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4년 만에 리턴매치 대격돌
직후 여론조사 '프럼프 승리' 67%
민주당 안팎 '늦기 전에 대타 찾아야'
바이든 '우리가 잘해' 사퇴론 일축
대통령 선거 TV토론은 대개 '소문난 잔치'다.
도입 초기엔 결정적이었으나 최근엔 제한적이 됐다.
익숙한 포맷이 됨녀서 후보들이 엇비슷한 평가를 받곤 했다.
27일 에틀랜타에서 CNN 주최로 열린 첫 TV 토론은 달랐다.
완벽한 승자와 오나벽한 패자를 낳았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78) 전 대통령이 전자라면 민주당의 조 바이든(82) 대통령이 후자였다.
트럼프는 야금야금 후벼왔고 바이든은 어쩔쭐 몰라 하며 벌거했다.
트럼프의 어조엔 여유가 늒졌지만, 바이든의 쉰 목소리엔 힘이없었다.
2016년 대선 토론 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정밀 타격'에 허둥지둥하고 2020년 대선 때
바이든의 발언 중 끼어 들어가 진흙탕 싸움으로 몰아갔던 트럼프는 이날 없었다.
4년 전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듯 비교적 차분하게 주장을 펴는 등 한결 노련해진 모습이었다.
여전히 사실과 다른 주장을 했지만 타격은 크지 않았다.
반면 '변칙왕' 트럼프에 '모범생' 바이든은 허를 찔린 듯 시정 힘겹게 싸우고는 영상이었다.
낙태권 이슈 등 자신에 유리한 주제에서도 힘을 내지 못했다.
잦은 기침과 말 더듬, 생각의 흐름을 잃은 듯한 표정을 내보였다.
이 때문에 '고령' 이슈만 부각됐다.
버락 옴바의 선거전략가였던 데이비드 플러그는 '줄이(네 살이 아닌) 30살은 차이나 보였다'며
'데프콘 1(동원령이 선포된 전시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 CNN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누가 토론에서 이겼느냐'는 질문에 트럼프를 꼽은 응답자가 67%로
바이든을 꼽은 응답자(33%)에 비해 두 배 많았다.
민죽당은 패닉에 빠졌다.
후보교체론까지 나온다.
4년 전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출마했던 대만계 기업인 앤드루 양은 소셜미디어 X에 '민주당은 너무 늦기
전에 다른 사람을 (대선 후보로) 지명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번 토론은) 바이든에게 '재냔'이라며 '새로운 대통령 후보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기부자인 마크 부엘은 '바이든이 대통령 후보가 되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인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다른 사람으로 교체할 시간이 있느냐'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민주당의 베테랑 전략가 발언을 인용해 '바이든에게 물러나라는 요구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든은 교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토론 이후 취재진과 만나 '감기와 싸우고 있다.
목이 아프다'며 '우리가 잘했다'고 말했다.
'사퇴하라는 요구가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역시 토론 뒤 '(바이든이) 시작은 늦었지만, 마무리는 강했다'고 답했다.
영국 BBC방송은 '바이든이 물러난다 해도 바이든을 대신할사람이 누구인가란 또 다른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첫 TV 토론의 참패로 바이든과 민주당이 궁지에 몰렸다. 애틀랜타=김형구.강태화 특파원
시작부터 목 잠긴 82세 바이든...네 살 어린 트럼프입가엔 미소가 번졌다
90분 설전, 악수조차 안하고 시작
바이든, 종이에 연신 무언가 적어
트럼프가 사망한 장남 언급하자
'당신이 멍청이이자 패배자' 욕설
'최악(worst)','거짓말쟁이(liar), '멍청이(sucker),'패배자(looser)'
27일 오후 9시부터 90분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CNN스튜디오에서 열린 첫 TV토론에 나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서로를 이렇게 불렀다.
이날 CNN 스튜디오에 입장한 두 사람은 악수도 나누지 않고 단상에 섰다.
각각 민주당과 고오하당의 상징색인 푸른색과 붉은색 넥타이 차림이었다.
첫 번째 질문은 1주일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토론을 준비해온 바이든 대통령이 내세우려던 경제 이슈였다.
그러나 다바변이 시작되자마자 취재진이 모인 프레스룸에선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목소리가 이미 완전히 잠겨 있었기 때문이다.
82세로 고령인 바이든의 쉰 목소리를 확인한 네살 어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가엔 미소가 번졌다.
그리고는 즉각 주제를 인플레이션과 중국에 대한 대응 전략 등으로 졸려 바이든 대통령을 몰아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단상위 백지 메모지에 연신 무언가를 적었다.
그 바람에 두 후보를 절반씩 분할해 송출된 TV 화면 속 바이든은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는 트럼프의 호통을 들으며 90분 내내
반성하듯 고개를 숙인 듯한 모습이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메모지와 펜에 손을 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TV에 노출된 트럼프는 꼿꼿하게 정면을 응시하다가 바이든의 어눌한 말이 나올 ㄸ마다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 식이었다.
토론이 이어질수록 바이든의 표정은 어두어졌고, 목소리는 한층 잠겼다.
