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볼 때는 누가 주연 배우인가에 따라 관심이 따라갑니다. 한 편으로는 누가 감독인가?에 따라 관심이 증폭되기도 합니다.
영화 "가능한 사랑"이 극장 개봉을 하였고 11월6일에는 넷플릭스에 공개합니다.
넷플릭스 공개를 전제로 극장 개봉은 한정된 극장에서만 개봉하여 상영관이 많지는 않지만 개봉 첫날인 9월 23일 어느 극장에는 전 회 매진을 기록하였습니다.
멀티플렉스 시스템에서 전 회 매진은 기록하기 어려운 현상입니다.
이 영화는 전도연, 설경구,조인성,조여정이 출연히였고, 영화를 연출한 이창동감독(1954년생, 72세)은 경북대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국어교사로 출발하여 30세에 소설가로 데뷔하고 40대에 영화감독으로까지 진출한 인물로,노무현대통령시절 문화관광부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촬영하면서 OK call이 없는 감독, 그래서 배우들이 긴장하는 감독으로 유명한데 영화 "시"를 촬영할 때 출연한 노배우 윤정희가 이미 건강이 좋지 않아 촬영에 긴장을 하는 터라 안정을 주기 위해 장면 촬영 후 OK 콜을 하면서부터 다른 배우에게도 Ok 콜을 하게되었다고 한다. 그 섬에 가고 싶다(조연출,1993, 안성기, 문성근, 심혜진), 초록물고기(1997 감독 데뷔작, 한석규, 송강호, 심혜진), 박하사탕(2000. 설경구, 문소리),오아시스(2002. 설경구, 문소리) 밀양(2007. 전도연, 송강호,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전도연), 시 (2010, 윤정희, 김희라. 칸 영화제 각본상), 그리고 버닝 (2018 칸 영화제 국제 비평가 연맹상, 영화 "미나리"에서 윤여정의 사위 역할을 맡은 스티븐 연 주연) 등을 연출했다.
영화 "오아시스"는 2002년 베니스 영화제 감독상, 신인 여우상 (문소리), "밀양"은 전도연의 2007년 60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시상식에서 전도연이 배우 알랑 들롱으로부터 트로피를 받던 모습이 생생하다.
오아시스 수상 이후 24년만에 베니스 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하고 캐나다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TIFF 에버트감독상을 수상했다.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관심이 간다
8년만에 연출한 이 영화로 베니스영화제 수상 후 이창동감독은 "수상은 기쁘고 영광스럽지만 하나의 결과물"이라는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영화 "가능힌 사랑"은 이창동감독의 관록을 보여주는 연출을 느낄 수 있으며 그 자신이 오정미작가와 공동으로 각본을 썼다.
10여년 전 해고노동자를 주제로 한 작품을 구상했다가 작품을 만들 자격이 있냐는 회의감에 접었었는데 해고노동자의 삶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작가의 배역이 추가되면서 작품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영화속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나오는 조여정은 다음과 같은 대사를 한다.
다큐멘터리야말로 인간의 삶을 가장 생생하게 기록할 수 있다고.
또한 자신의 삶에서 채우지 못하는 결핍을 채우기 위해 타인의 인생을 내 영화에 담고 싶어 하는 욕망이라고.
영화는 해고노동자인 설경구.전도연부부의 힘든 삶을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하면서 이들의 고통을 다큐멘터리로 촬영하는 조여정.조인성부부와 얽히면서 서로 다른 처지와 신분,고통이 얼개로 짜여지며 진정한 사랑이란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는데 대답은 관객의 몫이다.
해고노동자 설경구의 경찰진압 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 이를 다큐멘터리로 인터뷰하려는 조여정,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작품을 위해 소비하는 것이 진정 인간을 사랑하는 것인가, 그러는 조여정은 고통에 빠지지 않은 사람이라는 우월적 위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인가.
그런 조여정에게 남편 조인성은 "그거 메소드 연기잖아"라며 정곡을 찌른다.
조여정의 이런 시각 또한 가능한 사랑일까?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설경구옆에서 아내 전도연은 좌절하지 않고 삶을 보는 긍정을 놓지 않는다.
그녀는 극중에서 심수봉의 "사랑 밖엔 난 몰라"를 부르곤 하며 힘든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전도연이 읏는 장면에서 느껴지는 것은 슬픔이다.
그녀의 연기력 덕분일까.
재산이 있는 조인성의 바닷가 별장에 이들 부부 4명이 휴가를 가고 해변가에서 조인성이 어릴 때 여기에서 벌거벗고 수영했다고 한다.
설경구가 묻는다. "왜 팬티를 입지 않았습니까?"
전도연이 외친다. "자유!"
조인성이 화답한다. "그렇죠, 자유!"
조인성이 미국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성공했다는 이메일에 대박을 외치는데 전도연은 얼마나 벌어요?라고 묻는다.
십계명에는 "낭의 소유를 탐하지 말라"가 있다.
도둑질 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등은 행동에 다한 계명이지만 이 마지막 계명은 인간의 마음에 대한 것이다.
전도연은 조인성의 부에 잠시 흔들렸을까.
