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약속은 영원한 약속'을 실현한 계포계포는 계심, 정공이라는 두 동생이 있었다.
계포는 계심보다 담력이나 용기가 부족했고 지략 면에서는 정공보다 못했지만
초나라 항우의 부장으로 대군을 거느리고 자주 전공을 세웠다.
계포는 두 아우의 재능에 비해 자기의 재능이 뒤떨어지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소년시절에 열등의식을 지니고 있었다.
계포는 동생들에 대하여 자기도 못지 않은 무엇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하고
'약속을 지킨다' 라는 극히 평범한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계포가 12살 때 이웃 친구들과 근지라는 연못을 헤엄쳐 건너기로 약속했다.
계포는 헤엄을 잘 쳤지만 근지 연못은 제법 넓어 어른들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약속한 날, 무서운 폭우가 쏟아져 외출을 하기도 어려운 지경이다.
'어쨌든 약속은 지켜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기어가듯이 근지 가까이로 갔다.
연못 주변의 돌로 된 제방 위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약속한 친구들은 아무도 나와있지 않았다.
'나 혼자라도 약속은 지킨다'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쌓아둔 돌 제방이 무너지면서 계포는 연못 속으로 떨어졌다.
하마터면 익사할 뻔했는데 이 불행이 계포를 약속의 사나이로 만들었다.
연못 제방이 폭우로 위험할 것이라고 생각한 동네 장정들이 연못을 둘러보러 나왔다가
계포가 필사적으로(살아 남기 위하여) 헤엄을 치고 있는 모습을 본 것이다.
이 소문은 계포가 친구들이 오지 않았는데도 약속을 지켰다는 것으로 온 동네에 퍼졌다.
계포가 20세 때 어느 도적이 계포의 마을 가까운 야산으로 도망쳐 왔다.
계포는 동생 계심과 그 흉악한 도적을 잡을 것을 약속했다.
계심은 산의 정면에서, 계포는 그 뒤편에서 도적을 찾아 산을 올라갔다.
결국 도적을 계포의 손에 걸려 죽었다.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다.
하지만 실상은 진퇴양난이 된 도적이 스스로 칼로 목을 베어 자살한 것이다.
평소 계포의 약속 이행에 대한 생각으로 사람들은 약속한 대로 계포가 도적을 죽인 것으로 소문을 낸 것이다.
이렇게 계포에게는 우연(행운)과 집념으로 점점 약속의 사나이로 굳어져 갔다.
무슨 일이든지 계포에게 약속만 받으면 그 일은 해결되었고
계포는 자신의 어릴 적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철저하게 해결하여 주었다.
계포는 행운아였다고 볼 수 있다.
시황제가 중국을 통일한 후 황제가 죽고 난 뒤 진나라는 궁중에서의 내분으로 10년 좀 넘게 유지된 후
전국적인 혼란 상태가 도래되어 초의 항우와 한의 유방의 싸움이 있었다.(초한지의 줄거리)
전쟁 당시에는 초 항우의 부장이었지만 유방이 항우를 이겨
한(漢)의 고조가 되고 여러 숙청 작업이 시작되었을 때도
계포에게 따르는 행운으로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결국 한나라로부터 용서를 받고 더 나아가 한나라의 공직까지 얻게 된다.
계포일낙(季布一諾)이란 말이 우리나라 국어사전에 있다.
무슨 뜻인지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행운과 우직스러운 집념으로 얻어낸 명성이다.
참고로 유사한 한문 격언은
일낙천금(一諾千金)
남아일언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
금석맹약(金石盟約)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