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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20년도 더 지난 옛날 이야깁니다.
남편이 영국으로 출장 다녀오면서 사다준 선물입니다.
남편 말에 의하면 영국화폐인 파운드로 샀다며 상당히 高價라는 것만 알았지 정확하게 얼마라는 것도 모른채 그냥 받기만 했습니다.
'Burberrys'가 유명상표인지도 모를 때여서,더구나 '명품가방'에 대한 개념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늦게 태어난 아이들 키우느라 친구들 모임에도 참석할 엄두가 나지 않던 때라 이 가방 들고 외출할 일도 별로 없었습니다.
더구나 이런 가방에 어울리는 멋진 옷도 없는 나는 가방을 들 일이 별로 없어 늘 장농 한구석에 놔두었습니다.
화려하고 세련된 사람은 짝퉁 가방을 들어도 진짜 같고,나처럼 세련과는 거리가 먼 사람은 진짜 명품가방을 들어도 짝퉁 같을 거라고 지레 짐작을 하면서 씁쓸해 했습니다.
아주 비싼 가방이라는 생각에 쉽게 들지 못했고, 큰 외출이 별로 없으니 들 기회가 적어 그렇게 장농 속에서 가방은 외롭고 쓸쓸하게 긴 세월을 보내고만 있었습니다.
다 주인을 잘 못 만난 탓이지 누구를 원망하겠습니까?
10 년도 더 지난 후에야 '명품가방'이란 말이 대중에게도 회자되기 시작했고,그 때서야 이 가방의 진가를 알았지만,역시나 자주 들 기회는 없었습니다.
어느 친지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장농에서 가방을 꺼내보니 잠금장치가 떨어져 나간 걸 알았습니다.
언제 어디서 떨어졌는지 알 수가 없었고,수리를 맡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백화점 버버리 매장에서 이야기 했더니 명동에 명품가방 전문수리점이 있다면서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을 건내주더군요.물어물어 찾아 갔더니,
"꼭 같은 부품을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 만들어 붙여주는 방법입니다."
실망이 컸습니다.
여기서 만들어 붙인다면서도 수리비용이 국산 핸드백 하나 사는 것보다 비쌌고 수리기간도 보름 이상 걸린다는 것입니다.나는 수리를 포기하고 발길을 돌려 집에 왔습니다.
그러면서 세월은 또 흘러 20 여년이 된 지금은 가방을 사용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겉모양은 멀쩡한데 속에 댄 재료가 삭아서 칠이 벗겨지면서 나오는 작은 부스러기가 가방에 넣은 물건에 달라붙어서 도저히 사용할 수가 없게 된 것입니다.
'아끼다가 똥 된다.'는 말이 맞다는 좋은 예가 된 것입니다.
지금도 나는 15000원 짜리 어깨에 매는 가방을 메고 외출을 합니다.
휴대폰 넣는 자리와 디카를 넣을 자리도 있어 참 편리하기도 하지만 만만해서 참 좋습니다.
진짜 명품가방과 짝퉁가방의 구별법에 대한 우스개 이야기가 있습니다.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를 만났을 때,가방을 머리 위에 얹어 비를 피하면 짝퉁,가방이 비에 젖을 까봐 옷속에 품으면 진짜 명품가방이란 이야깁니다.
요즘처럼 명품가방을 선호하는 풍조를 나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가방으로서의 기능만 있으면 되었지 그 이상 무엇을 더 바랩니까?
유행에도 둔감하고 가지고 싶은 욕심이 없는 내가 좀 모자라고 이상한 건지...
장농정리를 하다 눈에 띈 가방에 대한 미안함과 무심함에 대한 반성문입니다.
첫댓글 남편에게 좀 미안하겠다. 우리 노인들에겐 내일이 없다고 살자는 말이 요즈음 얘깁니다. 아끼다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나도 스페인 갔을 때 큰맘 먹고 비싸게 산 가죽가방 더 늦기 전에 들라고 큰딸 줬어요. 이제 자꾸 나눌 시기가 되었어요.
이제는 나누고 버릴 시기가 되었지요.![선물](https://t1.daumcdn.net/daumtop_deco/icon/deco.hanmail.net/contents/emoticon/things_29.gif)
잘 하셨어요.
따님께
저도 잠금이 떨어져 나간 샤넬백이 하나 있는데, 고치자니 돈들고...참 이해가 갑니다.
부품 수입이 안된다니,수리 자체가 진가를 훼손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장롱속에서 명품가방이 얼마나 답답했을꼬~~세월이 흘러 장식이 떨어져도 모르는 주인을 얼마나
원망했을까요~~ 이제사 인터넷에서 공개되어 빛을 보게 되었으니~~
사다주신 분의 성의를 봐서라도 고쳐서 들어야 겠네요.....
그러니까 반성문이지요.![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수리비용이 엄청나서 엄두가 안납니다.
옥덕아우와 같은 경우가 여자들에겐 흔히 있을거고 오리지널은 아끼다가 똥 되고![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가리지날은 가볍고 싸니 애용하지요
오리지널의 반대는 가리지널...![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6.gif)
![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아무래도 가리지널이 쓰기 좋지요.
기계나 물건은 자주 써야 된다는 말 실감하네요.
나도 오래된 가방이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백이란 용도에 맞고 편리하면 그만이란 생각에 비싼 명품에 연연하지 않아요.
하지만 남편의 선물인데 자주 애용할 걸 그랬네요.ㅎㅎ
옷과도 어울려야 하는데...라는 생각에...![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아무튼 만만하지가 않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