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주가(勸酒歌)
조선시대, 작자미상
불로초(不老草)로 술을 빚어 만년배(萬年盃)에 가득부어 비나이다
남산수(南山壽)를 약산동대 (藥山東臺) 여즈러진 바휘 꽃을 꺽어 주(籌)를 노며
무궁무진(無窮無盡) 먹사이다
권군종일명정취(勸君終日酩酊醉)하자
주불도유령분상토(酒不到劉伶墳上土)니 아니취(醉)코 무엇허리
백년(百年)을 가사인인수(可使人人壽)라도
우락(憂樂)을 중분(中分) 미백년(未百年)을 살았을 때잘 놉시다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진다고 설워마라.
명년(明年) 삼월(三月) 봄이 오면 너는 다시 피려니와 가련하다 우리인생.
오둥추야 밝은 달에 임 생각이 새로워라.
임도 나를 생각느지 나만 홀로 이러한지 임도 또한 이러한지.
새벽서리 찬바람에 울고가는 기러기야.
임의 소식 바랏더니 창망(滄茫)한 구름속에 비인 소래 뿐이로다.
왕상(王祥)의 이어 잡고 맹종(孟宗)의 죽순(竹筍) 꺽어 검든 머리 희도록
노래자(老萊子)의 옷을 입고 양지성효(養志誠孝)를 증자(曾子) 같이 하오리라.
이 술 한잔 잡으시오.
이 술을랑 반도연(蟠挑宴)의 천일주(千日酒)6)니 쓰나다나 잡으시면 만수무강 하오리라.
인간오복수위선(人間五福壽爲先)은 예로부터 이른배라.
비나이다
비는바는 산하(山河) 같은 수부귀를 천년만년 누리소서.
.....1편에서 계속
책임지기로 합니다.
기독교인으로서 그리고
남자로서.
혼수 때문에 몇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결혼은 그럭저럭 진행되었습니다.
신혼생활의 대부분을 부부싸움으로 보내고
남자는 사시미칼처럼 가슴을 떠내는 여자의 혀를 피해
다시 자신만의 동굴 속으로 들어갑니다.
방문을 걸어 잠근 채
혼자 책(무협지)보고 혼자 만화보고 혼자 일본 드라마 보고 혼자 영화보고 혼자 술 마시고
외로웠던 생활로 돌아갑니다.
여자는 나름대로 애써 보았지만 차갑고 애정없는 부부생활에 지쳐갑니다.
큰 애가 고등학교에 갈 무렵
직장 때문에 주말에만 집으로 오던 남자가 가끔 오지 않는 날도 생깁니다.
남자가 술집에서 다른 여자를 만난 거죠.
3차까지 술을 마시고
그날따라 비가 왔던 거지요.
차 한잔만 마시려고 여자의 오피스텔에 들어간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옷이 젖어 말리려고 했을 뿐이었어요.
시간 날 때마다 서로 문자하고
‘견우’와 ‘직녀’는 매일 사랑의 메일을 보냅니다.
‘누군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이렇게 행복하기는 처음이야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살아있다는 것을 감사해...‘
기다리던 운명적인 사랑을 만난거죠.
鳥久止 必帶矢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우연히 뜨거운 문자를 본 여자가 오피스텔을 다 뒤집어 엎고
죽네, 사네, 직장에 알리네, 진정하네, 고소하네, 콩밥 먹이네 합니다.
지옥이 따로 없지요.
직녀는 견우에게 돈까지 빌리고 잠수를 타지요.
아침마다 지하철 전동차에 뛰어들고 싶었던 남자가 이혼하자고 합니다.
여자는 기독교인이 이혼은 할 수 없다, 다 용서해 줄 테니
제발 애기 아빠 마음잡고 돌아오라고 합니다.
법원에 갑니다.
남자의 교회와 직장에 소문이 돕니다.
요새 흔한게 이혼이라지만
불쌍한 것은 아이들입니다.
밤 10시
아이들이 학원에서 졸고 있을 시간입니다.
그런데 학원에 있어야 할 애들이 술집에 있습니다.
중학생도 받는 술집이 있네요.
