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47&8 산행동우회 소식지 (제120호)
2015년 03월 24일 발행
제목 제130차 산행모임 — (서울둘레길 제5코스--석수역에서 호암산, 관악산, 사당역까지))
동우 여러분, 지난 한달간 평안하셨는지?
빠르게 흐르는 세월은 벌써 금년 달력도 석장을 넘기고 며칠 후면 4월로 접어들 기세로군요.
계절은 벌써 봄으로 접어들었지만 지난해부터 크게 줄어든 중부지방을 비롯한 강원, 충청지방의 강수량은 기상이변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연평균 강수량에 크게 밑돈다고 하지요. 곳곳의 댐 수위가 역대 가장 낮은 수위로 떨어지고 여기저기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낸다고 하니 농번기를 앞둔 농촌지역의 시름은 커져만 가고, 기상청의 전망에 따르면 4, 5월에도 메마르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된다고 하니 앞으로 이 상태가 수개월간 지속된다면 수도권의 식수대란까지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전문가들의 우려 섞인 예측도 나오고 있는 형국입니다.
지난 3월 첫주의 산행은 예정대로 북한산둘레길 우이동 구간을 3시간 예정으로 걷고 손경준 동우의 차남결혼식에 참석하여 하루를 마감했습니다. 시간이 촉박하여 충분한 산행을 할 수는 없었지만 완만하고 소나무숲이 우거진 오솔길을 걸으며 겨우내 움츠렸던 가슴을 활짝 펴고 상쾌한 산공기를 폐속 깊이 마시는 한때를 보냈으리라 생각됩니다.
다가오는 봄날을 시샘하듯 요 며칠간 차가운 바람이 빙점 아래로 수은주를 끌어내리는 추운 날씨가 몸을 움츠리게 했지만 주말을 맞아 근교산을 오르다보면 채 삼십여분을 걷지 않았는데도 이마에 땀이 흐르고 배낭을 짊어진 잔등은 흥건히 땀에 젖는 포근한 날씨 덕에 산에 오르는 발걸음은 한결 가볍게 느껴지더군요.
이번 4월의 토요산행은 지난 11월 전 구간이 개통된 서울둘레길 157km중 한 지역을 선택하여 걸어볼까 합니다. 개통된 지 얼마 되지 않지만 서울둘레길은 이미 많은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트레킹코스로 인정받고 있다는군요.
개통 3개월만에 157킬로 전구간을 완주한 사람이 1천명을 돌파했다니 시민의 호응도도 대단해 보입니다. 둘레길 안내자료에 따르면 각 코스의 출발점과 도착지점이 23개 지하철역과 연결되어 있어 접근성이나 교통이 편리하다는 이점에 힘입어 갈수록 이용객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울둘레길은 각 코스마다 다양한 매력을 품고 있는데 편안한 트레킹을 원하는 사람은 고덕-일자산코스, 풍부한 신림과 경치를 즐기고 싶은 사람은 수락산-불암산코스를 권하고 있네요.
경치가 수려한 코스로는 용마산-아차산 코스를, 도심 속의 삼림욕을 즐기고 싶다면 관악산 코스와 대모-우면산 코스, 하천변의 색다른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안양천 코스, 코스 내의 다양한 경관을 즐기고 싶다면 북한산 코스와 봉산-앵봉산 코스를 걸어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있군요.
이번에 우리가 선정한 코스는 이중에 제5코스인 관악산 구역의 관악산과 삼성산 산자락을 연결한 코스로 석수역에서 출발하여 호암산, 관악산을 거쳐 사당역까지 걸어볼까 합니다. 이곳은 산지구간인 동시에 역사문화 유적이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어 볼거리 또한 풍부한 곳입니다.
우리가 자주 올랐던 관악산과 삼성산이라 오솔길 샛길까지 훤히 알고 있으니 굳이 긴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동우 여러분들이 잘 아실 터, 서울의 명산인 삼성산, 관악산을 거쳐 걸으면서 서울의 아름다운 산림환경을 되짚어 보고 수려한 자연경관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리라 믿습니다.
