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노인회관 장수 식당에 같은 원룸에 있는 선배와 같이 갔다.
식사를 잘 안하시는 것 같아 항상 걱정이었다.
가을에 나를 위해 홍시와 밤을 많이도 갖다 주셨다. 같이 밤을 주우러 간 적도 있다.
마음이 따뜻한 분이다.
대기업 건설사에 간부로 계시다가 퇴직을 하셨다.
해외로 주로 다니셨는데 아내가 바람이 나서 도망을 갔다.
퇴직을 하시고 홀로 사시다가, 돈 밝히는 여자를 만나 많은 돈을 갈취 당하셨다.
술을 마시다가 신장이 나빠져서 3년 전부터 신장 투석을 하신다.
그런데 술은 드셔야 한다. 벌써 3년 째 매일 드시지만 아직 건재 하시다.
문제는 노인회관 식당은 술을 가지고 들어가지 못한다.
그래서 식당에 가면서, 편의점에 들러, 소주 한병 물 한병을 사서, 물을 버리고 소주를 넣어서 갔다.
다행이다. 식사도 잘 하시고 술도 잘 드시고.
나는 홀로 되어 술 마시는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형님이 마시는 술의 의미는, 오로지 외로움 뿐만아니다.
분노의 술도 아니고, 애증의 술도 아니다.
다만 죽고 싶을 뿐인 술이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약간의 취기와 함께 세상에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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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