머리를 숙여야 겨우 들어갈 수 있는 다락방 같은 데서 애들에게 술을 팝니다.
아마도 아이들이 민증을 위조해서 들어갔는지도 모르겠네요.
선량한 술집 주인을 감쪽같이 속이고 말이죠.
오늘이 누구 생일인가 봅니다.
열 여섯번째 생일을 맞은 아이가 풀코스로 쏘는 날입니다.
인생 뭐 있어? 위하여! 짠! 짠! 짠!
담배를 손가락에 끼고 잔 부딪히는 것은 어른이나 애들이나 똑같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다른 것이 있는데
뉘 집 애들인가 몰라도 어디서 배웠는지
얘네들은 소주를 500CC 생맥주 잔에 부어 마십니다.
그것도 게임을 하면서 포카리스웨트 마시듯 벌컥 벌컥 마십니다.
케잌 촛불을 끄고 생일빵을 합니다.
한잔 걸친 아이들이 생일당한 아이를 발로 짓밟습니다.
날라차기 하는 애도 있습니다.
쌍코피가 나고
어디가 부러졌는지 터졌는지 아이가 일어나질 못합니다.
대취한 아이들이 방에 하나둘씩 널브러지기 시작합니다.
그 와중에도 술취한 여자애들을 건드리면서 낄낄대는 남자애들이 있습니다.
어디선가 많이 본 장면입니다.
우리애들은 안 그런다고요?
그렇담 다행입니다.
“집사님 이게 어떻게 된 거야!”
파마머리를 한 중년의 아줌마가 검은 옷을 입고
겨우 겨우 서서 사람들을 맞는 중년의 집사님 손을 잡고 울부짖습니다.
집사님은 아무 말씀도 없이 울고만 있네요.
다른 집사님이 파마머리 집사님을 조용히 구석으로 데려갑니다.
여기는 어딘가요?
장례식장입니다.
무슨 협회, 학교, 동기회에서 조기 축구회까지 조화가 입구에서부터 줄을 선 옆 호실과 달리
변변한 조화도 없는 쓸쓸한 영정 속에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듯한
약간 긴장한 표정의 앳된 청년의 얼굴이 보입니다.
젊은 사람이 꽃다운 나이에 유명을 달리했네요.
옆방에선 목탁소리에 맞춘 불경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 술잔을 기울이며 떠들썩 한데
여기는 간간히 식사하시는 분들만 있고 말도 들릴까봐 소곤소곤하고 있네요.
무겁고 침통합니다.
“음주 운전이래요.”
파마머리 집사님을 데려간 집사님이 파마머리 집사님의 팔을 꽉 잡으며
나직이 속삭입니다.
‘술 먹고 친구 차 운전하고 가다가 덤프랑...’
파마머리 집사님은 도무지 상상이 가질 않습니다.
교회에서 자주 본 것은 아니지만 그 집 아들 얌전해 보이던데.
염을 합니다.
얼마나 세게 부딪혔는지 머리가 3분의 1이나 날아가 버려 복원이 쉽지 않습니다.
머리가 벗겨진 염습하시는 분이 연신 이마를 닦고 있습니다.
청년의 아버지는 믿기지가 않습니다.
밤마다 깨고 칭얼대곤 해서 자신이 안아줘야 잠이 들던 내 아들이,
목욕탕에서 말없이 내 등을 시원하게 밀어주던 내 아들이,
저렇게 흉한 몰골로 망가져 말도 못하고 누워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어서 악몽에서 깨어나
그동안 해주지 못한 말을 아들에게 해주고 싶습니다.
목사님이 오셔서 예배를 드립니다.
갈라진 목소리로 뭐라 설교하시는데
좋은 얘기인 것 같은데 뭐라고 말씀 하시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들리는 것이라고는 찬송가뿐입니다.
“천국에서 만나보자 그날 아침 거기서...”
밤이 깊어집니다.
쓸쓸한 장례식장에는 다시금 차가운 공기가 흐르기 시작합니다.
벽에 힘없이 기대어 앉아 있던 아버지가 접수대에 앉아 있는 조카에게 손짓합니다.
아버지는 힘에 겨워 들릴락 말락하는 소리로 조카에게 말합니다.