석수역을 출발하여 산림욕장을 따라 조금 걸으면 눈앞에 펼쳐지는 유명한 사찰이 바로 호압사(虎壓寺)입니다. 이 절은 대한불교조계종 직할 교구 본사인 조계사의 말사(末寺)로 1407년(태종7) 왕명으로 창건되었다고 하지요. 당시 삼성산의 산세가 흡사 호랑이 형국을 하고 있어서 과천과 한양에 호환(虎患)이 많다는 유명 점술가의 말에 이 거친 산세를 누르기 위해 창건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사찰의 명칭으로는 이 외에 호갑사(虎岬寺) 또는 호암사(虎巖寺)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어서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천주교 삼성산(三聖山) 성지. 이 성지는 1839년 기해박해 때 새남터에서 순교한 성 앵베로주교, 성 모방신부와 성 샤스탕신부의 유해가 안장되었던 교회 사적지이지요. 삼성산을 여러 번 다녔어도 이곳은 스쳐 지난 일이 없기에 이번 둘레길 탐방 때는 꼭 들러볼까 합니다.
본래 삼성산(三聖山)이란 명칭은 고려말의 명승 나옹-무약-지공 등이 수도한 곳이라는 데서 유래되었다지요. 또 일설에는 신라 문무왕 때 원효, 의상, 윤필 세 고승이 이곳에 작은 암자를 짓고 수도에 정진한 곳이라 하여 삼성산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도 하네요. 그런데 묘하게도 이곳에 천주교 성직자였던 세 명의 성인 선교사 유해가 안장되었고 1970년대 이후 천주교 내에서는 삼성산을 가리켜 세 명의 성인이 안장된 성지로 설명하는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제 고개를 들어 우측을 바라보면 시야를 압도하는 수려한 모습의 관악산이 위용을 드러냅니다. 높이 629m, 산 정상부는 바위로 이루어져 있고 그 모습이 갓을 쓰고 있는 모습을 닮아 관악산(冠岳山)이라 부르게 되었답니다. 관악산은 정상부뿐 아니라 각 능선마다 큰 바위들이 많고 이들 큰 바위봉우리가 연결되어 웅장한 산세를 이루고 있지요.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여 걷다보면 관악산공원관리소와 서울대정문이 나타나고 여기서 약 2킬로를 걸으면 낙성대가 나타납니다. 낙성대는 고려시대 명재상이었던 강감찬이 태어난 곳으로 성역화하고 공원으로 조성하여 시민에게 개방하고 있다지만 우리는 관악산을 여러 차례 다니면서도 낙성대는 가본 일이 없지요. 이번 트레킹에는 이곳도 들러볼까 합니다. 참고로 이곳이 낙성대(落星垈)라 불리는 연유는 강감찬이 태어날 때 하늘에서 별이 떨어졌다 하여 이 생가터를 낙성대로 불렀다고 하네요.
낙성대를 지나 다시 3.9킬로를 걸으면 관음사를 거쳐 사당역에 이르는 총 12.7킬로미터의 예정된 산행코스를 마치고 이곳에서 적당한 음식점을 잡아 뒤풀이를 가질 계획입니다. 그러나 당일의 참석자 컨디션을 고려하여 다소 힘에 부친다면 예정코스를 조정할 수도 있으니 너무 먼 거리라고 미리 겁먹지 말로 많은 참석 바립니다.
4월산행 예정코스 안내—석수역 1번출구—산림욕장—호압사—천주교삼성산성지—약수암—관악산공원관리사무소—서울대정문—낙성대—관음사—사당역
제 129차 산행 참석자 : 안승식, 이영구, 임형복, 전종옥, 한기백, 황교갑, 황교섭, 황순호.
회비 지출 내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