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盞) 먹새그려 또 한잔 먹새그려.
곶 것거 산(算) 노코
무진무진(無盡無盡) 먹새그려.
이 몸 주근 후면 지게 우희
거적 더퍼 주리혀 매여 가나
유소보장(流蘇寶帳)의
만인(萬人)이 우러네나,
어욱새 속새 덥가나무 백양(白楊)
수페 가기곳 가면,
누른 해, 흰 달, 굴근 눈,
쇼쇼리 바람 불 제, 뉘 한잔 먹쟈할고.
하믈며 무덤 우희 잔나비 휘파람 불제,
뉘우친들 엇더리
- 송강가사(松江歌辭) 성주본(星州本)
<풀이>
술 한잔 먹세그려 또 한잔 먹세그려
꽃나무 가지 꺾어서 잔 수를 헤아리며 끊임없이 먹세그려
이 몸 죽은 후면 지게 위에
거적으로 덮어서 졸라매고 가든
아름답게 꾸민 상여 뒤를
많은 사람들이 울며 뒤따르든
억새, 속새, 떡갈나무, 백양숲[무덤을 말함]에 가기만 하면
누런 해, 흰 달. 굵은 눈, 소슬바람 불 때. 누가 한잔 먹자할까?
하물며 원숭이가 무덤 위에서
휘파람 불 때,
뉘우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한 잔 먹세그려 또 한 잔 먹세그려
꽃 꺾어 산(算) 놓고 무진무진 먹세그려
최초의 사설시조다. 술잔 수를 헤아릴 꽃을 꺾어 놓고 원없이 먹어보자는 것이다. 죽은 뒤에 지게 위에 거적에 덮여 가거나, 비단 장식한 상여에 많은 이들이 울며 따르거나 한 번 가고 나면 그 누가 찾아와 한 잔 먹자 하겠는가? 무덤 위에 원숭이 휘파람 불 때야 뉘우친들 그 무슨 소용이리.
저작 연대는 미상이나 지은이의 다른 한국어 시가가 45세와 54세 사이에 지어졌기 때문에 〈장진주사〉도 이 시기에 지은 것으로 추측된다. 홍만종(洪萬宗)은 《순오지(旬五志)》에서 정철이 이백(李白)과 이하(李賀)의 〈장진주(將進酒)〉를 본받고 두보(杜甫)의 시를 취했다고 하였다.
장진주사
장진주
첫댓글 그렇네요. 죽어 땅속에 누워있으면 누가
아는척이나 할까요.살아생전에 즐겁게마시는것이 지당한 일이겠지요.
고딩때 옛글 공부를 다시하는 기분입니다
앞으로도 귀한 글
자주올려주세요
이런글 더 공부하며 즐거운 시간 갖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