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랜만에 다시 글을 쓰네요^^;; 죄송합니다~~
지난 시간에는 철근콘크리트를 이야기한다고 해 놓고, 콘크리트의 이야기만 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철근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부족한 점 많을테니 잘못된 것이나, 궁금한 점 있으시면 꼬릿말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자, 지난번에 콘크리트는 압축이 강하고, 인장에는 약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것은 자갈과 모래 등의 골재를 시멘트라는 접착제로 붙들고 있는 것이 바로 콘크리트이기 때문입니다. 시멘트가 굳고 나면, 그 속의 공극이 있게 마련인데, 그것은 쉽게 연결되어 크랙이 발생되는데, 크랙의 발생과 동시에 인장력에 저항하는 힘은 제로가 되어 버립니다. 따라서 현대의 건축 설계에서는 콘크리트의 인장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설계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콘크리트의 단면에 인장력이 작용되지 않도록 설계할 수만은 없습니다. 그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네모나고 긴 콘크리트 보가 있다고 합시다. 보라는 것은 바닥을 지지하기 위한 구조물입니다. 기둥처럼 생긴 것이 수평으로 뉘여져 있으면서 바닥판의 힘을 받고 있는 것이죠. 이 보를 이야기 합시다.
회색 물건이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보 이고, 검은 색 화살표가 하중이라고 생각합시다. 양쪽 끝이 지지되어 있는 콘크리트 보에 하중이 저런 방식으로 가해진다고 생각합시다. 그렇게 되면, 콘크리트 보는 어떤 변화를 할까요? 한번 자와 같은 물체를 양쪽을 지지한 다음에 가운데 부분에 힘을 주어 보세요. 그렇게 되면, 휘어지게 됩니다. 양쪽 끝이 지지되어 있으므로 움직이지 못하고, 가운데 부분만 밑으로 처지는 것이죠. (이거 말로 설명하기 쉽지 않네요^^)
만약에 자처럼 얇은 물체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콘크리트 보 처럼 두꺼운 물체가 휘어진다면 큰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원래 저 물체의 길이를 10m라고 한다면, 물체가 휘어지면, 아랫 부분의 길이는 10m보다 길게 될 것이고, 위쪽 부분은 10m 보다 짧아질 것 입니다. 그리고 단면의 중간 부분 쯤에는 길이가 변화하지 않고 10m로 유지되는 곳도 있을 겁니다.
이것을 다르게 말하면, 아랫 부분은 길어지는 부분이므로 인장력을 받고 있는 셈이고, 윗 부분은 짧아지는 부분이므로 압축력을 받고 있는 셈입니다. 가운데의 길이가 변하지 않는 어떤 부분을 경계로 해서 위는 압축, 아래는 인장이라는 것이 성립되는 것이죠..
따라서 저 보를 모두 콘크리트로 만드는 것은 어찌보면 위험한 일입니다. 만약 아랫쪽에 크랙이 생겨서 인장을 지지하는 힘을 잃어버린다면, 그것은 콘크리트 보의 두께가 얇아지는 것과 마찬가지가 됩니다. 하중은 그대로 가해지고 있는데, 그것에 대한 인장을 지지하는 부위가 적어지면, 마찬가지로 압축을 지지하는 부위 역시 적어지게 됩니다. 이런 현상이 거듭되면서, 압축력으로 저항할 수 있는 한계를 넘게 되면, 압축의 부위 역시 파괴되어 보가 아무런 역할을 못하고 바닥이 무너지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콘크리트의 인장력에 약한 현상은 콘크리트의 어쩔 수 없는 성질이므로, 콘크리트만으로는 해결을 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철근이 도입된 것이죠. 철근은 위에 그려진 보의 아랫쪽에 위치합니다. 보통 맨 밑에서 4~5cm 위쪽에 배치되곤 합니다. 그곳에서 철근은 인장력을 담당합니다. 따라서 콘크리트에 크랙이 발생되어도 철근이 인장력을 담당하고 있으므로 압축면이 줄어들어 위험한 상황으로 변하지 않습니다.
