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남진
돌아보니 벌써 40여 년 전의 일이다. 1965년 `서울 플레이보이'로 가요계에 데뷔한 나는 연예계 생활 4년차였던 68년 당시 시쳇말로 한창 `잘나가는' 인기가수였다. 그런 내가 연예계 생활을 접고 군, 그것도 해병대에 자원입대했으니 세간의 화제가 되는 것도 당연했다.
왜 한창 인기가 있을 때 입대했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는데 거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당시에는 외국으로 나가려면 남자는 반드시 군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따라서 좀더 넓은 무대에서 활동하려면 군 복무를 마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그렇다면 왜 굳이 해병대냐고 물을 수도 있겠는데 그건 어릴 적부터 해병대가 동경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하여튼 젊은 혈기로 가득 차 있던 나는 인기에 대한 큰 아쉬움이나 집착 없이 담담한 마음으로 입대할 수 있었다. 비록 연예대에 소속돼 있었지만 대한민국 해병으로 거듭나기 위해 우리 해병이라면 모두 거쳐야 하는 혹독한 훈련을 견뎌내야만 했다.
그후 69년 7월 청룡부대 2대대 5중대 2소대원으로 베트남에 파병됐다. 겁없이 해병대에 뛰어든 나였지만 베트남으로 간다니 여러 생각이 교차했던 것이 사실이다. 평생 울어본 일이 없건만 부산 부두를 떠나며 멀리서 손을 흔드는 어머니의 모습을 바라보니 어쩔 수 없이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누구나 그랬겠지만 베트남에서 지독한 모기에 시달리며 불침번을 설 때면 고향 생각과 홀어머니 걱정, 화려했던 연예계에 대한 미련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처음에는 전우들과의 관계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미 얼굴이 알려질 대로 알려진 상황이라 선임병들은 틈만 나면 한가락 뽑으라고 했고 여자 연예인과의 관계를 꼬치꼬치 캐묻기도 해 진땀을 흘려야 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는 모두 없어서는 안될 전우가 됐다.
거기에는 나의 인기도 한몫했다. 인기 절정의 시기에 군대에 왔으니 10대 소녀들의 팬 레터가 줄을 이을 수밖에 없는 상황. 일 주일에 사과 한 궤짝 분량의 위문편지를 받는 병사는 전 부대에 나 혼자밖에 없었다. 모든 선후임병들이 날 부러워할 수밖에 없었고 나는 수없이 많은 팬들을 그들과 펜팔로 엮어줬다. 그러니 내 군생활이 편해지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소총수로 한동안 생활하다 귀국하기 몇 개월 전 주베트남사령부로 파견돼 베트남 내 국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3개월간 위문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베트남으로 떠날 때는 두려웠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참 재미있고 스릴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같은 해병대라도 국내 근무와 분위기가 180도 달랐기 때문에 배우는 것도 많았다. 부대 안에 포탄이 떨어져 혼비백산했지만 다행히 불발탄이어서 간신히 목숨을 건지는 등 생과 사가 교차하는 그곳에서 새로운 인생, 새로운 삶에 눈뜨기 시작한 것이다.
제대 후 연예활동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공백기가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도 있었겠지만 복무기간 동안의 인간적인 성숙, 재충전의 기간이 나에게 더 큰 인기를 가져다 주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 팬들이 해병대로 베트남까지 다녀온 나에게 한층 더 따스한 시선을 보내 준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연예계 생활에도 많은 굴곡과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해병대에서 훈련받던 기억, 고생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군 시절을 생각하면 그때 그 지옥훈련도 견뎌냈는데 내가 이까짓 일쯤 못해내랴 하는 오기와 배짱이 샘솟는 것이다. 해병대 동지들의 전우애도 큰 도움이 되곤 한다.
상투적 말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를 포함한 우리 국민들이 이렇게 편히 쉬고 일할 수 있는 것은 모두 국군 병사들이 철통 같은 국토 방위에 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후배 병사들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우리나라를 지켜주고 또 전역해서는 군에서 체득한 군인정신을 바탕으로 열심히 생활해 주기를 바란다고.
첫댓글 이건 진짜 ㅋㅋㅋㅋ 수색대고 나발이고 참전용사 앞에서는 팬티 갈아입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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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네 시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오종혁이냐.. 하고 클릭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정한 참전용사
멋져부러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쩌네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