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시장 안쪽으로 좀 더 들어가 봅니다.
흥정이 한창이군요.
죽도시장의 대표메뉴 과메기. 과메기의 진원지 답게 파는 곳도 많습니다.
우와 과메기 많구나.
보통 저거 미역이랑 파랑 해서 한세트에 만원. 시싣도 가능합니다. 청어나 꽁치를 많이 쓰는데 주로 꽁치가 더 많이 쓰입니다. 묵은지랑 먹어도 맛있습니다. 청어나 꽁치를 그냥 먹는것보다 과메기로 먹는 것이 훨씬 영양가가 뛰어납니다.
즉석에서 제조 판매까지 하시는 아주머니.
꾸덕하게 마른 과메기 우와 우와~ 좋은 메기로 만들어서 맛있구나 <- 농담입니다. 요즘이 한창 과메기철인데 모두들 맛나게 드시고들 계시겠죠???
과메기와 더불어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몸값비싼 히트상품 대게.
대게가 아주 풍년입니다.
저렇게 눕혀놓아야 도망도 안가고 찔때도 국물이 빠져나가지 않습니다.
얘네들 다 살아있습니다. 열심히 꿈틀거립니다.
이상하게 갑각류는 측은지심이 들지 않고 그냥 음식 그이상도 아닌 듯한 느낌으로 맛있어 보이기만 합니다. 비주얼이 역시 중요하구나.
대게 구경 실컷 했습니다.
이제 우리의 목적지인 고래고기집에 도착. [원조할매고래]라는 고래고기 전문점입니다. 죽도시장의 상징과도 같은 집으로 30여년이 넘게 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원래는 할매가 운영하는 집인데 요즘은 할매가 아프신건지 돌아가신건지 ㅠㅠ 며느리들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집에도 고래고기집이 하나 더... 고래 골목이 되겠습니다.
울산태생 아버지가 말씀하시길 고래고기는 옛날에는 완전 돈없는 서민층들이나 먹는 고기였대요. 해방후 울산 장생포항을 중심으로 고래를 본격적으로 잡기 시작하여 포경이 금지된 1986년까지 낙동강에서 재첩을 팔듯 울산에서는 골목마다 할머니들이 고래고기를 머리에 이고다녔다고 합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 먹을 돈이 없는 사람들이 시장에서 푼돈으로 대충 사먹던 붉은 그 고래고기. 아버지 어릴 적에는 그저 대충 버려지던 저급한 고기가 지금은 귀하고 비싼 고기로 격상되었군요.
지금은 이곳 포항을 비롯하여 경북 영남권에 몇몇 집들이 고래고기의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이건 돌고래 고기로 고래고기보다 비린내가 더 심하고 질기고 맛이 없습니다. 서울에서 고래고기라고 먹는 것들은 대부분 이 돌고래 고기라고 하네요. 우리가 먹을 밍크고래와는 그 맛이 하늘과 땅 차이랍니다.
아줌마랑 흥정을 잘 해야 좋은 부위로 넉넉하게 받아낼 수 있습니다. 히히
지금도 연간 수백마리의 고래가 그물에 걸려서 잡힙니다. 고래가 잡히면 해경의 검사를 받게 되며 작살 자국등이 없이 그물에 우연히 걸린것이 확인 됐을때만 경매에 부쳐져서 일반인들이 이렇게 사먹을 수 있습니다. 그나마 고래 해체기술자가 있는 이곳 포항과 울산 등지에서 주로 소비된다고 하는군요.
이것이 바로 고래고기.
으아 묘한 느낌입니다.
일본인들이 고래고기 참 좋아하죠. 지금까지도 포경이 합법적으로 허용된 나라.
맛있으면 잡아먹는거죠 ㅠㅠ 전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요즘은 고래 개체수가 너무 많아져서 지나가는 배에도 막 치인다고 하던데.
소금과 절인 양파. 매콤한 소스가 나옵니다.
이것이 고래 3만원 어치. 고래는 우리들의 친구인데 이렇게 고기가 되어 등장했습니다.
볼록볼록 저 식빵같은건 턱부분에 난 돌기라고 하십니다.
맛........... 있어 보입니까?
이렇게 덜어서
열심히 먹었습니다. 맛 없었습니다 ㅠㅠ 살코기 같이 생긴 것 보다 오히려 이 허연 게 냄새가 없고 먹기 낫습니다. 살짝 비릿하면서 뭔가 특이한 향과 질겅한 질감이 납니다. 경험치는 늘었지만 또 사먹지는 않을 듯. 워낙에 큰 동물이라 부위별로 맛도 수십여 종류가 난다고 합니다. 여기 지나가시는 분은 한번 도전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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