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지 부조화와 개인의 성장 ]
사회 전반에 널리 퍼져 있는 잘못된 믿음들이 꽤 많습니다. 인간이 좌뇌형 혹은 우뇌형 중 하나에 속한다는 믿음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분석적인 사람은 좌뇌를 많이 사용하고 예술적인 사람은 우뇌를 많이 사용한다는 주장은 완전히 틀린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예술적 혹은 분석적 활동 중의 하나를 더 선호할 수는 있지만 이것이 뇌의 한쪽 부분을 더 많이 사용하기 때문은 아닙니다. 뇌의 좌우 반구가 각각의 고유한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두 반구는 서로 소통하며 우리의 의식을 만들어냅니다.
과학적 이론에 근거하지 않은 생각이나 믿음을 심리학에서는 '오개념(misconception)'이라고 부릅니다. 오개념은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납니다. 하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틀린 개념을 믿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과학적 개념의 복잡성을 간과하고 불완전한 상태의 개념을 믿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된 믿음을 갖고 살아갑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 신봉하는 종교, 출신 학교, 자주 접하는 언론 매체 등을 통해 알게 된 지식이나 정보를 대체로 진실이라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에게 스며든 지식이나 정보를 바꾸려 하지 않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당신이 틀렸다고 단호하게 말한다면 십중팔구 그것만큼 불쾌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사람들은 심장이 빠르게 뛰면서 혈압이 올라가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 다음에는 화가 나면서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며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게 됩니다.
자신의 확고한 믿음에 반하는 정보를 듣고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사람들은 '인지 부조화 상태'에 빠집니다. 인지 부조화는 자신이 믿고 있던 사실과 새로운 정보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러한 불일치는 당사자에게 불쾌감과 불편함을 줍니다.
우리의 뇌는 인지 부조화를 매우 싫어합니다. 따라서 가능한 한 빨리 인지 부조화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데, 인지 부조화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자신이 알고 있는 잘못된 정보를 버리고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현재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두 가지 방법 중에서 하나를 택하면 우리는 인지 부조화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두 번째 방법을 선택합니다. 새로운 정보를 익히기 위해 자신의 기존 지식을 버리는 수고로움 없이 그저 새 정보를 거부하기만 하면 다시 균형 상태로 돌아갈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지식을 배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뿐만 아니라 인지 부조화를 일으킨 하나의 정보를 바꾸게 되면 그와 연결된 자신의 다른 지식도 영향을 받게 되므로 변화를 택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특히, 새로운 지식과 정보가 자신의 종교관, 정치관, 도덕관에 영향을 줄 때는 더더욱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만약 자신이 갖고 있는 종교적, 정치적 신념과 상충하는 새로운 정보를 접하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은 그 정보가 아무리 옳다 하더라도 거부하게 됩니다.
자신의 잘못된 생각을 과학적으로 인정받은 새로운 개념으로 바꾸는 과정은 당연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고정관념을 깨부수고 새로이 정립된 과학적 지식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개인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도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할 것입니다.
자신의 잘못된 고정관념을 깨부수기 위해서는 자신이 갖고 있는 현재의 지식에 불만을 가져야 합니다. 자신이 틀렸다는 지적을 받거나 그와 관련된 구체적인 증거와 마주쳤을 때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대신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배워보겠다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잘못된 고정관념을 과학적 지식으로 대체하게 되면 스스로가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다는 믿음 역시 중요합니다. 내가 좋은 방향으로 바뀜으로써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과 행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받아들이기가 훨씬 더 쉬워질 것입니다.
나이만 먹는다고 모두가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심지어는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 믿었던 것들에 대한 생각조차 바꿔야만 진정한 어른이 될 수가 있습니다.
(사)지역산업입지연구원 원장 홍진기 드림
첫댓글 좋은글에 머물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