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나가르
먼저 노란 단풍 숲과 설산에 둘러싸인 나가르 마을을 탐방한다. 눈부신 가을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노란 포플러 단풍잎과 아름다운 산이 어우러진 경치는 가히 이곳이 전설 속의 낙원 샹그릴라가 아닌가 생각될 정도이다. 길고 험한 여정에 지친 나그네의 피로가 일순 잊혀지는 기분이다. 소를 이용해 밭을 가는 어린 농부와 물을 긷는 아가씨들, 골목에서 뛰노는 아이들, 모든 것이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또 이스탓 계곡에서 배를 타고 굴미트까지 가는 길 또한 강물과 산이 어울려 만들어내는 경치가 기막히다. 굴미트에서는 작은 초등학교에 들러 학생들의 공부하는 모습을 보았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다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여기서 만나는 아이들의 그 순진무구한 미소는 정말 천사와도 같다. 열악한 환경의 교실에서 몽당 연필에 침을 묻혀 가면서 공부했던 우리 어릴 적 모습이 오버랩되기도 한다. 우리는 미리 준비해 간 약간의 학용품과 과자를 전달하고, 아이들과 잠깐의 시간을 함께 한 후 아쉽게 작별한다. 시장이나 마을에 들러 신기한 모습으로 이곳 저곳 둘러보며 사진을 담는 우리들의 모습이 어떤 때는 현지인들의 구경거리가 되기도 한다. 대부분이 무슬림인 이 나라 사람들은 여인들의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데, 특히 우리 일행 중의 여성들이 자유로운 복장으로 큰 카메라를 들고 거침없이 활보하는 모습이 그들에게는 참 신기하게 보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