철근이 콘크리트와 함께 쓰이게 되면 많은 장점들이 있습니다. 철근은 인장력을, 콘크리트는 압축력을 담당한다는 가장 근원적인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철근과 콘크리트는 열에 의한 변화가 거의 같습니다. 팽창계수라고 하는데요, 온도가 10도 변하면 모든 물체는 팽창하거나 수축하게 되어 있습니다. 두가지 재료가 같이 쓰였을 때, 이 팽창계수가 다르다면 변형되기 쉽습니다. 철과 콘크리트는 팽창계수가 거의 같아서 온도 변화에도 변형이 쉽게 생기지 않습니다.
또, 철근과 콘크리트는 부착 성능이 뛰어납니다. 만약에 두 물체가 완벽하게 달라붙지 않고, 그냥 콘크리트가 철근을 감싸고 있는 것이라면, 철근은 인장력을 담당할 수 없을 것입니다. 콘크리트가 미끄러지듯 철근의 뼈대를 남기고 부서지면 그만이니까요. 콘크리트는 거의 완벽하게 철근을 감싸고 있습니다. 따라서 콘크리트에 균열이 생겨 철근이 인장력을 감당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철근만 쏙 빠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 것이죠.
철은 산성에 취약합니다. 쉽게 녹이 스는 성질 때문이죠. 하지만 콘크리트는 알카리성으로 철에 안 좋은 산성을 차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 밖에도 철근이 휘어지는 것을 콘크리트가 막아주는 등의 수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철근은 그 저항력이 엄청납니다. 무려 4000kg/㎤이나 됩니다.. 콘크리트는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10~270 kg/㎤ 정도입니다. 무려 15배 정도가 되는 것 입니다. 따라서 적은 양의 철근으로도 보에서의 인장력을 모두 감당할 수 있는 것 입니다..
철근에 대한 전문적인 것들을 모두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저도 잘 모르고, 또 전문가를 위한 글도 역시 아니기 때문이죠.. 하지만 한가지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바로 부실공사에 대한 큰 오해요소 중 한가지인 철근의 녹입니다..
철근의 녹은 얼핏 생각해도 부실공사로 생각되기 쉽습니다. 녹이 슨 쓸모없는 재료로 공사를 하면 분명 크게 잘못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제대로 배우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고, 학교에서도 제거하는 것이 좋다, 라고만 하는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제대로 된 녹 규정이 없습니다. 그냥 제거하고 쓰라는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규정이 없을 경우에는 대부분 미국의 ACI규정을 준용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미국의 ACI 318-95 규정을 보면, 철근 표면의 녹은 철근콘크리트의 품질에 아무런 영향이 없으며, 오히려 부착 성능을 강하게 만들어 주어서 품질을 향상시킨다고 되어있습니다. 또한 유해한 정도의 녹은 철근을 운반, 가공, 조립 등의 취급 중에 자연적으로 떨어져서 브러쉬로 털어내는 정도 외에는 특별한 처리가 필요하지 않다고 하고 있습니다. 다만 단면의 원 중량의 6%이상의 녹은 위험 수준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6%가 넘는 수준이란, 녹이 몇 겹으로 발생한 경우로서, 이 정도로 녹이 스는 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다시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시공 전의 철근에 녹이 슬어 있는 것은 부실공사를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 입니다. 만약 시공 후에 철근이 밖으로 드러나버리고, 녹이 슬어있다면 그건 위험한 것입니다. 하지만 시공 후에는 철근이 콘크리트 속에 묻히게 되어 외기와 차단되므로 녹이 더 슬어서 강도가 약해질 가능성도 없고, 오히려 콘크리트와의 부착이 강하게 되어 본래의 성능을 더욱 충실하게 발휘하게 되므로 우려할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죠..
과거에 삼풍 사건이 벌어졌을 때, 한 기자가 부서진 보의 단면을 보이며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철근이 보의 밑과 위쪽에만 조금 있다고, 가운데에는 철근을 빼돌렸다고, 부실공사라고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물론 삼풍은 부실공사였지만, 그 보는 부실공사가 아니었습니다. 인장을 지지하지 않는 부위에는 원래 철근이 필요 없는 것이죠^^;;
여러분의 집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나아지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 연재때까지,, 이만^^
첫댓글 쓰고보니 너무 길군요.. ㅠ.ㅠ
쿨샷! 도대체 정체가 뭡니까? 현대물리학, 건축공학, 뭘 그리 두루두루 아십니까?
