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원인균으로 알려진 코로나 바이러스가 상당수의 사스 환자에서 전혀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사스 치료제를 찾기 위한 과학자들의 노력이 새로운 난관에 부딪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6일 동물에서는 검출된 적이 있지만 사람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스를 일으키는 병원균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위니펙 소재 국립미생물학연구소의 프랭크 플러머 소장은 토론토의 사스 환자 14명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연구를 실시한 결과, 사스 원인균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22일 밝혔다.
플러머 소장은 "사스에 걸린 것으로 분류된 환자들 가운데 40%에서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면서 "우리는 다른 바이러스를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와 사스의 상관관계가 매우 약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WHO의 딕 톰슨 대변인은 캐나다 과학자들의 발견 내용을 이미 알고 있으며 이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톰슨 대변인은 WHO에서 실시한 실험에서는 사스 환자의 90%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균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검출 비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모든 환자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갖고 있었지만 실수로 누락됐거나 이 바이러스가 이미 돌연변이를 일으켜 새로운 변종으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캐나다 정부의 의료정책 자문위원인 마크 앙드레 볼리우 박사는 캐나다 연구진의 보고 내용과 관련, 사스를 연구하고 대책을 마련중인 모든 과학자들과 정부 기관들이 "신중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쉘라 캅스 연방 문화유산성 장관은 "연방정부는 현 사스사태를 전국적 비상상황으로 간주해 이 사태에 따른 비용의 90%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정부는 토론토를 방문하는 자국인들에 대해 토론토 병원 인근 지역을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으며 WHO는 23일 사스사태와 관련, 여행 자제 대상 지역에 토론토를 포함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