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서의 토크콘서트] '하얀나비'의 김정호를 말한다
'33과 1/3' 속도로 회전하는 음반에 담긴,
김정호의 삶 '33과 3분의1'
가장 한국적인 포크를 구사했던 singer-song writer 김정호.
70년대 '이름 모를 소녀' '작은 새' 등을 발표하며 통기타 대열의 선두에 섰던 그.
당시 '김정호 노래 코드로 기타를 배우지 않은 사람이 없다'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였다.
활동 기간 내내 투병생활을 반복했지만 노래만큼은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아름다웠던 그.
우리 곁을 떠나지 27년,
김정호의 삶과 음악은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로 남아 있을까.
지금, 아름다운 노래에 담긴 그의 진실했던 삶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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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 2012년 7월 14일(토) 오후 5시부터.
장소 : 성대앞 '뮤직클럽 We (02-3663-1728)'
노래손님 : 윤승태, 백창우, 석명환 그리고 김정호 팬카페 친구들.
이야기손님 : 현장에서 초대.
진행 :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기획 : 김용준 (뮤직클럽 We 대표)
\30, 000 (식사 및 주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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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l 박성서의 토크콘서트-'하얀나비'의 김정호를 말한다]
【1】프롤로그 l 김정호, 그 33과 1/3의 삶과 만나다
서편제의 큰 줄기이자 창작판소리의 창시자로 일컬어지던 월북소리꾼, 박동실 선생이 바로 그의 외할아버지다.
월북으로 인해 그의 존재는 판소리사에서 한때 묻혀져 있었지만
박동실은 명창 김소희와 박송희 등을 키워냈던 인물로
김정호의 어머니인 박숙자 여사와 함께 '아성극단'을 만들어 만주나 상해 등지로 공연을 다니기도 했던 '명인'이었다.
그러나 어머니 박숙자 여사는 아들 정호가 6살 때 집안에 있던 국악기를 모두 내다 버렸다.
심지어는 가야금 줄까지 모두 끊어버렸다.
그 힘들고 고된 악극단 생활을 자식에게 까지 물려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호는 운명처럼 '금지된 길'을 걷는다.
그리고 삶의 전부를 걸어 음악에 몰입했다.
【2】김정호 시대별 음악 이야기 l '내 영혼의 산소를 노래 속에 불사르고'
'이름모를 소녀' '하얀 나비' '사랑의 진실' '잊으리라' '꽃잎' '푸른 하늘 아래로' '보고 싶은 마음'...
'고독한 여자의 미소는 슬퍼' '님' 등을 발표하며 한국적 포크를 지향했던 김정호.
통기타를 맨 채 지그시 눈을 감고 꿈꾸듯이 노래하는 그의 독특한 모습.
왜 동료, 선후배들은 그를 '천재'라고 기억하는가.
【3】에필로그 l 김정호와의 인터뷰, 그리고 그가 남긴 것들...
'꽹배기(꽹과리)소리에 미쳐 삽니다.'
-그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생활을 이 한마디로 압축해 표현했다.
때문에 그 무렵 뜻 맞는 친구들과 사물놀이 패를 조직하기도 했고 또 항시 꽹과리를 들고 다녔다.
병이 악화돼 병원에 다시 실려 갈 때도 꽹과리를 병실에 까지 들고 들어가 담당의사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우리만의 것, 우리만의 맛, 우리만의 흥',
자신의 남은 열정을 모두 국악에 바치겠다고 밝히던 김정호.
오늘 문득 그가 그립다.
'가장 한국적인 포크를 구사하던 싱어 송 라이터' 김정호 음악의 재발견, 그리고 재평가.
하남석 (가수)
정호가 떠난 후 그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표현한 노래가 '임의 초상'입니다.
또한 이보다 먼저인 82년도에 안건마 선생님이 '무지개'란 가사를 건네줘 제가 곡을 붙여 발표했죠.
이 노래의 주제가 정호예요.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았을 그 무렵 그를 위해 함께 만들었던 곡이죠.
정호는 항상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늘 추구했어요.
한때 Dire Straits 음악에 심취했을 때 탁탁 끊는 창법에 매력을 느끼고 만든 노래가 '세월 그것은 바람'이었죠.
고영수 (방송인)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얼마 뒤 '용호(김정호 본명)'를 동네 길목에서 마주쳤는데
그때 용호가 줄 끊어진 기타를 철사줄로 묶어 노래하던 모습이 아직도 선합니다. 바로 이 자리였어요.
내가 '사철바람'을 취입하기 위해 연습할 때도 용호가 도와줬지요.
이필원 (가수)
마지막 음반 타이틀이 'Life'예요.
정호가 음반 디자인을 해달라고 해서 만들게 되었지요.
이 재킷 앞뒤 사진은 한강변을 걷다 찍은 거예요.
이 'Life' 음반이 하필 정호의 유작 될 줄이야...
