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산행이라 부담없는 근교산행을 택했다.
늘 그렇듯 후미쪽에 붙어 산행을 시작한다.
진달래 군락지로 가는 아랫길 코스를 버리고
바로 능선으로 올라서는 길로 접어들어서인지
진달래가 많이 눈에 띄진 않는다.
며칠전 내린비로 절정은 조금 지난듯 진달래는 살짝 빛을 잃고
꽃이 지는 자리에 파릇한 새순들이 올라온다.
허나,붉은 꽃만 아름다우랴 봄 햇살아래 얼굴을 내민
화사한 새순들이 꽃만 못할 이유없다.
초록으로 물드는 산도 볼만하다.
정상에 오르니 탁트인 서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땀 식히기에 적당히 쌀쌀하고
부드러운 산세를 내려다보니 마음이 푸근해진다.
하산길은 산책에 가까운 평이한 길이 계속 이어진다.
숲속에서 잠시 길을 잃어 갈지자 산행을 하다가
요행히 선행자가 남긴 표지를 발견 ,무사히 하산하니
삼삼오오 무리지어 쑥과 돌미나리를 뜯는 사람들,
바닷가로 산책나간 사람들, 술한잔하러 간사람들..
제각각 취향대로 봄날을 즐기고있다.
산속에서 헤매느라 꺼진 배를 채우려 식당에 들어서니
먼저 온 회원들이 앉아 있다. 혼자 밥먹기 벌쭘하여
술자리에 끼어 앉았다
이름부터 만만해 보이는 삼식이탕을 시키니
새콤한 밴댕이무침과 고소한 전이 따라나온다
술드시는 회원들 사이에서 밥 한 공기 시켜먹고
달착지근한 인삼막걸리도 한잔 맛보고..
식당에서 나와 풀밭에 앉아 있자니
봄볕에 등은 따뜻하고 배도 부르고..
춘흥이 도도하야, 시를 한 수 읊는다.
강화 혈구산으로
진달래 붉은 절정을 보러 갔더니
지난밤 비에 진달래는 하마 시들하고
돌아오는 길
향짙은 인삼막걸리에
산객들 낯만 붉어 있더이다
(서정주님의 '선운사 洞口' 패러디?)
편안하고 여유로운 봄나들이 잘다녀왔습니다 ^^
카페 게시글
일요산행 후기
강화 꽃구경
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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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24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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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서정주님의 글 올만에 읽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