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연기
《분 석 경》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사왓티에서 제따 숲의 아나타삔디까 원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2. 거기서 세존께서는 “비구들이여.”라고 비구들을 부르셨다. “세존이시여.”라고 비구들은 세존께 응답했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3. “비구들이여, 그대들에게 연기(緣起)를 분석하리라. 이제 그것을 들어라. 듣고 마음에 잘 새겨라. 나는 설할 것이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비구들은 세존께 응답했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연기인가?
비구들이여, 무명을 조건으로 의도적 행위들[行]이, 의도적 행위들을 조건으로 알음알이[識]가, 알음알이를 조건으로 정신ㆍ물질[名色]이, 정신ㆍ물질을 조건으로 여섯 감각장소[六入]가, 여섯 감각장소를 조건으로 감각접촉[觸]이,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느낌[受]이, 느낌을 조건으로 갈애[愛]가, 갈애를 조건으로 취착[取]이, 취착을 조건으로 존재[有]가, 존재를 조건으로 태어남[生]이, 태어남을 조건으로 늙음ㆍ죽음[老死]과 근심ㆍ탄식ㆍ육체적 고통ㆍ정신적 고통ㆍ절망[憂悲苦惱]이 발생한다.
이와 같이 전체 괴로움의 무더기[苦蘊]가 발생한다.
4.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늙음[老]인가?
이런저런 중생들의 무리 가운데서 이런저런 중생들의 늙음, 노쇠함, 부서진 [치아], 희어진 [머리털], 주름진 피부, 수명의 감소, 감각기능[根]의 쇠퇴―이를 일러 늙음이라 한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죽음[死]인가?]
이런저런 중생들의 무리로부터 이런저런 중생들의 종말, 제거됨, 부서짐, 사라짐, 사망, 죽음, 서거, 오온의 부서짐, 시체를 안치함, 생명기능[命根]의 끊어짐―이를 일러 죽음이라 한다.
이것이 늙음이고 이것이 죽음이다.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늙음ㆍ죽음이라 한다.”
5.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태어남[生]인가?
이런저런 중생들의 무리로부터 이런저런 중생들의 태어남, 출생, 도래함, 생김, 탄생, 오온의 나타남, 감각장소[處]를 획득함―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태어남이라 한다.”
6.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존재[有]인가?
비구들이여, 세 가지 존재가 있나니 욕계의 존재, 색계의 존재, 무색계의 존재이다.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존재라 한다.”
7.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취착[取]인가?
비구들이여, 네 가지 취착[四取]이 있나니 감각적 욕망에 대한 취착, 견해에 대한 취착, 계율과 의례의식에 대한 취착, 자아의 교리에 대한 취착이다.―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취착이라 한다.”
8.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갈애[愛]인가?
비구들이여, 여섯 가지 갈애의 무리[六愛身]가 있나니 형색[色]에 대한 갈애, 소리[聲]에 대한 갈애, 냄새[香]에 대한 갈애, 맛[味]에 대한 갈애, 감촉[觸]에 대한 갈애, 법[法]에 대한 갈애이다.―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갈애라 한다.”
9.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느낌[受]인가?
비구들이여, 여섯 가지 느낌의 무리가 있나니 눈[眼]의 감각접촉에서 생긴 느낌, 귀[耳]의 감각접촉에서 생긴 느낌, 코[鼻]의 감각접촉에서 생긴 느낌, 혀[舌]의 감각접촉에서 생긴 느낌, 몸[身]의 감각접촉에서 생긴 느낌, 마노[意]의 감각접촉에서 생긴 느낌이다.―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느낌이라 한다.”
10.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감각접촉[觸]인가?
비구들이여, 여섯 가지 감각접촉의 무리가 있나니 형색에 대한 감각접촉, 소리에 대한 감각접촉, 냄새에 대한 감각접촉, 맛에 대한 감각접촉, 감촉에 대한 감각접촉, 법에 대한 감각접촉이다.―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감각접촉이라 한다.”
11.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여섯 감각장소[六入]인가?
눈의 감각장소, 귀의 감각장소, 코의 감각장소, 혀의 감각장소, 몸의 감각장소, 마노의 감각장소이다.―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여섯 감각장소라 한다.”
12.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정신ㆍ물질[名色]인가?
느낌, 인식, 의도(cetanā), 감각접촉, 마음에 잡도리함(주의)―이를 일러 정신[名]이라 한다. 그리고 네 가지 근본물질[四大: 지수화풍地水火風]과 네 가지 근본물질에서 파생된 물질―이를 일러 물질[色]이라 한다. 이것이 정신이고 이것이 물질이다.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정신ㆍ물질이라 한다.”
13.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알음알이[識]인가?
비구들이여, 여섯 가지 알음알이의 무리가 있나니 눈의 알음알이[眼識], 귀의 알음알이[耳識], 코의 알음알이[鼻識], 혀의 알음알이[舌識], 몸의 알음알이[身識], 마노의 알음알이[意識]이다.―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알음알이라 한다.”
14.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의도적 행위들[行]인가?
비구들이여, 세 가지 의도적 행위들이 있나니 몸[身]의 의도적 행위, 말[口]의 의도적 행위, 마음[意]의 의도적 행위이다.―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의도적 행위들이라 한다.”
15.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무명(無明)인가?
비구들이여, 괴로움[苦]에 대한 무지, 괴로움의 일어남[集]에 대한 무지, 괴로움의 소멸[滅]에 대한 무지,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는 도닦음[道]에 대한 무지이다.―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무명이라 한다.”
16.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무명을 조건으로 의도적 행위들이, 의도적 행위들을 조건으로 알음알이가, 알음알이를 조건으로 정신ㆍ물질이, 정신ㆍ물질을 조건으로 여섯 감각장소가, 여섯 감각장소를 조건으로 감각접촉이,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느낌이, 느낌을 조건으로 갈애가, 갈애를 조건으로 취착이, 취착을 조건으로 존재가, 존재를 조건으로 태어남이, 태어남을 조건으로 늙음ㆍ죽음과 근심ㆍ탄식ㆍ육체적 고통ㆍ정신적 고통ㆍ절망이 발생한다. 이와 같이 전체 괴로움의 무더기[苦蘊]가 발생한다.
그러나 무명이 남김없이 빛바래어 소멸하기 때문에 의도적 행위들이 소멸하고, 의도적 행위들이 소멸하기 때문에 알음알이가 소멸하고, 알음알이가 소멸하기 때문에 정신ㆍ물질이 소멸하고, 정신ㆍ물질이 소멸하기 때문에 여섯 감각장소가 소멸하고, 여섯 감각장소가 소멸하기 때문에 감각접촉이 소멸하고, 감각접촉이 소멸하기 때문에 느낌이 소멸하고, 느낌이 소멸하기 때문에 갈애가 소멸하고, 갈애가 소멸하기 때문에 취착이 소멸하고, 취착이 소멸하기 때문에 존재가 소멸하고, 존재가 소멸하기 때문에 태어남이 소멸하고, 태어남이 소멸하기 때문에 늙음ㆍ죽음과 근심ㆍ탄식ㆍ육체적 고통ㆍ정신적 고통ㆍ절망이 소멸한다. 이와 같이 전체 괴로움의 무더기[苦蘊]가 소멸한다.” (『분석 경』. 상윳따니까야 2권,각묵스님, 200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