^^;;;;;; 건축공학도가 제 정체입니다.. ㅎㅎ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예전 콘크리트에서도 말했지만 미국에는 철근으로 만드는 집 간편해서 좋다고 나왔어요. 그러나 진동이 단점이라...
철근과 철제는 다른 것으로 봐야죠^^;; 스틸 하우스라고 흔히 말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전문 업체도 여럿 있구요. 하지만 서구사람들과는 발걸음 자체가 다르고, 온돌을 좋아하는 한국사람에겐 그리 적합하지 않은 듯 하더군요..
음~~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
잘 읽었습니다^^
저희 건물에도 크랙이 있어 저는 `쿨샷'님 비슷이 주장했는데 내 상대는 아니라는거죠. 철근이 모자라 부실이라는 겁니다. 이제 샷님의 이론으로 무장해 다시 대들어야 할가봐요. 참, 다음 기회에 이론적으로 `핀홀'에 대해 말씀부탁드립니다. ㄱ ㅅ..ㅎㅎ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읽긴 했는데 하나도 이해못하겠넹..@,.@
건물에 크랙이 있다고하여..무조건 철근부족이다 이건 아닙니다.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건조시킬때, 건조수축균열이 발생하여 크랙이 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철근이 인장에 강한다고 해서 인장을 받는 곳에만 철근을 설치하는게 아니고, 압축을 받는 곳에도 압축철근이라하여 설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구조물
은 설계를 할때 사용성의 문제로 인하여 허용응력설계법을 기준으로 하고있는데(안전율을 두어서.보통의 구조물의 안전율 = 1.71).. 즉 철근이 탄성거동(부재에 외력을 가했을때 변형이 일어났다가 외력을 제거하면 본래의모양으로 돌아가는 것)부분에서만 거동을 하도록 설계를 하는 데,
보통 ss400철근의 경우 탄성거동에서 소성거동을 넘어가는 기준이...그 철근에 작용하는 응력(응력=축력/단면적)이 2400 kg/㎠이하일때 탄성거동을 일으킵니다. 그러나 구조물을 설계를 할때는 안전율을 두어서 구조물을 구성하는 부재의 어떠한 부분에서도 2400/안전율 이상의 응력을 받지 않도록 설계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실제로 철근이 견딜 수 있는 최대응력(이것을 극한응력이라고 합니다.)은 2400을 상회하는 데, 굳이 설계를 할때 극한응력을 이용하지 않는 것은 앞서도 밝혔듯이 사용성의 문제입니다.. 극한응력을 기준으로 해서 설계를 하였을 경우 , 안전은 하지만 외관상(처짐이 심하게 발생할수 잇음)의 문제나 사용성의 문제
때문에 허용응력설계법으로 설게를 하는것입니다. 그리고 균열이 발생하였을 경우 왜 위험한가? 이부분은 위에서 말한 응력에서 힌트를 얻을수있습니다 . 설계를 할때는 부재가 최대를 받을수있는 응력의 한계치와 단면을 설정하게 됩니다.균열이 발생했을 경우 외력을 받을수있는 보의 단면이 좁아지게 되어, 그 부재
가 받는 응력이 증가하게 되어, 설계상의 응력보다 더욱 많은 응력을 받게 됩니다. 그럼으로 인해 균열이 더욱 확장이 되어 단면이 좁아지게 되고, 응력이 점차 높아져 부재에 작용하는 응력이 극한응력을 넘어서게 되면 , 파괴가 되는것입니다..
여담입니다만.. 911테러로 인해 붕괴된 세계무역센터는 비행기가 폭발되면서 발생한 충격하중으로 인해 붕괴된것이 아니라, 비행기가 폭발하면서 발생한 엄청난 열에의해 철근부재가 녹아내리면서 완전히 붕괴된것입니다.
코어의 철골이 녹아내린것 아니었나요? 무역센터는 철골조 건물로 알고 있는데요. 코어가 중심에만 있어서 취약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