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나의 이야기 -홍종흡-
이맘때쯤 어릴 적 내 이야기 들려줄 게
5학년인 내가 바쁜들 얼마나 바쁠까마는
내 발 만한 송판에 굵은 철사로 엮어
스케이트처럼 두 발 밑에 고정시키고
꽁꽁 얼은 논 어름판 위를 싱싱 달렸었고
목검을 만들어 동산에 올라 함성 지르며
아이들과 최영장군 계백장군놀이도 하고
닭장에 물과 먹이 주고 계란도 꺼내오고
청솔가지 한 짐 져 날라 군불도 때면서
감자 구워 누나와 동생이랑 먹기도 했어
한 달 전에 기르던 토끼가 집을 뛰쳐나가
찾지 못해 포기했는데 갈 곳이 없었는지
마루 밑으로 깊게 들어가 굴 파고 살다가
봄날에 새끼를 낳아 길러 밖으로 나오니
그 반가움ㅡ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했지
석산네가 빌려준 벌판 모래밭 오백여 평
열예닐곱 살 된 형들과 참외를 심었는데
잘 익어서 내다 팔려고 지게에 가득 지고
퇴계원 버스종점에 자리 잡고 앉았는데
손님 한 사람이 잘 익었으면 사겠다면서
하나 깎아먹어 보곤 덜 익었다며 한 개를
더 깎아먹고, 또 덜 익었다며 또 까먹고
수없이 열 여나믄 개를 다 깎아먹고 나서
좀 덜 익어 안 사겠다면서 그냥 가버리니
형들은 말도 못 하고 저녁거리도 못 샀어
옥수수, 감자로 끼니를 때우며 지냈는데
어쩌나~ 고무신이 구멍 나 흙이 들어오니
산마루 넘어 기와 굽는 마을 가마터에 가
진종일 기와 날라주고 땔감으로 들여온
신발더미에서 고무신 하나 골라 신었지
모두가 같은 처지라서 부끄러움도 없이
살아가는 게 다 이런 거구나~ 그랬었어
그래도 공부는 잘해서 우등상은 꼭 탔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지나간 어린 시절을
풍요로운 요즘세상ㅡ 누가 믿어나 줄까~?
카페 게시글
▣-창작 자작시
어린 시절 나의 이야기
홍종흡
추천 4
조회 93
25.02.10 19:25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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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옛날을 회상하시면서 지금은
참으로 행복이랍니다
감사해요^^
고맙습니다. 유재철 선생님
오늘은 어제보다는 기온이 좀 올라갔지요?
곧 봄이 올 듯한데 ㅡ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한주를 시작하는 월요일날 저녁시간에 컴앞에서 음악소리와.
창작글을 읽으면서 머물다 갑니다 한주의 날씨는 한파추위와 강추위 연속인 하루였습니다
나들이 빙판길 안전운전 하시고 요즘에 유행하는 독감 감기도 조심하시고 즐거운 저녁시간을 보내시길 바람니다..
늘 함께해주시니 참 고맙습니다.
내일도 행복한 날 되시길 바랍니다.
평안하세요. 착한서씨 님 ㅡ
믿어 드립니다
그시절의 이야기를 말입니다
그런데 그 시절에는 거의 그런 집들이 많았기에
아마 추억이야기를 꺼내면
그래 맞아 그랬었지 할겁니다
홍종흡 시인님 ^^
추억은 아름다움입니다
그렇게 살아오셨어도
이렇게 한세상 을 열심히 잘 살아오셨잖아요
이젠 건강 잘 챙기시고 남은 여생 을
즐기시면서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소담 선생님
날씨가 좀 풀린 듯하지요?
요즘 ㅡ 감기가 유행인가봅니다.
주변에 감기 걸린사람들이 자주 보입니다.
집앞을 나설 때도 지팡이는 꼭 짚습니다.
눈이 반은 녹고 반은 얼고 ㅡ 많이 미끄럽네요.
선생님도 지팡이 꼭 짚으세요.
오늘은 하루종일 한끼만 먹었습니다.
운동량이 적어서그런지 시장기를 못느끼겠더군요.
곧 봄이 달려오길 기다려봅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주말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평안하세요. 소담 선생님 ㅡ
지난 잊혀진 추억을 기억하게 하네요.
당시에는 다들 그렇게 살았나 봅니다.
추억을 돌이켜보는 시간
고맙습니다.
홍종흡님 행복한 저녁 시간 되십시오.
안녕하세요? 린두 시인 님
다음주에는 <우수>가 들어있네요.
다른동네에는 매화가 피나본데
저희 동네에는 매화나무가 없어서
아름다움을 볼 수가 없네요.
이번 주말에는 날씨가 많이 풀릴 거라하니
산행하기 참 좋을 거예요.
행복한 금요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린두 시인 님 ㅡ
지난 일들은 모두 아름답습니다
이렇듯 풍성한 추억을 안고 사시는
애국 시인님, 홍종흡 시인님!!!
배음도 너무 아름답습니다
2월도 11일!
첫 글 만남에 기분 좋습니다
건강은 여의하신지요?
병원에 가신다고,,,사모님께서도
편찮으시다는 것을 댓글에서 뵌 듯 합니다
2월도 무조건 선생님의 달 보내시고
평강과 사랑의 메세지 많이많이 받게 되기를
기다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하루가 참 빠르네요.
할멈은 다른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종합병원에서는 수술후 십여일 지나면
다른 병원으로 옮기라고 하는군요.
의료보험조합에서 수술 후 3주를 넘으면 안된다고 ㅡ
수술 후 ㅡ 할멈이 살 것 같은가봅니다.
오래전부터 고질적인 허리통증까지 사라져서
아주 기분이 좋은가봅니다.
저는 힘에 부쳐서 할멈을 간병하기 힘들어서
못하고 간병인에게 맞기고 매일 집에 머물러있습니다.
가게에 나가도 할 일이 없고 ㅡ
요즘은 시간도 많아서 아코디언을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좀 손에 익어서 그런지 아코디언의 건반이 겨우 두 옥타브라서
좀 높은 노래, 아주 낮은 노래는 하기가 불편해서 고민입니다.
처음 배울 때 조그만 것 34건반(250만원) 으로 배우고
나중에 큰 것으로 사겠다했는데 잘못생각한 것 같아요.
41건반으로 다시 살려니 너무 큰 금액이라서
중고품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이태리 수입품이 대부분이라서 통상 1,000만원 이상이예요.
국산 현대,세창악기에서 나오는데 무게가 외산보다 무거워
어께에 메면 허리가 너무 아프고 ㅡ 음질도 좀 떨어져요.
내일도 즐거운 날 되시길 바랍니다.
행복하세요. 베베 선생님 ㅡ
@홍종흡
선생님ㅡ 무리하신 일을 하지 마십시오 옥체 보중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