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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화 10년 차 수리온, 베트남 수출 청신호
공중강습훈련에 투입된 한국 육군 수리온 기동헬기.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한국산 항공기의 경쟁력은 더는 중진국을 대상으로 한 ‘가성비 시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KAI는 FA-50을 앞세워 세계 항공기 산업의 심장부인 미국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미군은 향후 2~3년 안에 총 500여 대 규모의 각종 군용기 도입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사업 내역을 살펴보면 미 공군 고등전술훈련기(ATT) 획득 사업, 미 해군 고등 신규 훈련기(UJTS) 사업 및 전술대체항공기(TSA) 사업 등으로 한국산 FA-50 계열기가 주요 주자로 꼽힌다. 미국 방산 시장 진출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미 군용기 500대 획득 비용과 후속지원 비용을 합치면 사업 규모는 약 54조 원으로 추산된다. 군용기 생산과 이에 따른 부가가치까지 감안할 경우 항공기 산업에 미칠 파급 효과는 100조 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나온다.
KAI의 FA-50을 비롯한 T-50 계열 항공기는 미국 록히드마틴사와 공동개발한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 방산 DNA’를 갖춘 셈이다. 미군의 신형 무기체계 획득 사업은 자국산 우선 구매 원칙에 따라 미국 업체가 주계약자 자격을 갖는다. KAI는 록히드마틴사와 지난 20여 년간 세계 시장에서 공동마케팅을 펼친 덕에 상호협력 체계가 탄탄하다. 미국 시장 진출에 필요한 강점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2018년 미 공군 ATT 사업에 선정된 보잉 T-7이 기술 결함으로 지금까지 개발이 지연된 점도 K-방산에는 호재다. 이미 개발을 마치고 전력화된 FA-50이 미 공군 당국에 어필할 가능성이 크다. 미 해군 UJTS의 경우 현재 운용 중인 T-45 기종의 노후화로 훈련 여건이 악화하면서 후속기 도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미군의 군용기 도입 사업 일정이 앞당겨질 공산이 큰 가운데 한국산 항공기의 활약이 기대된다.
KAI “대륙별·국가별 맞춤형 마케팅 강화할 것”
한국형 4.5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는 5세대 플랫폼에 버금가는 성능과 확장성으로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미국 진출에 성공할 경우 KAI는 해외 고등훈련기 및 경전투기 시장에서 50% 넘는 시장 지배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서방 국가를 중심으로 약 500대의 추가 수요와 KAI가 개발 중인 FA-50 단좌형 모델 300대를 포함하면 잠재적 시장 수요는 1300대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른 항공기 산업 파급 효과는 최대 34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 T-50, FA-50의 성공은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KF-21은 최근 시험비행 평가를 성공적으로 마친 데 이어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까지 받아 전투기로서 성능을 입증했다. 오늘날 군용기 시장에서는 KF-21 같은 4.5세대 전투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보 긴장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두 나라의 공중전 양상을 면밀히 분석한 각국 군 당국은 최첨단 전투기 못지않게 합리적 가격에 도입해 즉각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4.5세대 전투기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한국산 4.5세대 전투기 KF-21이 전력화될 시점에 미국산, 유럽산 경쟁 모델은 거꾸로 단종될 것으로 보인다. KF-21의 높은 성능과 확장성도 신형 전투기 도입을 고려하는 국가 입장에서는 매력적이다. KF-21은 5세대 플랫폼에 버금가는 스펙을 갖춘 데다, 향후 성능 개량 및 유무인 복합 편대 적용을 통해 6세대 미래 비행체로 도약도 기대된다.
향후 글로벌 항공기 시장 진출 계획에 대해 KAI 관계자는 “대륙별·고객별로 특화된 FA-50 마케팅을 강화함으로써 향후 KF-21의 안정적 수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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