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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경제제재로 이란을 굴복시킬 수 없는 이유
- 테헤란은 경제 회복력의 원천을 갖추고 있다
필자 : 에스판디야르 바트망헬리지(부르스 앤 바자르 재단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 존스 홉킨스 고등국제연구대학원 겸임 교수)
출처: FA, 2026.09.08
지난 8월 24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우리는 전 세계에 걸쳐 있는 이란의 금융 연결망에 대한 경제 공세를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이 폭압적인 정권을 지탱하는 모든 경제적 생명줄을 끊어버리는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이는 지난 4월 백악관이 '경제 분노 작전'이라고 명명한 계획의 일환으로 미국이 "이란 정권에 재정적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발표했을 때와 같은 맥락입니다.
또한 2018년 5월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란에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발표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첫 번째 "최대 압박" 캠페인과도 유사했습니다. 더 나아가 2012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정부에 "더욱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공언했던 것과도 닮아 있습니다.
이란 경제는 연이은 제재의 영향을 분명히 느껴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이후 이란은 저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해 왔습니다. 그 결과, 이란 기업들은 다른 개발도상국 기업들에 비해 인프라 구축과 신기술 도입에 소극적이었습니다. 한때 점차 부유해지던 이란 가계는 이제 국가가 정한 빈곤선 아래로 떨어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거의 10년 동안 미국의 경제적 압박에 저항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의 봉쇄 조치 이전까지 이란은 제재 회피 기법을 활용하여 주요 고객인 중국에 석유 수출을 지속했습니다. 비석유 산업 또한 제재에 적응했는데, 통화 평가절하로 수입품과의 경쟁이 줄어들고 이란 제품의 지역 시장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이 증가했습니다. 이로써 이란은 시리아나 베네수엘라와 같은 다른 제재 대상국에서 볼 수 있었던 것과 같은 급격한 경제 붕괴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의 전쟁은 제재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이란 경제의 회복력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수많은 공습은 이란의 주요 철강 및 석유화학 공장을 포함한 핵심 산업 시설을 겨냥했습니다. 이러한 공격으로 인한 피해는 주요 산업재 생산의 심각한 차질로 이어졌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교통량 감소와 미국의 해상 봉쇄로 인한 구체적인 차질은 이란의 수출 감소뿐 아니라 필수적인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혔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7월 추산에 따르면, 이란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1년 동안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감소세를 보인 데 이어 올해에는 5.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은 2025년 12월 52.6%에서 여름 초 88.6%로 치솟았습니다. 이란 화폐 가치는 달러당 200만 리알을 넘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란 지도부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제재의 강압적인 영향에 더 잘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경제 상황이 아직 이란의 전쟁 수행 능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습니다. 수년간의 제재 경험 덕분에 각종 물자 비축량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강력한 억압 수단을 가진 이란 정부는 자국의 필요를 충족시키면서 경제적 고통의 상당 부분을 일반 국민에게 전가하는 방법?을 터득했습니다. 다시 말해, 트럼프의 접근 방식은 분명히 이란 국민 대부분을 고통스럽게 만들 수는 있지만, 이슬람 공화국 자체를 완전히 질식시킬 수는 없습니다.
위기의 해부학
이란 관리들은 자국의 경제적 어려움을 인정했습니다. 이란 의회 의장이자 핵심 실력자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8월 21일 "우리가 아무리 군사적으로 강하더라도 국민이 굶주리고 자금 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며 경제 성장과 국내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베센트는 이 발언을 미국의 경제 전쟁이 의도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증거로 인용했습니다.)
지난주 TV 인터뷰에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일부 정치 지도자들이 제재가 이란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계속 부인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했습니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제재가 전혀 효과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갈리바프와 페제시키안의 발언은 이란 경제 전망에 대한 진정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경제 전반의 안녕과 정치적 정당성 사이의 밀접한 관계를 고려할 때, 두 지도자들이 악화되는 여론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미국 관리들은 이러한 발언을 과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달리, 두 정상 모두 이란 경제가 붕괴 직전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란 경제에 대한 미국의 평가와 경제적 압박의 성공 여부는 제재가 이란의 정치경제 구조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즉 경제 자원의 분배 방식을 바꿔 기존 권력 구조를 강화했는지를 고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고통에 대해 가장 목소리를 높이는 이란 지도자들은 국가의 임박한 경제 붕괴를 걱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이란 엘리트들이 의도적으로 제재의 압력을 일반 국민에게 전가할 수 있도록 오랫동안 유지해 온 정치적 합의에 반대하는 것입니다. 갈리바프와 페제시키안은 대체로 의도대로 효과를 발휘해 온 정책 대응의 사회적 비용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이 이란 경제를 평가할 때 중요한 역동성을 간과한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제재의 영향은 성장률, 인플레이션, 통화 가치 하락 등 거시경제 지표로 설명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지표는 주로 물가 수준, 즉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반영합니다.