십계명의 메타포는 여기서도 강하게 작용한다.
조인성은 아내 조여정에게서 얻지 못하는 것을 전도연에게서 탐하고, 전도연은 조인성의 부에 잠시 탐한다.
조여정은 다큐멘터리라는 명목으로 타인의 고통과 불행을 탐한다.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탐하지 않고 상대를 진실로 사랑하는 것이 가능할까?, 영화는 화두로 남긴다.
설경구와 조여정이 별장에서 다큐멘터리 인터뷰 촬영을 하는 동안 해변으로 간 전도연과 조인성.
갑자기 전도연은 옷을 다 벗고 알몸으로 바다로 뛰어든다.
자유를 갈망했음일까. 생명력의 표출이었을까.
전도연과 조인성의 전라신이 한동안 펼쳐지고 전도연은 옷을 들고 먼저 별장으로 돌아온다.
일탈의 사랑이었을까.
이런 사랑도 가능할까.
네 사림의 긴장은 아스퍼거증후군을 앓는 설경구의 10살 아들 철이의 객관으로 관찰된다.
이창동감독은 인터뷰에서 천천히 말하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화법으로 듣는 이로 하여금 집중하게 하는데,.이미 70 이 넘어선 그의 내공이 스며들 차기작은 무엇일까 기대되기도 한다.
영화는 타인의 고통을 착취하지 않고 진실로 사랑하는 것이 가능한가?의 화두를 던진다.
이 화두에 접근하려는 네 배우의 작품에 녹아든 연기는 이 영화를 한층 집중해서 보게 한다.
조여정부부는 설경구부부에게 다정하게 대하지만 타인의 고통을 카메라로 소비하려던 지식인 조여정이나 차가운 자본주의적 우월감을 가진 조인성은 결코 노동자부부븨 진실에 가닿지 못한다.
하지만 세상이 아무리 무너지고 가혹할지라도, 서로의 고통을 곁에서 묵묵히 지켜 봐주는 설경구.전도연부부의 모습을 통해, 이창동감독은 이 불가능해 보이는 세계에서 "과연 어떤 형태의 진정한 사랑이 가능한가?"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이창동감독은 은유적 대사로 영화의 긴장을 유도하는데 아마도 소설가적 역량이 스며들었지 않나 싶은데, 가능한 사랑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모든 위선과 자본의 논리가 무너져 내린 뒤에도, 인간에게 끝내 남아있는 어떤 마음"이라고.
전도연이 20대때 봉제공장에서 일할 때 군에서 휴가 나온 설경구와 밤에 월미도해변에서 밤하늘의 보름달을 보며 언약했던,평생을 동반자로 맞을 순수한 생존의 희망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며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조여정의 별장에서 뛰쳐나온 밤, 하늘에 뜬 보름달을 찍은 사진을 부부는 공유한다.
결국 변치 않을, 변치 말아야 할 사랑의 가능성에 이 장면은 방점을 찍는다.
달을 올려다 보며 전도연이 말한다.
"달 참 예쁘다, 그치?"
설경구가 대꾸한다.
"지랄"
설경구부부의 고통을 촬영하며 이들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리라던 조여정은 결국 위선의 벽을 넘지 못하고 네 사람의 경계는 풀어지지 못하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다.
설경구부부를 보듬고 포용하지 못한 조여정부부에게 잘못을 탓할 수는 없다.
거기까지가 그들 현실의 힌계였을 것이다.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 것인가.
그들은 그렇게 되려고 노력한 것이 아니고 그냥 그렇게 된 것이다.
가능한 사랑은 Possible Love로 번역되었다.
비슷한 번역으로는 Probable Love, Feasible Love 등을 들 수 있겠는데, 무언가 지향하고 이루어야 하는 당위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Possible Love가 합당해 보인다.
아마도~, 어쩌면~의 어감이 있는 다른 두 단어는 비켜 서야 할 것 같다.
괴테는 파우스트에서 말하지 않았던가.
"인간은 (possible love를 지향하듯이)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고.
"가능한사랑"에 관한 동영상을 확인해 보세요 https://share.google/ms5f6JyayR0UxS7cB
첫댓글 허구의 드라마 보다
실존의 삶이 존재하는 다큐프로를 즐겨 봅니다.
문항님의 밀도 있는 영화 후 평
*Possible Love*
"모든 위선과 자본의 논리가 무너져 내린 뒤에도, 인간에게 끝내 남아있는 어떤 마음"
작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습니다!!
Possible Love, 제목에 러브가 들어가지만 러브 스토리가 아닌, 어쩌면 철학 스토리로 보이는 영화인 듯 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렇지요.
상우의 별장해변에서 알옴의 미옥이 알몸인 상우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다중적 상황, 자신이 먼저 알몸이면서 "이건 아니야"의 표정으로 몸을 사리는 미옥, 그녀는 자유에의 충동에 옷을 벗었다가 고통 받는 남편 호석의 무게에 선을 넘지 않았을 것입니다.
행위자가 누가 될지라도 남의 소유를 탐하지 말라에서 인간은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지~
엔딩 크레딧이 끝날 때까지 영화관의 조명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