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새벽까지 장사를 하고 다른 날이라면 막 잠이 들 시간에 일어나 아침 9시 30분 버스를 타고 부안으로 갔다.
훈장님으로부터 변산반도 나들이를 겸한 정모가 있으니 참석하라는 지령(?)이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원로회원이기는 하지만 한번도 정모에 참석한 적이 없어 궁금했는데 서울도 대전도 아닌 부안에서의 정모라니
절호의 기회였다.
일정표를 보니 채석강이며 해안도로를 몇십분씩 걷는 걸로 되어있기에 겁을 단단히 먹고 중무장을 했는데...
굽 낮은 운동화로 그렇잖아도 두리뭉실한 몸이 더욱 짧아 보일 것을 염려한 나는 전날 목욕탕에서
눈이 벌개지도록 몸을 만들었다.
자그만치 세 시간을 뛰어서 겨우 오십킬로 그램대로 진입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손님들이 왜 그렇게 눈이 충혈됐냐고 물었을 만큼 토끼눈이었는데 아침이 되자 다행히 말짱해져서
그나마 한 가지 걱정은 덜었다^^)
세 시간을 물 속에서 뛰고 걸어 혹사시키고 머리의 물기까지 완전히 말린 다음 잰 몸무게가 59.25였으니
들어갈 때에 비하면 1킬로 가까이 빠진 쾌거를 이룬 것이다.
발목을 다친 와중에도 좀처럼 포기할 수 없었던 굽높은 신발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운동화에 바지 차림으로
집을 나선 나는 도착한 부안터미널의 화장실에서 삽으로 퍼내도 될 만큼의 화장품을 얼굴에 쳐발랐다.
이제 막 탄력을 받은 봄볕에 그을릴까봐서 일본 가부키 배우 수준의 화장을 한 것이다.
두껍게 바른 화장품 때문에 500그램정도는 더 나가지 않았을까 싶다.
부안 터미널에서 곰소 가는 버스를 갈아 타려다가 혹시나 싶어 훈장님께 전화를 했더니 창원에서 오시는
공쌤님의 차를 타고 오란다.
얼씨구나, 룰루라라.
<시니어즈 클럽>이라는 웹 사이트를 운영하는 공쌤님은 학무님과의 인터뷰도 할 겸 그 먼길을 달려오신 것이다.
곰소의 횟집 <일번가>에서 여러 회원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회포를 풀었다.
정모 참석이 처음인 내게는 대부분의 회원님들이 초면이라 낯설었을 수도 있는데 다행히 바람새에서 알고
지낸 분들이 더러 계셔서 친구네 집처럼 푸근했다.
게다가 직선거리 오십미터도 되지않는 곳에 사시는 오솔내음님을 만난 것도 행운이었다.
덕분에 편하게 내려올 수 있었으니 말이다.
집에 도착해서 대충 씻고 출근했다.
잠을 거의 못자다시피 하고 하루종일 휘젓고 다녔으니 그대로 발 뻗고싶었지만 내 팔자가 어디 그리 편한가.
가게에 오신 손님들께 사월과 오월의 백순진님과 사진도 찍고 잘 놀다 왔다며 열심히 떠벌이는데 <설마?>하는
반응이나 눈치가 보이면 여지없이 카메라를 코앞에 들이대기까지하는 모션을 취하느라 노곤한 몸이 더욱 녹초가 됐다.
ㅎㅎ
정말 영화처럼 (THE LONGEST DAY)였으면서 또 우리말 제목인 <사상 최대의 작전>이었던 셈이다.
어제 <내 생애 가장 길었던 하루>의 기록을 보시라.
세 시간 땀 뺀 <사상최대의 작전>의 성공으로 알맞게 핼쑥해진 얼굴이라 사진발은 잘 받는 것 같다.
엊그제 노점상에서 산 니트도 제법 어울리고 말이다.
비록 소주 몇 잔에 막걸리 두 잔까지 걸쳐 알딸딸한 상태이긴 하지만...ㅎㅎ
(사진 올리느라 오백그람 정도 더 빠진 것 같네요.
뭐가 문제인지, 지웠다가 또 올리고 내렸다가 또 올리고...수정 버튼만 오십번 넘게 눌러 대충 해결하고 나갑니다.
납작하게 눕혀드린 오솔내음님. 청비님 죄송합니다.