이상기 (매니저)
정호를 생각하면 눈물부터 나요.
매니저를 맡고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일이 대마초를 못 피우게 하는 것이었는데 결국 말리지 못했어요.
정호가 타계한 뒤 만든 추모음반이 '사랑의 앨범'입니다.
강은철, 김범룡, 김수희, 김학래, 김현식, 서수남 하청일, 송창식, 신형원, 윤승태, 윤시내, 전영록, 한마음, 홍민 등
당시 인기 있던 가수들이 거의 자발적으로 참여했지요.
윤승태 (가수)
아마 정호가 이어폰을 낀 최초의 사람이었을 거예요.
자기 소리를 자기가 듣고 모니터하는, 음악적으로 보면 누구보다 한 수위였지요.
정호가 만들다 만, 그러나 깊게 와 닿는 노래 중에 이런 노래가 있어요.
달달 무슨 달 내 맘 같이 둥근 달
수줍은 그 모습이 어찌 그리도 고우냐
에헤야 얼라리어 네가 좋으면 나도 간다
떠나간 님 임 생각에 하루해가 지누나.
산산 무슨 산 뫼 끝 같이 높은 산
우뚝 솟은 그 모습이 어찌 그리도 장하냐
에헤헤 얼라리어 네가 좋으면 나도 간다
떠나간 님 임 생각에 하루해가 지누나...
최헌 (방송작가)
무교동 '꽃잎' 당시 보통 30분 정도 단위로 가수들이 올라 20분 정도 무대에서 노래하려면 여섯, 일곱 곡 불러야 하는데
김정호씨는 몸이 안 좋은 날은 서너 곡만 불렀어요.
직접 기타를 치려니 힘이 들어 반주 테잎을 레코드사에서 떠와서 릴 녹음기에 걸고 세 곡 정도했지요.
그러니까 다른 가수들도 MR을 걸고 노래하는 게 그무렵 잠시 유행하기도 했죠.
기타로 한 곡 정도 한 뒤 사인을 주면 제가 뮤직박스에서 릴을 틀어주고...
한 곡하고 나면 잠시 멈춰야 했어요.
그사이 기침도 좀 해야 하고... 연달아 노래하기 힘들었으니까...
백창우 (싱어송라이터)
정호형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은 날 밤, 견딜 수 없어 만든 노래가 '겨울새'입니다.
이 노래는 그로부터 몇 년 뒤인 91년도에 안치환이 불렀지요.
안치환이 불렀기 때문에 모두들 이 노래를 김광석을 추모하는 노래라고 지레 생각해요.
실제로 김광석 추모음반에도 실리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 노래는 정호형을 생각하며 만든 노래였습니다.
함동규 (대동중학교 후배)
응암동 집에 놀러 가면 항상 방이 깨끗했어요. 어지럽혀진 것을 못 봤을 정도로 성격이 깔끔한 편이죠.
늘 기타를 옆에 끼고 놀았어요.
노래를 부르고 곡도 만들었지만 처음엔 가수가 되겠다는 꿈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유독 쉬운 코드를 사용해 노래하면서 때때로 '나는 목소리가 안 좋아서...'라고 말하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문세정 (공연기획자)
'하얀 나비'를 취입한 뒤 왠지 양이 안 찬다며 몹시 아쉬워했어요.
그래서 결국 안건마씨와 상의한 끝에 예그린합창단을 찾아가서 현혜미씨에게 백 코러스를 부탁했어요.
안건마씨 부인이기도 했죠.
그렇게 녹음을 마친 뒤 그때서야 아주 만족스러워 하더군요.
그렇게 해서 '하얀나비'라는 명곡이 탄생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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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서의 토크 콘서트-'하얀 나비' 김정호를 말한다'
그 김정호 삶과 음악의 재발견 & 재평가.
더 늦기 전에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될 작업이기에
올해 김정호 탄생 60주년, 그리고 김정호팬카페 10주년을 맞아
그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그가 남긴 노래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봅니다.
아울러 백창우의 김정호 추모곡 '겨울새', 석명환이 부르는 하남석의 '임의 초상',
그리고 윤승태가 들려주는 김정호 미발표곡 '인생가'에 이어 미발표 추모곡까지
김정호님에 대한 그리움을 재현,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2012년 7월,
대중음악평론가 박성서 배상.
첫댓글고 넘 뜻깊고 의미있는일..안그려도 가고파서 일할녀석 수배 드갑니다 꼭 갈수 있기를..
나도 일정을 잡았는데..제발 급한 호출이 없기를...
햐박성서님 글 대단하시다아김정호의 모든 것
그쵸? 오실 수 있으신지요..........ㅎㅎ
시간이 되면 참석 하겠습니다^^
음악평론가 이자 팝저널리스트 박성서님 모두들 수고하였습니다... 이글을 읽는 순간에도 감동입니다.... 스토리텔리킹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