쩌렁쩌렁한 목소리를유지했던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은 8번에 걸쳐 마른 가래를 삼켰다.
코너에 몰린 바이든은 주장과 논거를 순서와 ㅓㄴ호를 매겨 젯하려 했지만, 이 역시 잘 되지 않았다.
'첫째'로 시작작한 발언은 '둘째','셋째'를 기억하려는 듯 여러 번 중단했고, '첫째'라고 말하고 다음에도 다시 '첫쨰'라고 하는
일도 생겼다.
예상과 달리 트럼프는 토론 내내 침착한 모습이었다.
반면 바이든은 제대 군인에 대한 처우를 문제 삼은 트럼프에 반박하는 중 돌연 '내 아들은 이라크에 파병 갔다가
암 4기 판정을 받고 돌아왔다'며 '내 아들이 패배자나 멍청이가 아니라, 당신(트럼프)이 멍청아이자 패배자'라고 했다.
2015년 뇌암으로 사망한 장남 보 바이든의 사례를 꺼낸 뒤 분을 삭이지 못하고 욕설을 한 것이다.
이에 트럼프는 '그 말은 내가 한 게 아니니, 내게 사과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트럼프는 불리한 주제엔 아예 답변을 회피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는 자신의 약점으로 꼽히는 낙태권과 복지 이슈 그리고 대선 불복 문제가 나올 때마다 '앞에서 못다 한 얘기를 마무리 짓겠다'며 주어진 시간을 자신에게 유리한 답변을 하는 데 썼다.
트럼프의 최대 역점으로 지적되는 '의회 폭동 사건'에 대해선 참다못해 사회자가 '네' 또는 '아니오'로 답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그는 끝까지 분명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핵심 쟁점인 건강 문제가 토론 막판에 배치된 것도 바이든에게 악재가 됐다.
아니 고나련 질문이 나왔을 때 그의 목소리는 이미 완전히 잠겨 있었고, 바이든은 침을 힘들게 삼키고서야
'삼성이 미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도록 설득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시작할 수 있었다.
반면 트럼프는 '나는 두 번이나 (골프) 클럽 챔피언십에서 승리했지만, 그(바이든)은 골프장을 50야드도 못 친다'며
피부에 와닿는 비교를 시도했다.
'골프공'트럼프의 도발에 바이든은 '누가 공을 더 멀리 보내는지 대결해보자.
부통령 떄 내 핸디캡은 6(규정 타수보다 6타 많음)이었다'고 맞섰다.
트럼프는 그러나 '당신의 스윙을 봤는데, 핸디캡 6은 완전히 거짓말'이라고 반박했고, 바이든은 '한때 (헨디켑) 8이었다'고
말을 바꿨다. 애틀랜타=깅태화 특파원
'얇은 목소리로 중얼' 바이든이 꺠졌다'
미국 언론들 '트럼프 승리'평가
NYT 내부평가 '바이든 승리' 0
바이든 '후보 사태 요구 없었다'
27일 열린 TV토론 직후 실시된 여론 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CNN 여론조사에서 '누가 토론에서 이겼느냐'는 질문에 트럼프를 꼽은 응답자는 67%로 바이든을 선택한 응답자(33%)의
두배가 넘었다.
뉴욕타임지(NYT)가 컬럼니스트와 기고자 등 12명을 대상으로 0~5점 척도로 토론 승자 평가를 요청한 결과
'바이든이 이겼다'는 답변은 한 명도 나오자 않았다.
'트럼프 완승'을 의미하는 트럼프 5점이 5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4점 2명, 3점 1명, 2점 1명, 1점 1명이었으며
'동률'이라고 답한 이가 2명이었다.
다른 대부분의 외신들도 이번 TV토론에서 트럼프가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AP통신은 '빙;든 대통령이 쉰 목소리로 자주 더듬으며 기회를 살리지 못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호라기찬 모습으로
초반부터 토론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토론 중 바이든 대통령이 '얇은 목소리로, 중얼거리거나, 가끔 혼란스러워하는 표정'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했다며 '비틀거리는 게 눈에 확연했다'고 전했다.
윌스트리트 저널(WSJ)은 아예 '바이든이 꺠졌다(crash)'는 표현까지 썼다.
매체는 '바이든 대통령 떄문에 민주당이 혼란에 빠졌다'며
'당료들은 바이든이 말을더듬고, 너무 늙었다는 유권자들의 우려를 진화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후보 교체론'까지 나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토론이 시작되자마자 쉴 새없이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바이든을 공개 지지해 온 한 민주당 전략가는 '바이든은 물러나라는 엄청난 요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정당은 이기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했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 역시 '민주당이 바이든 대통령의 흔들리는 (faltering) 모습에 충격을 받고 후보 교체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민주당 후원자는 폴리티코에 '바이든이 역사상 최악의 토론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사퇴하라는 요구가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고CNN은 전했다.
대신 바이든은 '거짓말쟁이와 토론하기는 어렵다'며 트럼프를 비난했다.
반면 트럼프 캠프는 성명을 내고 '오늘 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반 미국인의 삶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지를
분명히 보여주면서 역대 최고의 토론과 승리를 안겼다'고 강조했다. 임선영,박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