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늦은 장마비로 인해 온 나라가 고통스럽다
오늘도 많은 비가 예보되었지만 우리는 주님만을 믿고 길을 나섰다
덕유산을 오르내리는 동안 우리는 한 방울의 비도 맞지 않았다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더니 전주에 들어서자 뚝~ 그쳤다.
주님의 놀라운 사랑을 확인하며 산길을 걸은 행복한 하루였다.
전주에서 22명의 회원들이 아침 7시 30분에 덕유산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덕유산리조트의 푸른 초원과 곤돌라는 알프스에 들어온 착각이 들게할 정도로 멋졌다.
곤돌라 탑승권을 끊는데 경로우대를 받는 사람이 14명이나 되어서 깜짝 놀랐다.
곤돌라는 약 20여분 만에 우리를 설천봉에 내려주었다.
설천봉은 항상 안개에 휩싸여 있는 곳인데 오늘은 쾌청하였다.
향적봉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전망대에 들렀다.
모처럼 청량한 바람 속에 서 있는 여인들의 미소가 아름답다
겨울엔 상고대가 활짝 피어 장관을 이루는 나무인데 고사되어서 안타까웠다.
바위 사이에서 피어난 자주색 산오이풀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산오이풀(地楡草)은 장미과 여러해살이로 비비면 오이 냄새가 난다.
8∼9월에 자주색 꽃이 강아지풀처럼 피는데 하늘거리는 모습이 앙증스러워 애교의 상징이다.
덕유산의 최고봉 향적봉(1,614m)에서 함께 모였다
16년 전통의 신산회인데...너무 쉽게 올라와서 거시기하였다 ㅠㅠ
첩첩한 산줄기가 물결치며 흘러가는 정경이 그저 아스라하기만 하다.
황보회장님의 주위로 여인들이 몰려들었다
회장님의 경이적인 체력과 고상한 인품에 반한 여인들이다.
향적봉에 오르면 바로 하늘이다.
거침없이 내려다보이는 풍경에 가슴이 탁 트인다.
향적봉에서 보는 풍경은 남쪽이 가장 아름답다.
부드러운 덕유산의 능선너머로 이어지는 산그리메가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당초 계획은 향적봉에서 중봉, 백암봉을 거쳐 안성으로 내려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날씨가 하수상하여 안전한 루트인 백련사 쪽으로 하산키로 변경하였다.
백영도 솔로몬이 가져온 무주막걸리 천설주를 배낭에 넣어 왔다
쉼터에서 나누어 마시는 막걸리의 맛은 꿀맛이었다
들꽃은 하느님이 키운 꽃이다
그러기에 색깔이 선명하고 그지없이 곱다
시계 방향으로....흰진범, 모싯대, 동자꽃, 며느리밥풀꽃
백련사로 내려가는 길은 끝없는 계단의 연속이다
정상에서 불어주던 상쾌한 바람도 계곡에서는 느낄 수 없다
등산로 옆에 서 있는 백련사 계단(戒壇)을 발견하였다
계단(戒壇)은 불교의 계법(戒法)을 전수하던 곳이다.
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는데 윗부분에 남아있는 25개의 여의주 모양이 아직 선명하다
백련사에 도착하여 손님들이 기거하던 건물의 마루에서 식사를 하였다
여태까지 식사하던 중에 가장 럭셔리한 식탁으로 생각되었다.
백련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 금산사의 말사이다.
신라 신문왕 때 백련이 초암을 짓고 수도하던 중 그곳에서 흰 연꽃이 솟아 나와 이 절을 창건하였다고 한다
6·25전쟁 때 불타버린 뒤 1961년에 대웅전을 새로 건립하였다.
아직 한 번도
당신을
직접 뵙진 못했군요
기다림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를
기다려보지 못한 이들은
잘 모릅니다
좋아하면서도
만나지 못하고
서로 어긋나는 안타까움을
어긋나보지 않은 이들은
잘 모릅니다.........................................................................이해인 <상사화> 부분
백련사에서 내려가는 길은 최근에 새로 조성된 '구천동어사길'을 택했다
물길을 따라 이어지는 길이 아늑하고 편안해서 좋았다.
당초 계획은 이곳 송어횟집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백련사에서 식사를 했기에 가볍게 먹기로 하고 들어갔다.
붉으스름한 송어회 빛깔이 식욕을 돋구었다
천설주와 구천동쌀막걸리도 일품이었다
그러나 막걸리 한 병을 6천원 받는 것은 너무 심하다 ㅠㅠ
박해진씨가 사장을 잘 알아서 서비스 안주가 계속 나왔다.
파전과 송어회, 무주막걸리를 자꾸 내주어서 기분좋게 마셨다.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구천동수호비를 다시 보았다
6.25 전쟁 때 이곳으로 숨어들어온 패잔병 토벌작전 때 많은 지역대원들이 전사하였다.
자손이나 가족도 없이 구천에서 떠돌던 영혼들을 편히 잠들도록 모신 곳이라 한다.
덕유산국립공원 탐방 안내소가 새롭게 들어섰다
재활용 수거 캠페인을 벌이고 있길래 기꺼이 서명하였다
우리의 자연이 영원무궁토록 깨끗하고 아름답게 보존되길 바라면서...
안내소에서 백련사까지 친환경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백련사에서 주차장까지 6.2km를 걸어오려면 발바닥에 쥐가 난다 ㅋ
이런 사업을 새로 시작한 공단의 결정에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이곳은 구천동 33경중 제15경인 월하탄이다
월하탄(月下灘)은 폭포수가 쏟아져 내려 담소를 이루고 있었다
두 개의 물줄기가 선녀들이 달빛 아래 춤을 추며 내려오는듯한 형상이다.
드디어 기나긴 하산길이 끝났다
비를 한 방울도 맞지 않게 해주신 것은 주님의 놀라운 은총이다
전주로 돌아와서 소나무식당에서 김치찌게로 하산주를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