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이번 추돌사고를 보면서...

최근 일본의 철도 관련 사고는 대부분 천재지변에 의해서 발생했는데, 한국에서 발생한 철도 사고는 人災라는 점이 마음에 걸립니다. ----------------> 일본도 사람에 의한 사고는 많이 납니다. 충돌사고도 나고요. 우리만 그러는것 같지만 충돌사고의 최고봉은 정작 민영철도인 영국이 우리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도 않습니다. 직접 철도에서 먹고살아서 그런지 몰라도 전세계의 철도사고는 그 즉시 교육자료를 통해서 공개되는데 독일같은 선진국도 열차충돌 사고가 납니다. 기관사와 사령실(?) 간의 의사소통에 오해가 있었다는 점과 전방 주시 의무를 소홀히 한 점 같은 건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 의사소통에 오해는 없었습니다. 지금에서 밝혀진 사실이지만 화물열차앞에는 또 화물열차가 운행중에 있었습니다. 뒤따르던 기관사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당시 신호는 통신식임에도 자동신호 기가 정상작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자동신호기의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역에 들어가면 앞열차와 충돌할수도 있었습니다. 이게 철도청에서 고의적으로 축소은폐하려다가 기관차지부장에 의해서 밝혀진 사실입니다. 정작 무궁화호열차 기관사는 통신식시행중이라는 무전을 받고(지시가 아닙니다.) 당연히 다음역까지는 열차가 없을것 이라는 생각으로 운전을 했답니다. 사실 모든 기관사는 통신식이라면 역과 역 사이엔 열차가 없을것으로 믿고 운행합니다. 그것은 역과 사령만 아니까.. 하지만 얼마전부터 통신식임에도 뒷열차를 운행시키는 예가 많아서 수시로 기관사가 기록부와 건의부에 의해서 시정을 요구했지만 번번히 묵살당했습니다. 서울기관차만해도 그 기록이 장난이 아니죠. 그래서 저희들은 결국엔 올것이 왔구나 하는겁니다. 심지어 정면충돌의 위기까지 났었지만 기관사들이 먼저 알아서 정차하는 바람에 위기를 모면하고 역관계자들이 뒤늦게 징계를 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 만약 민간기업에서 지난 1년간의 연달은 사고를 당했다면 아마 진작 파산했을지도 모릅니다. 철도청은 정부조직이므로 정부예산에서 보상해줬겠지만... ------------------------------> 솔직히 이 글읽고 많이 웃었습니다. 지난 일년간의 사고의 규모가 혹시 얼마나 되는지 아시는지요? 그리고 철도청의 귀책은 어느정도 인지도 아시는지요? 중요한 것은 언론에 알려진 사고의 횟수가 아니라 철도가 져야할 책임입니다. 알마전 대전사고는 당연히 공사업체에서 손해배상을 해주겠죠. 그래도 철도사고입니다. 단지 사고때문에 민간기업이 망해다면 대한항공은 진작에 망해도 망했죠. 천억이 넘는 비행기와 수백명의 손님을 통째로 날려버리고도 잘 버티고 있잖습니까? 거기는 보험사가 보상하겠지만... ------------------------------------- 더구나 더욱 걱정이 되는 것은 경부고속전철이 내년에 개통되더라도 기존선을 달려야 하는 구간이 상당히 긴데, 일반여객열차나 화물열차와의 추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는가 하는 게 걱정입니다. 고속전철을 호남선에 넣는 것도 역시 마찬가지구요. ------------------------------> 왜 님께서 걱정하시는지 알았습니다. 따라서 이젠 걱정하지 않으셔도 괞찮습니다. 요즘 급증하는 철도의 대형사고의 주 원인은 노조에서도 밝혔지만 고속철도건설공사를 무리하게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호남선과 경부선... 정말 엄청난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따라서 사고가 빈발할수 밖에 없죠. 