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설정 52년만에 보좌 주교 2명 시대 열려
| ▲ 문희종 주교가 10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주교 서품 미사를 마치고 퇴장하면서 신자들에게 첫 축복을 하고 있다. 이힘 기자 |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우선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겠습니다. 제가 직무를 잘 수행해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기도해주시길 바랍니다.”
10일 수원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주교품을 받은 수원교구 문희종(요한 세례자) 보좌주교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겠다”고 다짐하며 주교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문 주교는 또 “형제 신부님들이 건강하고, 신명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가 주례한 이날 서품식에는 염수정(서울대교구장) 추기경, 오스발도 파딜랴(주한 교황대사) ㆍ김희중(주교회의 의장) ㆍ장인남(태국ㆍ캄보디아 교황대사)ㆍ윤공희(초대 수원교구장) 대주교를 비롯해 한국 교회 주교단과 교구 사제단, 수도자, 신자 등 3000여 명이 참석해 새로운 보좌주교의 탄생을 한마음으로 축하했다. 특히 문 주교의 전임지였던 안산 본오동본당 신자 100여 명이 참석해 아낌없는 축하를 전했다.
문 주교의 서품으로 수원교구는 설정 52년 만에 처음으로 2명의 보좌 주교 시대를 열게 됐다. 서울대교구를 제외하고 보좌 주교가 2명인 교구는 수원교구가 유일하다.
이용훈 주교는 강론에서 “교구민이 85만 명에 이르는 수원교구는 문 주교 탄생으로 복음화의 큰 동력을 얻게 됐다” 면서 “문 주교님이 주교직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염 추기경은 축사에서 “낮고 겸손한 자세로 신자들 사이에 머물며 섬기는 사람이 되겠다는 주교님의 결심이 풍성한 열매를 맺길 바란다”고 말했고, 김희중 대주교는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가난한 교회가 돼 달라는 시대적 요청 속에서 문 주교님은 천군만마와 같은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자 85만여 명, 본당 204개로 교세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수원교구는 오랫동안 두 번째 보좌 주교 탄생을 기다려왔다. 200개가 넘는 본당을 교구장 주교와 보좌 주교 1명이 돌보기에는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이다. 문 주교 임명은 교구민들이 주교를 좀더 자주 만나며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966년 경기 평택에서 태어난 문 주교는 1994년 사제품을 받고 비산동ㆍ철산ㆍ호계동본당 보좌, 팽성본당 주임ㆍ수원가톨릭대 교수를 지냈다. 2001년 유학길에 올라 교황청 성 안셀모 대학에서 전례학 석사 학위를 받고 2006년 귀국해 2014년까지 교구 복음화국장을 지낸 뒤 지난해부터 안산 본오동 성 요한 세례자 본당 주임으로 사목하다가 7월 23일 주교로 임명됐다.
임영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