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밥(Creeping sorrel)
아동기 시절, 길가 공터나 돌담 벼락에 노란 꽃이 피고 길쭉한 열매 주머니가 달린 풀을 뜯어 먹으면 신맛이 강해 좋지 않은 표정을 하고서 입맛을 다셨다. 그래서 시금초라 했다. 이 시금초가 바로 괭이밥이라 하는 야생화이다. 괭이밥이라는 작명을 누가 하였는지는 모르지만 우리나라 식물의 잡초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이름 중에 하나로 여겨진다. 괭이밥은 고양이 밥이라는 뜻이다. 고양이가 소화가 잘되지 않을 때 이 풀을 뜯어 먹는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같은 고양이과인 사자도 사냥후 소화가 않되면, 이 풀을 뜯어 먹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괭이밥은 남미 원산으로 오래 전에 우리나라에 들여와 야생상태로 자생하는 귀화식물이다. 잎이 달린 줄기가 땅 위를 기고, 뿌리는 잎과 줄기에 비해서 땅속 깊이 들어간다. 밤이 되면 잎이 오므라드는 성질이 있어서 신기해 하였다. 신맛이 있어서 그대로 먹기도 하지만 어린잎을 무쳐서 나물로 먹기도 하고 된장국을 끓여 먹기도 한다. 또 봉숭아물을 손톱에 물 들일 때 이 잎을 함께 썼으며, 놋그릇 같은 식기를 닦을 때도 사용했다. 특히 녹이 잘 닦여서 황동 그릇은 반짝반짝하게 윤이났다. 아무튼 괭이밥은 우리 주위에 흔하게 있는 잡초다. 소화제 원료로 쓰이는 괭이밥의 꽃말은 <빛나는 마음>인데, 만개한 꽃은 청순하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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