다시 말해, 경제를 기능적인 관점이 아닌 재무적인 관점에서만 보여줍니다. 기능적인 관점에서 경제를 이해하려면 기업과 가계 수준의 역동성을 살펴봐야 합니다. 그래야만 언론에 보도되는 악화된 수치들이 왜 이란의 굴복으로 이어지지 않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란 관리들은 제재로 인한 고통을 가정과 기업에 전가하고 있습니다. 포괄적 제재를 받는 국가의 정책 입안자들이 직면한 근본적인 딜레마는 수입 대금 지급에 필요한 외화가 부족해지는 등 국제수지 취약성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크게 두 가지 접근 방식이 있습니다.
정책 입안자들은 확장적 통화 정책을 통해 투자를 촉진하고, 수출 증가와 국내 생산 확대를 통해 무역 흑자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또는, 통화 긴축 및 긴축 조치를 통해 수입 수요를 억제하고, 수출 수준을 유지하면서 무역 흑자를 회복할 수도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침공 후 강력한 제재에 직면했을 때, 러시아 정책 입안자들은 첫 번째 접근 방식을 택했습니다. 재정 부양책을 확대하여 산업 활동과 제조업 고용을 급속히 확장하고, 전시 경제를 구축했습니다. 이러한 지출은 군수 생산 증대에 필수적이었지만, 노동 시장을 급격히 경직시켜 일반 러시아인들의 실질 임금을 상승시키는 효과도 가져왔습니다.
이는 제재로 인한 인플레이션의 초기 영향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결국 한계에 도달했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심각해지기 시작했지만, 이러한 경제전략 덕분에 러시아는 미국의 제재 압력에도 불구하고 전쟁 목표를 고수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이란 관리들은 두 번째 길을 택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부과한 주요 금융 및 에너지 제재로 이란이 2012년 처음으로 경기 침체에 빠졌을 때,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이란이 제재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역량에 집중하는 "저항 경제"를 채택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이란 경제 정책 입안자들은 새로운 산업 정책을 시행하거나 새로운 복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그들은 인플레이션을 용인하여 제재의 고통을 정부에서 가계와 기업으로 전가했습니다. 그들은 긴축 예산을 편성하고 할당량이나 가격 통제와 같은 직접적인 행정 조치를 통해 생산과 소비를 합리화하기를 거부했습니다. 악화되는 경제 위기는 노동 시장의 약화를 초래하여 고용주들이 임금을 억압할 수 있도록 했고, 이는 가계 소득에 더욱 큰 압박을 가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정책 실패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란 당국은 경제 활동 둔화를 오히려 반기는 듯 보입니다. 그들은 이를 통해 미국과의 대립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좋은 시절과 나쁜 시절
미시경제 데이터는 미국의 압력이 기업 및 가계 수준의 경제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줍니다. 이란 상공회의소가 집계한 구매관리자지수(PMI)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이란의 경제 위기가 얼마나 심화되었는지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2019년에서 2023년 사이, 이란 경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초기 최대 압박 제재, 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여성, 생명, 자유" 시위 관련 혼란으로 인해 전체 기간의 3분의 2 동안 위축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이란의 비석유 산업은 완만한 성장을 경험했습니다. 2023년 초에는 전체 경제와 산업 부문이 함께 성장하면서 이란이 장기적인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2024년 3월에는 실질 소득이 약 15% 증가하면서 생활 수준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경기 회복세는 2024년 4월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인해 꺾였습니다. 이후 반복되는 군사적 충돌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은 산업 활동의 장기적인 침체를 초래하여 이란을 더욱 심각한 불황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산업 기업들은 8개월 연속으로 경영 상황 악화를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기업들이 파산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20년 동안 이란 기업들은 대규모 재고를 유지하는 관행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러한 관행은 기업들이 공급망에 대한 제재의 영향을 완화하고, 현금 가치는 떨어지지만 상품 가치는 유지되는 고물가 환경에서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테헤란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들의 공시에 따르면, 이란 산업계의 평균 재고 회전일수는 약 3개월입니다.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 전기 기계와 같은 민감한 분야에서는 기업들이 최대 200일분의 재고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규모 재고는 전쟁 기간 동안 이란 경제의 상당한 회복력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통행량이 감소하면서 이란의 공급망은 압박을 받았습니다. 육로 무역으로의 전환도 이란 남부 항구를 통한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를 만회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풍부한 원자재, 반제품, 완제품 재고 덕분에 이란 생산자들은 고객에게 제품을 공급하거나, 적어도 고객이 대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었습니다.
