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의 열을 내리고 신경통에 좋은 효과를 보이는가 하면, 땀띠 치료 및 기관지 질환 개선에 다이어트까지 여러 가지 효능을 보이는 식물이 있는데 바로 ‘비파’다.
비파는 장미과에 속하는 약재로 일본인들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가정의 약재로 사용해 왔다. 완도지역과 같은 온화한 기후조건에 주로 재배된다. 열매, 씨, 잎 등 모든 부분이 식용으로 사용된다.
이렇게 인체에 좋은 비파로 부농을 꿈꾸는 신지면 대곡리에서 비파농장을 경영하는 김창석(55세)씨.
기자가 찾은 12일, 김씨의 비파농장은 겨우내 시설하우스에서 익어가는 열매에 영양제를 공급하기 위한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김씨는 비파 열매를 이용해 와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슬러지와 목초액, 생선을 발효한 아미노산 등을 혼합해 친환경 액비를 만들어 비파나무에 공급한다.
해충도 계란과 식용유와 물을 적당한 비율로 섞은 친환경 자재만를 사용한다. 즉 화학비료나 제충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건강에도 탁월한 비파를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친환경 농산물이란 뜻이다.
김씨는 “농약을 쓰면 절대 안된다”며 “그래서 하우스에서 재배하는 비파나무에서는 진딧물이 심하고 노지에서 재배하는 나무에서는 나뭇가지와 열매를 갉아먹는 심식충의 피해가 많다”며 “하지만 친환경 자재를 상요하기 때문에 지난해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약 4천㎡(약 1,200평)의 시설하우스와 약 10,600㎡(약 3,200평)의 노지에 비파나무를 재배해 지난해만 6~7천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김 씨는 “타 작물을 일손이 많이 필요해 대부분 인건비와 자잿값으로 많이 소요되지만 비파재배는 일손이 거의 들지 않아 소득 대부분이 순소득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느 작물이나 이런 높은 소득을 올리기 위해서는 대부분 수년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비파는 단기간에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김씨의 말이다.
김씨는 신지가 고향이다. 광주에서 18년 동안 건축 도장일을 하다 도시생활이 지겨워 고향으로 돌아왔다. 도장일을 하다 황칠 도료에 대한 매력에 빠진 적이 있던 김씨는 처음에 황칠나무를 심었다.
하지만 난지시험장 박문영 박사의 소개로 비파의 가능성을 알게 된 김씨는 이후 비파를 심었다.
박문영 박사의 말대로 비파의 가능성은 현실이 됐다. 심은 지 3년째가 되던 해부터 수확할 수 있어졌을 뿐 아니라 열매, 잎, 꽃 등을 비싼 가격에 판매할 수 있었다. 특히 완도지역은 비파를 재배하기에 적기인 온도이다 보니 수확량이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했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또한, 김씨가 파는 묘목도 성장이 좋고 열매가 잘 열린다는 소문이 나면서 각지에서 그의 묘목을 찾는 이가 늘고 있다. 타지에서 재배하는 과정을 견학 올 정도가 됐다.
김씨는 앞으로도 이 좋은 소재를 여러 사람이 공유할 수 있도록 비파전문 체험농장을 꾸리는 계획을 꿈꾸고 있다. 그는 “비파 외에 황칠도 고소득 작물이 될 수 있도록 연구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