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이동 중에 만나는 거대한 공룡조형물.
고성이 공룡의 나라임을 알리고 있다.
3년마다 당항포관광지에선 ‘고성공룡세계엑스포’가 열리는데, 올해엔 9월부터 2개월간 개최될 예정이다.
당항포는 임란 때 충무공 이순신장군이 대승을 거둔 곳으로 유명하다.
방화산(芳華山 175.3)은 회화면의 주산으로 소재지 배둔 북쪽으로 뻗은 나즈막한 산이다.
‘꽃처럼 아름다운 산’이란 이름으로 ‘아산 현충사’ 뒷산과 같은 이름이다.
‘아산 현충사(顯忠祠)’와 ‘당항포 숭충사(崇忠祠)’는 이순신장군을 추모하기 위한 사당이니 우연치고는 기이하다.
아주 잘 다듬어진 등로에는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고, 이정표는 깃대봉 너머 적적산까지 안내하고 있다.
나는 기존 등로에서 다소 한갓진 범바위산으로 돌아 회귀할 계획을 짰다.
범바위산 남릉은 산꾼들이 잘 다니지 않는 길이라 잡목의 저항쯤은 각오한 터.
범바위산(357.5)엔 호랑이가 올라앉을 바위나 그런 형상이라도 있을 줄 았았으나 온통 잡목 육산이었다.
네이버지도에는 범바위산이 깃대봉 남쪽 337.9m봉에 따로 표시되어 있다.
회귀하면서 시간이 남아 성산을 일부러 찾아갔다.
이름에서보듯 성산(城山 △101.9)은 성(城)이 있어 부르는 이름일 것.
산 위에 오르면 성곽의 흔적이라도 있을 줄 알았으나 널따란 산정엔 온통 공동묘지다.
‘배둔리 토성지(背屯里 土城址)’가 이곳인지, 아님 방화산에 있는 토성지(배둔리 산54번지)를 말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다만 산아래 군진마을에서 그 흔적을 더듬어 볼 수밖에 없었다.
군진(軍鎭)은 임란 때(1592년, 선조25년) 5,000여명의 아군이 주둔하여 당항포로부터 상륙하는 왜병을 모조리 섬멸시킨 아군의 진지가 있어서 생긴 이름이다.
따라서 성산은 당시 성이 있었던 곳으로 아군이 진지로 삼았던 곳이 확실해 뵌다.
원점회귀로 삼은 ‘배둔(背屯)’은 지형이 배가 멈춘 형국과 같다하여 불리는 이름으로 배둔장을 찾은 보부상들이 정착한 마을이다.
덕암(德岩)마을은 백녹산(白鹿山)의 돌들이 흘러내려서라 하고, 사슴들이 놀라 비명을 지른 곳이 녹명(鹿鳴), 하늘의 물줄기가 월계쪽으로 흘렀다 하여 월계(月溪), 꿩들이 놀라 울었다고 하여 치명(雉鳴)이란다.
산행궤적.
파일
확대한 지도.
11.5km의 길을 천천히 6시간이 걸렸다. 따로 떨아진 성산을 제외한다면 8km남짓일 것.
고도표.
범바위산에다 '(虎岩)'을 덧붙였다.
네비엔 '배둔사거리'를 입력하여...
사거리 등산안내도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하였다.
방화산 등산안내도엔 방화산~치명고개~천수사~치명마을까지 안내되어 있다.
안내판 뒤로 계단을 오른 뒤 뒤돌아보는 모습.회화면 소재지인 배둔엔 오래전부터 5일장이 섰고, 중·고등학교와 시외버스터미널이 있다.
잘 정비된 등로.
널따란 평지너머 방화산.
포장 임도를 따라 조금 걷다보니..
또다른 안내판이 능선길을 안내한다.
꼭대기에 닿기전 무덤이 있는 곳에 삼각점 안내판이 있지만 삼각점은 발견할 수 없었고, 토성(土城)이 있었다고 했지만 그 또한 찾을 수 없었다.
정상부 체육시설 옆에 이정표가 있어...
적석산까지 안내하고 있다.
한쪽 모퉁이 선답자들의 시그널 옆에 서명을 한 '芳華山'표지기를 걸었다.
내려가는 길은 지그재그.
조금 아래에서 정상에서 바로 내려서는 밧줄등로와 만나게 된다.
올려다보는 밧줄등로.
오솔길에서...
만나는 이정표.
안부에는 벌목이 이루어졌다. 녹명소류지 뒤로 솟은 산이 범바위산.
녹명마을.
곧 평상쉼터가 있는 안부갈림길에 내려선다. 치명·녹명 갈림길이다.
이 지점의 이정표. 나는 이 지점에서 매실주를 곁들인 쉼을 하였다.
이어지는 산길은...
잘 정비되어 있고...
'2지점' 이정표가 있다.
무명봉은 살짝 에두르는 등로.
벤치를 지나고...
다시 계단 오름길을 지나면...
비포장 임도에 닿는다.
비포장 임도의 '3이정표'는 계속 적석산과 깃대봉을 가리키고...
나는 그 반대방향으로 범바위산을 향한다.
이 길은 자연 친화적인 임도.
20분이 채 걸리지 않아 파란 수조가 있는 임도 끄트머리에 닿는다.
잡목을 살짝 벗어나자 측백인지, 편백인지 쭉쭉빵빵.
범바위산 정상을 오르는 길은 온통 잡목이 에워싸 난공불락의 요새같다.
그렇게 어렵사리 오른 잡목더미에서 반가운 시그널을 만난다. 바로 '우리산줄기이야기'의 신경수 님이다.