어제 힘드셨으니 제가 편하게 눕혀드린 걸로 생각하십시오^^
낑낑. ㅠㅠ)
첫댓글 여전히 소녀! 앞으로도 쭈욱~~ ^^
어째 계속 속없으라고 놀리는 것 같다는...ㅎㅎ
에구피곤하실텐데 벌써 이렇게 사진과 함께 후기를 다 올리셨네요. 곰소로 오라는 지령() 덕분에 코구멍에 봄바람도 넣고 거운 하루되었지요 환하게 웃는 나팔님의 모습 보니 제 마음도 덩아 봄햇살처럼 환해졌던 어제 하루였습니다. 아픈 허리도 빨리 낫고 늘 건강하시길요.
앞으로도 종종 이런 지령 내려주시길... 덕분에 황홀한 봄나들였답니다^^
몆번 뵈었지만 오랫동안 만나온분처럼 친근함은 아마도 남다른 미모! 넘 반가웠습니다 그래도 가시는길 동반자계셔서 안심했다는~~
그새 여러번 만남이 있었는데도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지못해 친해질 기회가 없었네요. 하지만 늘 고운 모습과 목소리 기억하고 있답니다^^
에고 했어라..오래오래..아셨죠
아름답고 밝으신 모습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셔요
마담올리브님이 반겨주셔서 더욱 즐거웠답니다. 겨우 두번째지만 어쩜 그렇게 사람을 편하게 해주시는지. ㅎㅎ
사진과 글을 읽으면서 나팔님의 마음과 미모가 소녀 같다는 생각이 들었구요,..의 첫 기록 사진으로 겨우 궁금증을 조금 덜고 갑니다.
참석치 몬해 아쉽고 궁금하던 차에 올려주신
감솨
할머니라는 소리를 들어도 쌀 판에 소녀라니 놀림을 받는 것같지만 그래도 해주신 말씀을 액면 그대로 믿으렵니다. ㅎㅎ
광주의 처자들...ㅎㅎ 반가웠습니다.
네, 이제 좀 피로는 풀리셨는지요? 어제 반가웠습니다.
나팔꽃 피부 인증샷 정말 좋으네요. 나이를 워디로 잡수셨는지....당췌 ㅋㅋㅋ 아프로 쭈욱 건강하십시요..
음...역시 화장발이 대세군요. 제가 눕혔다가 이제야 겨우 일으켜 세웠네요. ㅎㅎ
나팔
어제 너무 반가웠던 지당님 포함 오솔내음님등 호남지방친구들 정말 고마웠어요..
많은 사오모친구들이 나팔
네이버에서는 사진 잘올리는데 다음 카페에서는 힘들더라고요. 새벽에 스트레스 받아가며 엄청 고생했는데요. 바이올렛님 덕분에 해결했네요. 덕분에 두 분 드디어 일으켜 세웠으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ㅎㅎ
가끔 뵙는데 정말 대화를 나눠본적은 거의 없는거 같네요~~
암튼 방가웠어요~~^^
다음에는 허심탄회한 이야기 나눌 수 있겠죠? ㅎㅎ
그럼요^^
나팔
참석하지 못한 원죄(
간접경험(
그날 참석해 뵈었으면 더욱 반갑고, 행복했을텐데...
암튼 반갑습니다.
담엔 꼭 참석하겠다고 다짐하며...
어쩌다보니 아직 허향님을 뵙지못했네요. 안타까워요. ㅎㅎ
제가 조금만 빨랐어요 나팔꽃님하고 버스를 같이 탈뻔했네요.. 전 강남에서 10시 버스 탔는데. 뵈서 반가웠어요..
앞으로 버스 탈 때는 서로 시간 맞춰 터미널에서 보게요. ㅎㅎ
왜 제 모습이 이토록 처량하게 보일까요? 언제 찍으셨죠!! 나팔꽃님과 내려오면서 나눈 음악이야기는 너무 유익했습니다. 광주에 이렇게 멋진 분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까페 가입한지 열흘 만의 정모 참석이 주는 의미에 대해 저도 따로 적어 보겠습니다.
처량하다고요? 제 눈에는 멋지기만 하구먼요. ㅎㅎ 가로로 눕혔다가 일으켜 세운 지 얼마 안돼서 어지러우신 듯^^
모습만 소녀가아니라 내면은 더 귀엽고 상냥한 소녀가 숨어계셨네요.
제대로 인사는 못드렸지만, 이곳에서 인사드립니다.
'글'너무 잼나게 보았습니다. ~~멋져요*
나이값 못한다는 소리로 들으면 안되겠지요? ㅎㅎ 액면 그대로인 칭찬으로 새겨들으렵니다. 감사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