그전같으면 통신식도 어쩌다 공사때만 시행하곤 했는데 요즘은 거의 매일같이 시행합니다. 따라서 사고위험 이 그만큼 높아졌지만 고철이 개통되면 당연히 공사도 완료. 따라서 이런 사고도 없어지는 거죠. ------------------------ 신칸센의 경우 지금까지 큰 사고가 없었던 것은 재래선과의 직통운행이 극히 드물다는 (미니신칸센을 제외하면 없죠) 이유도 있습니다. 고속전철 차량은 안전장치가 잘 갖춰져 있지만, 일반열차, 특히 화물열차의 경우 상당히 미비한 것 같습니다. ------------------> 잘 나간다는 TGV나 ICE도 종종 사고를 겪습니다. 그에 비하면 신간선은 놀랄만한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일본사회에 뿌리내린 안전의식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도 열심히 그런것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반열차와 화물열차의 안전설비는 일본에서 많이 배워서 그런지 제법 화려합니다. 무선방호장치는 기본이요,운전자경게장치 후부감시장치까지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흔하게 생각하는 ATS역시 제법 괞찮은 놈입니다. 영국에선 우리가 사용하는 ATS조차도 돈아깝다고 그냥 경보장치만 달았다가 정면충돌까지 났잖습니까? 한국같았으면 비상정차했을 텐데... 이번사고의 근본이유는 물론 내년까지 개통해야할 경부고속전철에 있습니다. 무리한 일정으로 무리한 공사가 여기저기 난리가 아닙니다. 둘째는 특히 역과 사령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안전의식결여입니다. 벌써 몇년동안 그렇게 건의를 했건만 무리한 운행은 여전했습니다. 물론 기관사가 못간다고 버텨도 할말이 없으므로 슬쩍 기관사에게 거짓말까지 하다가 그 무전을 듣던 앞열차의 기관사가 뒷열차에 무전을 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기관차의 무전기가 거의 대부분이 사람의 말소리보다는 잡음이 더 크므로 재수가 좋아야 겠죠. 이번에는 앞열차들이 화물열차 뒷열차가 특급열차라는 아주 최악의 운행을 함으로서 사고를 더 키웠습니다. 그동안은 앞뒤 모두 같은 속도로 달리는 열차를 운행함으로서 금방 뒤의 열차가 앞열차를 추돌할 여유도 없었으니까요. 차라리 잘된겁니다. 이런 사고때문에 더큰 사고를 막을수 있으니까요. 사고의 주 책임을 단순하게 기관사와 사령간의 의사소통 불량으로 보는데...전혀 동의할수 없고요 전방주시소홀도,주인장의 일본여행기'를 읽다보면 유치창닦이가 고장이 났기때문에 서행운전하는 열차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그래도 120키로가 넘게 운행을 합니다. 안전하게 운행하려면 당장에 뒤의 열차가 지장을 받거니와 손님도 참지 못하므로 될되로 되라는 식으로 폭우건 안개건 그냥 달립니다. 일본은 기관사의 재량이 실질적이지만 한국은 기관사의 재량이 거의 없다시피한데.. 왠 전도주시소홀? 객관적으로 당시의 상황을 재현할때까지는 경찰도 함부러 그런말 하면 안되죠. 가끔 사람이 죽는 사고때문에 경찰에서 전도주시소홀로이라며 자기들끼리 별의별 장비 동원해서 측정하고는 본전도 못건지는 예가 흔해서,억지로 기관사를 과실로 엮으려면 모를까 재판과정에서 기각될 확률이 많아서 그다지 언급할 값어치도 못느낍니다. 암튼 이번일로 많은 기관사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가장 안전한 방법을 택한 기관사에게 청장까지 나서서 망언을 해댑니다. 운수와 운전의 사이가 매우 나쁘고 실제적인 힘에선 운수가 힘이 좋다보니 또 기관사를 상대로 죽일놈 만드는데 이번에는 쉽지 않을겁니다. 객관적인 증거도 있고 또 그동안의 사령과 역에서 관행처럼 해온 같은종류의 사고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