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직히 바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영국 토트넘이라는 구단을 잘 알지 못했다. 물론 손흥민 선수라는 한국이 배출한 걸출한 축구 선수가 영국에 있고 그가 소속된 곳이 토트넘이라는 중상위권 팀이라는 것 외에는 알 필요도 없고 알 이유도 없었다.나는 일부러 늦은 시간내지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 위성중계되는 영국 프리미어리그를 즐겨 시청하는 그런 부류도 아니다. 가끔 손흥민이라는 친구가 공을 많이 넣어 무슨 황금 부츠라는 것을 차지했다는 것을 뒤늦게 듣는 그런 부류이다. 하지만 손흥민이 그 팀의 주장이 됐다는 소식에 갑자기 나의 관심이 토트넘으로 쏠리게 되었다. 축구 종주국이라는 대단한 자부심을 가진 영국 거기에다 엄청난 리그인 프리미어리그 그중에 중상위권팀 토트넘의 주장을 맡는다 그것은 상상 이상이었다. 한국 출신들이 세계 각지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치지만 그런 소식을 능가하는 최고의 뉴스임이 틀림이 없었다. 그것은 바로 영국 자존심의 중심에 한국인이 태극기를 들고 서 있는 것과 다름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주장이 되고 난 뒤부터 이런 저런 소식이 너무 많이 들린다. 그냥 무시하고 살면 됐을텐데 괜히 관심을 두어서 나의 심신이 피곤해진다. 바로 토트넘이라는 역사 141년의 전통 구단이 이른바 국제정치라는 그 아사리판의 축소판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온갖 권모술수와 약육강식과 자국 이기주의와 패권주의 그리고 약소국가 집단 따돌림이라는 국제정치사상 최악의 요소로 지목되는 것을 모두 가지고 있는 구단이 바로 토트넘이었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영국 극우주의자들의 모임과 비슷했다. 앵글로 색슨의 우월함을 축구로 해소하려는 그런 집단 말이다. 태생도 그러했고 지금도 그렇다. 지금 회장인 다니엘 레비가 그러하다. 레비는 유대인출신의 영국인 사업가이다. 세계 2차대전당시 독일의 집중 공략을 당했던 유대인들이 대거 몰려든 곳이 바로 영국 런던이었다. 지금도 영국 런던에는 유대인 사업가들이 상당하다. 그가운데 한명이 레비회장이다. 그는 토트넘을 앵글로색슨들의 요람으로 이루고 싶었다. 그래서 만든 것이 해리 케인이고 에릭 다이어이다. 해리 케인은 토트넘 유스출신이다. 케인은 태어나 토트넘을 이번 뮌헨으로 가기 전에 떠나본 적이 없는 인물이다. 독일 레버쿠젠에서 활약하던 손흥민을 케인의 조력자로 선택한 것이 바로 토트넘이다. 치밀한 계산속에 이뤄진 손흥민의 영입이다. 그리고 에릭 다이어는 영국 스포츠가문의 금수저출신이다. 다이어의 집안과 토트넘의 영국 지상주의가 맞아 떨어진 결과가 바로 다이어의 토트넘 입성이고 그 이후 그는 토트넘의 실세중의 실세로 군림했다.
그래서 토트넘을 거쳐간 그 숱한 기라성같은 감독들도 유독 케인과 다이어만은 건드릴 수 없는 성역이었다. 회장과 구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세력이니 감독들인들 감히 그들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케인의 조력자로 손흥민을 키웠다. 하지만 다이어는 갈수록 능력이 하락하고 스스로 발전할 모티브를 갖지 못한채 음흉한 권력욕심과 앵글로 색슨 우월감의 소유자로 성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조직이 제대로 도약할 수 있었을까. 아니나 다를까 토트넘은 중위권내지 중상위권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케인은 잉글랜드 최고의 골잡이로 이름을 알리지만 잉글랜드가 월드컵에서 우승컵...토트넘이 리그 우승...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꿈도 못꿀 이야기이다. 앵글로 색슨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타락한 극우정신이 자리잡은 토트넘은 우물안 개구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성질 급한 놈이 집 떠난다고 케인이 스스로 토트넘을 떠난다. 그 잘난 뮌헨으로 말이다. 뮌헨가면 그냥 우승컵이 하늘에서 떨어질 것 같았지만 결코 그런 것이 아니다. 하여튼 토트넘은 중심을 잃고 휘청거린다. 그럴때 과감히 밀고 들어온 것이 바로 호주출신 포스테코글루감독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는 변방 감독이었다. 구단에서는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아니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연봉이 역대 감독들에 비해 상당히 저렴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렇게 됐다. 그러다 새 감독은 새 주장에 아시아의 작은 나라 그리고 축구의 변방국인 한국출신 손흥민을 지명한다. 영국의 언론과 축구 전문가들은 화들짝 놀란다. 아니 전통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구단중 역사로 오래된 토트넘의 주장이 영국인이 아닌 그리고 유럽인도 아닌 아시아 그것도 축구변방인 한국출신이 말이되느냐는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토트넘 내부에서도 여러 반발이 일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앵글로 색슨의 금수저인 에릭 다이어이다. 그는 노골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영국내 극우그룹 성향의 기자와 언론을 통해 토트넘의 주장이 손흥민되면 안되는 이유를 거론했다. 새주장과 새 감독에 대한 욕설을 마구 뱉었고 그것을 영국 언론들은 기사화했다. 지금도 잉글랜드의 극우들의 시각에서는 호주는 상종하면 안되는 존재이고 한국은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고 여기는 상황이다. 다이어가 바로 그 가운데 중심에 서있다. 지금 일어나는 토트넘 내부의 문제는 다이어와 손흥민의 갈등같지만 그속을 들여다보면 바로 국제정치에서 횡행하는 자국 민족 중심내지는 자국 이익 극대화의 일부이다.