이제 잡목숲을 헤치며 범바위산 남릉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서야 한다.
그렇게 살짝 이동한 곳에서 전망바위를 만난다.
철탑 왼쪽 중앙으로 뻗어나간 산줄기 오른쪽이 구만면, 왼쪽이 회화면이다.
면계 좌측 잘록한 곳이 치명고개이고, 고개 건너에 방화산이 솟아 있으며 두 능선 사이에 녹명소류지가 보인다.
나는 능선을 따라 철탑이 있는 곳으로 잡목을 헤치며 내려설 것.
어렵사리 철탑을 만나...
고개를 들어 철탑꼭대기를 올려다 본다.
파묘지점도 지나며 희미한 족적도 스친다. 능선이 뚜럿하지 않으면 산길은 표나지 않는 법.
그러나 이따금 산길 흔적도 만나더니...
무덤들도 많아진다.
능선을 고수하는 길엔 여전히 무덤.
마지막 살짝 솟은 봉우리(66.1m)에도 무덤.
66.1봉에서 뒤돌아보니 내가 족적을 남긴 범바위산과 철탑이 보인다.
아무도 찾을 이 없는 이 낮은 봉에다 나의 흔적을 남겼다.
그런 뒤 내림길에서...
곧 축사 입구에 내려서서...
바로 위에 있는 축사를 바라본다.
그러다 금방 내가 내려온 낮은 산자락을 올려다 본다.
아스팔트 도로에 나왔더니...
'고향길'이라는 표석이 세워져 있다.
' ♬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녹명 깊은 골로/ 대한 짐승이내려온다.- - - - - - ♪ '
뒤돌아보니 범바위산과 범이 내려온 줄기와 철탑이 선명하고, 66.1m봉우리가 가까이 솟아있다.
잘 가꿔진 덕암숲 건너에...
효자각(孝子閣)인 쌍효려(雙孝閭)가 있다.
승정원일기에 나오는 김정팔과 그의 처 강씨의 효행을 기리는 '쌍효려'란다.
비각을 살펴보려 하였으나 잠긴 문으로 들어갈 수 없었고...
다만 입구의 현판을 당겨 보았다.
현판은 일제강점기 창원 출신의 독립운동가이자 서예가인 백당 정기헌(白堂 鄭基憲) 선생이 1951년에 쓴 글씨란다.
약 300년 되었다는 덕암마을 숲에는 김창규, 김보용을 기리는 비석 2개와 서낭당 돌무더기 2개가 있다.
비석은 '구만김창규선생상의비(九晩金昌奎先生尙義碑)'.
'구만대(九晩臺)' 자연석비.
덕암마을 숲 안내판.
덕암마을에서 올려다보는 범바위산.
뒤돌아보니 도로건너 멀리 시루봉인 듯.
여긴 녹명(鹿鳴)마을.
사슴동산이 조성되어 있어 정자에 앉아 배낭을 벗었다.
지형이 사슴이 우는 형상, 또는 뇌성벽락으로 비명을 지른 곳이라서 생겼다는 안내판.
신설 고가도로가 길게 놓여지고 있는 곳에 성산이 보인다.
고가도로와 같은 방향으로...
들어가며 성산을 바라본다.
진입로는 주로 반대쪽에 나있지만 나는 고성고 뒤로 난 잘록한 고개로 접근해 보기로 하였다.
길옆 죽어라 짖어대는 개를 뒤로하고 우로 올라 보았으나 사유지 농장으로 산길 폐쇄.
되돌아 내려와 굳게 잠긴 솟을문을 올려다 보지만 아무런 안내판이 없으니 깜깜.
앞 뜰의 비석이 내력을 말해줄 줄 알았으나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다. '배복렬특성기념비'
다음에 길을 찾은 곳이 현불사.
사찰 좌측으로 기웃거려 보았으나 철망이 쳐져있어 되내려오다...
정원석이 계단진 곳 우측으로 올랐더니...
무덤이 나온다.
좌측으로 돌며 길을 찾아보지만...
이렇다할 반듯한 길은 없어.
길냄새를 맡으며 묵은 숲길을 찾아...
올랐더니 널따란 공동묘지.
그 정수리 제일 높은 곳에...
삼각점이 있다.
안내판.
그 옆에 급조한 표지기를 걸었다.
내려서는 길은 오를 때의 반대 방향.
반듯한 산길은...
묘지가 있어서다.
가족묘지.
납골당.
납골당에서부턴 포장 임도.
아래 기와집은...
성산재.
신천재추모비.
길가에 나와 비각을 쳐다 보았으나 잠긴 문.
다만 앞에 '이효익공적비'가 세워져 있다.
대로에선 걷기가 여의치 않아 횡단보도를 건너...
수로건너 농로로 접어들었다.
모내기 준비가 한창인 들판을 기로질러...
방화산을 마주보고 걷는다.
전봇대에 걸린 남파랑길 표지기. 남파랑길도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를 따를 수는 없었을 것.
농로에 걸린 남파랑길 표지기. 나는 이쯤에서 물호수에서 콸콸 쏟아지는 물에 웃통을 벗었다.
그렇게 농로에서 올라오면 '배둔시외버스터미널'.
당항포에선 '고성공룡세계엑스포'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원점회귀를 이루는 '배둔사거리'다.
야산을 배회하며 떠도는 떠돌이.
그게 나의 산여행이다.
시시콜콜한 넋두리는 '꼰대스탈'로 봐도 좋다.
누군가 내편이 있어 산에다 인문학을 덧입히려는 나의 노력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