‘저 술병들 좀 치울 수 없냐'
계속.....
첫댓글 "사시미칼처럼 가슴을 떠내는 여자의 혀를 피해~" "소주를 500CC 생맥주 잔에 부어 마십니다." 적나라합니다. 가정파탄이 불러온 죽음 이군요! 오늘날의 이 나라 이 국민들의 현상입니다.
술이 불러온 가정파탄이고.. 술이 불러온 미련하고도 가여운 죽음이지요..
마구리가 그리한다고 합디다.
전하고 싶은 메세지를 담은 소설을 쓰시는 건가요? 아님 경험담(직접이든 간접이든)인가요? 연속극 보듯 빨려 들어갑니다. 다음이 궁금하네요.
직접경험 + 간접경험 + 소설 입니다.
글솜씨가 특출하신데,, 작가신가 봅니다.^^
저도 제가 작가면 좋겠습니다. ^^;
아.........이런 .... 상처뿐인 인생 만만치 않군요. 다들 제 얼굴을 보면...캬 고생없이 참 부족함 없이 살아오신 분으로 보이네요....라고 말들을 합니다. 요즘은 마눌이 밤마다 김치 부침개를 해라고 해서(입맛이 없다 어쨌다나) 김치 잘게썰어, 호박썰어, 마늘 잘게 부숴, 고구마 잘게썰어, 부추 따박따박 썰어서 해다 드렸더니..."응 맛있다" .... 아 졸려 자야겠다...이랬는디 이 글을 보믄서....어 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현장감있는 연속극이네요...동동주나 먹으러 갈까나
ㅠㅠ 달걀후라이도 자기 손으로 해 먹을 줄 모르고, 반찬 하나도 냉장고에서 꺼낼 줄 모르며.. 밥도 밥통에서 퍼 올릴 줄 몰라, 모든 것에 수저까지 딱 올려주지 않으면, 쫄쫄 굶고 불쌍한 얼굴로 바라볼 줄만 아는 남편을 둔 제게.. 이렇게 가혹한 고문을 하시다니.. ㅠㅠ 뇌폭님, 미버요~!
^^ 남편 교육 잘못 시켰네요. 큰일입니다. 어디 힘들다고 남편 떼어놓고 혼자 일주일 여행 다녀오세요. 같이 가자고 하면 여행하면서도 당신 시중들어야 하냐고 하면서 나 갱년기가 오나봐 혼자있고 싶어 하고 말이죠.. 아이들때문에 밥하고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다 합니다. 해줄 사람없으면 다 합니다.
ㅎㅎㅎ 오.. 이 생생한 증언.. 왠지 모르게, 사알~짝 경험담 같으신데요~ ㅋㅋ
해줄 사람없으면 다 합니다. 저도 다 합니다. 우리 막내가 아직 기어다녀서 아내가 손이 없다고 해서요.TT 하다 보니 제가 요리에 재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됐지요. 어제 퇴근하는데 집사람이 자랑스럽게 게찌게 끓여놨다고 하더군요. '야..기특하네' 했지요.
ㅎㅎㅎ 요리에 재능까지 발견하시고.. 지혜로운 아내분을 두셨습니다. ^^
아..왜들 그러세요 파송송 썰어넣어 계란말이쯤은 다 하시지 않으신가요 요즘 몸에도 좋다는 함초를 잘근잘근 다지고 감자도 으깨서 넣고 밥알도 섟어서 밀가루로 반죽한 다음 숟가락 크기로 전병 만들어서 브로커리 살짝 애교스럽게 하나씩 얹어서 이쁜접시에 3개만 담아서 ....자두 얇게 몇조간 썰어서 사이에 이쁘게 장식도 못한 사람들처럼
러시님은 주부신가 보네예~~ 맨날 해다보면 그렇다던데 그래도 동동주 먹으러 갈 짬은 있으시네예.
그래도~내가 차려준 밥상을 고대하고 있을 존재가 있다는 것에 감사를 함은 어떨까? 싶습니다. 필요한 존재~! 켁~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하고 싶은 멘트가 막 굴뚝처럼 솟아오르는데, 최종회까지 읽고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