토트넘의 선수 구성도 다국적 다민족이다. 다른 잉글랜드 구단들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잉글랜드 선수들과 웨일스 등 영국내 타 지역 선수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계 선수들, 그리고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 남미계열 선수, 그리고 아프리카계 등 다양하다. 토트넘에는 아시안으로는 손흥민이 유일하다. 그 유일한 아시안인 손흥민이 주장에 된 것에 대해 다이어와 영국 계열 그리고 유럽계열들은 흥분한다. 이럴 수는 없다고 말이다. 다이어는 새로 영입된 잉글랜드 출신인 제임스 메디슨을 포섭해 새 감독 새 주장의 저항세력으로 영입하려 한다. 여기에 잉글랜드 출신은 아니지만 웨일즈출신인 벤 데이비스와 이번에 새로 영입한 브레넌 존슨까지 자신의 영향력하에 두려 공작을 펼친다.
하지만 지금 영국 그리고 잉글랜드는 지는해가 아니라 이미 진 해이다. 아마도 지금 이 프리미어리그 외에는 영국 그리고 잉글랜드가 내세울 것이 없어 보인다. 경제도 급락세이고 나라의 위상도 급하게 하락하고 있다. 토트넘 소속인 선수들이 왜 그런 상황을 모르겠는가. 언제때 앵글로 색슨이며 잉글랜드인가. 아직도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가 한 팀을 만들어 출전하지 않는 그 기묘한 현실을 왜 현지에서 모르겠는가. 바로 잉글랜드의 극우적 성향때문 아니겠는가. 아직 옛 영화만을 기억하고 있는 시대에 뒤떨어진 바로 그 현실감각이 없는 자들의 속셈을 토트넘 소속 선수들은 이미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에릭 다이어의 쿠데타는 프랑스 파리생제르맹의 음바페의 쿠데타와는 달리 실패로 끝나고 있다. 다이어 편에 가담해 감독이나 새 주장에 대들었다가는 당장 팬들의 난리에 절단이 날 상황이라는 것을 피부로 깨닳는 선수들 아닌가.
하지만 토트넘에는 문제점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새로 영입된 몇몇 선수들은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높은 인물들이다. 만일 성적 부진 등의 이유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될 경우 급하게 그들의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농후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 타구단에 비해 토트넘이 유독 극우성향과 파벌의식이 강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주장 손흥민선수도 잘 파악해야 한다. 오랫동안 남아 토트넘 귀신이 되고 싶은 모양인데 미안하지만 토트넘은 아니다. 극우집단은 어느 정도 힘이 떨어지면 하이에나처럼 처절하게 복수극을 벌인다. 감독이 바뀌면 범 영국계가 들고 일어나 주장 교체를 요구할 지도 모른다. 아무리 개인적으로 타 선수들을 감싸고 배려해도 팀 풍토는 그리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다. 손흥민 선수도 적당히 주장 역할 하면서 제 실속을 챙겨야 한다. 너무 무리해서 몸과 마음이 부상을 입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영리하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적당한 기회에 더 괜찮고 파벌싸움이 없는 그런 구단에 가서 마지막 선수생활을 화려하게 장식할 계산을 해야 한다. 한곳에 너무 올인하다 기회를 놓쳐 인생이 험하게 된 경우를 우리는 주변에서 너무 많이 보아왔다. 조금만 실력이 떨어져도 팽당하는 곳이 바로 프로축구계 아닌가. 특히 토트넘의 회장 레비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라는 것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는 인물이다. 제발 손흥민 선수만은 그런 환경에서 희생당하지 않기를 바란다. 손 선수가 평생을 희생할 만큼 멋지지도 않고 건전하지도 않은 구단이 바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구단이라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2023년 9월 8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