역 자체에 스폰서 기업명을 붙여주고 이에 대한 광고비로 티켓 값을 지원해줌으로써 '네이밍 마케팅'은 물론이고 스폰서의 혜택을 관중에게 돌려주는 것은 좋은 팬서비스가 될 것이다.
가족 단위 티켓 발매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사실 프로축구경기관람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쉽게 찾기에는 비용면에서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특히 최근 같은 불경기 상황에 특석 1만 원~2만 원, 일반석 5000원~1만 5천 원의 티켓 가격은 가족이 모두 입장할 경우에는 지갑을 쉽게 열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 식음료 값까지 더한다면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일부 구단에서는 어린이 및 일반석 티켓 할인을 해주고 있지만 가족단위 관람객을 위한 마케팅은 부족한 상황이다. 시즌 티켓을 파격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기도 하지만, 분명히 단일 경기 입장료보다는 부담이 되는 큰돈이며, 무엇보다 K-리그 경기라는 상품이 그 정도 거금을 선뜻 들일만큼 즐거움이 보장되어 있는 상품이 아니란 냉정한 현실판단이 필요하다.
따라서 4인 가족 단위 티켓이나 커플 티켓을 발매하는 것이다. 물론 그에 따른 할인이나 색다른 혜택을 주면 금상첨화. 가족 관람의 중심은 부모가 아닌 아이들이다. 따라서 가족 티켓을 구매할 경우 아이들에게 스타 플레이어의 피규어 같은 한정 구단 상품을 선물하거나, 한정된 인원에 한해 경기시작 몇 시간 전에 오면 라커룸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커플 티켓의 구매한 관객에겐 커플 구단 상품을 증정하거나 추첨을 통해 프러포즈 이벤트를 해주는 건 어떨까? 연인에게 전광판으로 사랑을 고백하고, 프러포즈하는 건 모든 커플의 낭만일 것이다.
또한, 무분별한 무료 티켓 제공은 장기적 관점에서 이득이 되진 않지만, 전혀 고려하지 않을 대상도 아니다. 대신 무료티켓 제공의 파급효과를 극대화시킬 필요가 있다. 언제든지 얻을 수 있는 무료티켓이 아닌, 'Fan's Day'나 지역 행사가 있는 특별한 날을 지정해 그때만 한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가치있는 상품으로 승화시킬 필요가 있다.
2006년과 2008년에 있었던 FC서울과 FC도쿄의 친선경기는 서울시민들에게 무료 티켓을 제공했는데, 무료입장에다 평소 '공짜티켓'이 없기로 유명한 FC서울이었던지라 2006년에는 만원 관중이, 2008년에는 4만 명 남짓한 관중이 입장했다. K-리그 역대 최다관중이 5만 5천 명이란 점을 고려한다면 대단한 성과였다.
지난 경기 티켓을 가져오면 티켓 값을 대폭 할인시켜주는 것은 시즌권 구매를 망설이던 팬들이 서서히, 그러나 꾸준히 경기를 찾아오게 되고, 결국엔 '이럴 바엔 시즌권을 사자!'란 생각을 하는 계기도 만들어 줄 수 있다.
순 입장료 수익이 줄더라도 앞서 말한 경기장 편의 시설을 증대시켜 팬들의 지갑을 열 수 있다면, 축구장에 와서 쓸 식음료 값이나 구단 상품 구입비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손해가 아니다. 수익도 올리고 경기장을 많은 관중으로 채워 분위기도 띄울 수 있는 일거양득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K-리그 경기장을 즐거운 공간으로
물론 경기장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최고의 팬서비스는 수준 높고 재미있는 경기내용이다. 지난 K-리그 7라운드 7경기에서 모두 23골의 골 폭죽이 터지고, 극적인 역전승이 이어지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 것은 고무적이다. 또한, 지역 연고제가 자리를 잡고 클럽이 지역사회와 밀착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경기 관람 환경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경기장을 찾아오는 열정만을 강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축구장의 경기 관람 환경이 달라진 모습을 보일 때, 축구팬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축구 경기 관람을 여타 스포츠나 영화 관람, 공원 나들이처럼 삶에서 즐거운 하나의 여가 방식으로 확실히 인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언젠가는 팬들이 K-리그 클럽에 구장 확장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시즌 티켓 발매일에 구단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날이 오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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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전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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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멋진 기사네요
경기장 아무것도 모르고 가면 당황하긴 하죠 .ㅋㅋㅋ 아무것도 없고... 대체 뭐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겠고..
진짜 몇가지는 당장 도입해야 할정도... 편파해설은 재밌을듯...ㅋㅋㅋ
300만 넘지 않았나..
위하는척 하지만 전형적인 축구 까기기사네요... 축구경기자체에대한 부정의 글이고, 곳곳에 과장된 부분이 너무 많음...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기자는 축구장에 별로 안가는 사람 같음...1.서포터는 채울수 있어도 경기장 전체는 채울수 없다는 부분-서포터수만 비교하더라도 다른 어떤 스포츠보다 우위에 있고 각 경기장을 다채우려면 평균 4만명 이상 들어차야하는데 현재까지 한국 프로스포츠에서 4만 이상 평균나온걸 본적이 없음...
2.전광판- 잉글랜드 대부분의 경기장에 전광판조차 없음...3.편의시설은 솔직히 농구장,야구장,다 가봤지만 서울월드컵 경기장 만큼 좋은곳 못봤음.음식같은경우는 경기장내에서 치킨,피자,술까지도 구하기 쉽고 제재받은적 없음, 4.입장료는 비슷한 수준인데 축구에만 5~7천원하는 입장료를 특석가격 들먹이면서 얘기한부분... 결정적으로 중계부분에대해선 말이 없는거 보면 그냥 주둥이 가지고 떠드는 수준의 기사
인천같은 경우에는 가족석이 생겨서 빕스에서 제공하는 음식과 함께 4인기준 6만원인걸 알고 있음.
축구장한번도 안가본 사람이 보면 어디 무서워서 축구장가겟나 -_- 기자하고는 ㄲㄲ 전혀 뭐 축구에 알지도못하면서 써내려간 글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