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7월 당권경쟁의 최대변수로 꼽힌 소장파의 세력이 당초 '태풍의 눈'이라 불린 것과 달리 '찻잔속의 태풍'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당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미래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일부 초·재선 의원들 입에서도 '미래모임'의 경쟁력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고 한 초선 의원의 경우 "5등안에는 들겠지만 당 대표는 힘들지 않겠느냐"며 전망을 내놓는 등 소장파의 '세대교체'움직임이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미래모임은 23일 전당대회에 출마할 자체후보 단일화를 위한 경선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 결과 남경필(3선), 권영세, 임태희(이상 재선)의원 3명이 최종후보로 등록했다. 미래모임은 국회의원 57명과 각 지역 당원협의회장 26명등 83명의 모임 참가자 중 독자후보선출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사람들로 선거인단을 구성해 이들의 직접투표(70%)와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30%)를 통해 1차 투표와 2차 결선투표를 거쳐 오는 30일 최종후보를 낙점할 방침이다.
그러나 83명이란 매머드급 모임참가규모와 달리 정작 후보선출을 위한 선거인단에 참여하겠다는 인원은 24일 현재 29명(원내 16명, 원외13명)에 그쳐 단일후보선출 시작부터 소리만 요란한 소장파의 '미니전당대회'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있다.
미래모임 경선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재완 의원은 23일 브리핑을 통해 "오늘 현재까지 등록한 선거인단은 모두 29명"이라고 밝혔다. 생각보다 적은 선거인단에 대해선 "홍보가 덜 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고 선거인단 등록마감일을 당초 계획했던 기간보다 이틀 더 연장해 선거인단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박 의원은 "투표가 다음주 목요일에 있는 만큼 화요일까지 선거인등록을 받더라도 경선 일정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참여하는 인원이 더 늘어날 것"이란 미래모임의 당초 주장과 달리 정작 후보를 선출해야 할 선거인단 모집에 참여하는 인원이 소수에 그치며 자존심을 구긴 모습이다.
상황이 이처럼 변하자 당내에선 미래모임의 경쟁력을 저평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잇다. 미래모임에 참여한 한 초선 의원은 "당 대표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대리전이 되서는 안된다는 취지엔 공감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단일후보를 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달리하는 의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한 중진 의원이 "어려울 때 도와줬더니 정말 이렇게 할거야"라며 뼈있는 농담을 던지자 웃으며 "걱정하지마세요"라고 말하며 사석에서 중진 의원에 대한 지지를 확인시키기도 했다.
한 초선 의원의 보좌진은 미래모임의 이번 움직임에 대해 "수요모임 플러스 몇몇 초·재선 의원들이 모여 모임규모를 조금 확장했을 뿐 이들의 경쟁력이 늘어난 숫자만큼 커졌다고 보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고 당 관계자는 "이들을 끝까지 결속시킬 장치가 없는 만큼 결국 투표장에 들어가면 힘이 분산되지 않겠느냐"며 경쟁력을 저평가했다.
또 일부 초선 의원들은 자신이 모임에 가입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경선비용마련을 위해 선거인단으로부터 일정액의 경비를 부담하게 한 자체규정도 모임참가자들의 선거인단 참여저조를 더 부추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 미래모임의 '미니전당대회'가 미래모임만의 잔치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