테헤란은 자국의 재정 지출을 유지하기 위해 인플레이션을 불가피한 악으로 받아들입니다. 기업들은 이윤을 지키기 위해 가격을 계속 인상했고, 높아진 원자재 비용은 소비자에게 전가되었습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이러한 가격 상승은 수요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수년간 지속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던 이란 가계는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소비를 할 때조차도 할부 구매 방식이나 비공식 대출 등 소비자 신용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식료품과 같은 특정 품목에서도 이란 소매업체들은 판매량 감소를 보고했습니다. 가계 소비의 급격한 감소는 이란의 경제적 복지가 악화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란 정부 관리들이 일반 국민들이 겪는 고통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지금까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개입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40년 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경제적 고통을 완화하는데 효과적이었던 물가 통제 조치를 도입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상당수 국민에 대한 현금 지원과 에너지 보조금 폐지까지 논의해 왔습니다.
이러한 수요 억제는 일종의 배급제로 작용하여, 이란의 정치·경제 엘리트들이 전쟁과 제재의 비용을 일반 국민에게 전가하는 구조화된 방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심각한 재정 압박에 직면해 있지만, 지출을 유지하기 위해 인플레이션을 불가피한 악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월간 인플레이션율이 10% 미만인 이란은 정부의 전략을 지속 불가능하게 만드는 50% 이상의 초인플레이션과는 아직 거리가 멉니다.
한편, 경제 활동 위축은 실물 경제에 완충 역할을 해왔습니다. 재정적인 측면에서 이란 경제는 전쟁 발발 초기보다 악화되었지만,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재고 수준이 2025년 12월과 변함이 없으며, 전반적인 경제 활동 수준이 낮아진 상황에서도 공급과 수요는 새로운 균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란이 제재와 봉쇄에 가장 취약한 부분은 지속적인 수입 의존도입니다. 이란 회계연도 3월부터 시작된 올해 첫 5개월 동안 수입액은 17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는 연말까지 수입액이 약 4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미이며, 이는 전년도 580억 달러, 그 전년도 720억 달러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치입니다. 인플레이션과 통화 평가절하로 인한 수입 수요 감소는 심각한 경제 위기의 징후입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이란 정책 입안자들이 향후 몇 년 동안 더 광범위한 경제 붕괴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출력 모드
베센트 장관이 8월 기자회견에서 "경제적 D-데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을 때, 그는 자신이 계획한 침공의 상대가 누구인지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이란 당국이 제재와 전쟁 비용을 일반 국민에게 전가하는데 성공한 것은 일종의 전시 동원령입니다.
일반 이란 국민은 이런 식으로 동원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최근 소셜 미디어 게시물에서 트럼프는 "이란 국민은 언제 들고 일어나 싸울 것인가?"라고 질문했습니다. 그러나 일반 이란 국민들이 다시 거리로 나와 자신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억압에 항의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다시 한번 이슬람 공화국의 잔혹한 폭력(? 미국의 조작)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다양한 억압수단을 보유한 많은 이란 지도자들은 특히 미국을 군사적으로 패배시키기 위해서라면 국민들이 더 많은 고통을 감수하도록(? 스스로 감내하는 저항)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경제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는 2,500만 가구와 100만 개 이상의 기업을 질식시켜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란 경제의 일부가 숨통이 조여 드는 동안에도, 이란 엘리트들은 여전히 충분한 산소를 공급받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