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사러 예천 지보마을 다녀왔습니다. 예천은 중부고속도로(45번)와 중앙고속도로(55번)이 생기기 전에는 접근하기 힘들었던 곳입니다. 중앙고속도로에 예천IC가 있지만 수도권에서 가려면 중부고속도로 점촌함창IC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거리 상 유리합니다. 지보면은 예천군 중심에서 서쪽으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도로가 발달되어 있지 않습니다. 워낙 교통이 불편한 지역이어서 그런지 폐교된 초등학교 분교도 곳곳에 있습니다.
지보마을이 유명해지게 것은 축산농가에서 질좋은 한우를 직접 값싸게 소매하는 유통판계개혁의 산지 한우촌으로 매스컴에 소개된 것도 있지만 차량용 네비게이션이 널리 보급되지 않았다면 이 정도로 유명해 지지는 못했을 겁니다. 아무리 질좋고 싼 상품을 팔더라도 지보면까지 가는 길이 국도와 지방도를 번갈아 갈아타는 복잡한 루트라 네비게이션의 도움 없이는 찾아가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지보마을 가시려는 분은 도로이정표의 도움으로는 가기 어려우므로 네비게이션 준비하시고 네비게이션 없으신 분은 상세지도를 완전히 숙지하시고 가야 합니다.
네비게이션으로 주소를 입력하실 때 아래 주소로 입력하세요. 아니면 <지보초등학교> 명칭을 입력하셔도 됩니다.
경상북도 예천군 지보면 소화리 530-5 (전화 054-653-9282)
지보면에는 한우마을 외에 회룡포라는 명소가 있고 이외에는 눈에 띄는 관광상품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문경을 들러 지보면으로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도로공사 홈피에서 고속도로 정보를 검색해 확인해 보았습니다.
출발지 공항신도시IC – 도착지 문경새재IC
거리 214km
통행료 15,400원 (공항고속도로 6.900원 포함)
경유지 : 공항신도시,공항입구,북인천,신공항TG,노오지JC,계양,서운JC,중동,송내,장수1,시흥,시흥TG,안현JC,조남JC,서서울TG,안산JC,군포,동군포,부곡,북수원,동수원,신갈JC,마성,용인,양지,덕평,호법JC,이천,여주JC,감곡,북충주,충주,괴산,연풍,문경새재
지보면 한우마을이 유명해지면서 지보면 곳곳에 한우식당들이 생겼습니다. 지보면 축산농가 작목반에서 직업 운영하는 식당들이 아닙니다. 일부는 현지 축산농가가 맞는 것 같고 일부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일일이 다 확인할 수 없으니 한우마을 본가를 찾아갑니다.
한우마을 본가는 지보초등학교 입구에 있습니다. 누런 황소 조형물이 이 곳의 상징입니다. 기다란 건물동의 왼편은 직영식육점이고 오른편은 공동식당입니다. 고기를 사기만 하실 분들은 식육점에서 사기만 하시면 되고, 드시고 싶은 분들은 식육점에서 고기를 산 후 식당으로 들어가 산 고기를 드시면 됩니다.
식육점과 공동식당은 아침 10시 되어야 문을 엽니다. 마을 축산농가에서 품앗이로 나와 일을 하기 때문에 저녁 10시 끝내고 다시 새벽 장사를 할 여력이 안됩니다.
식유점이 10시 문 열자마자 제가 개시 손님으로 들어갔습니다. 미리 썰어놓은 고기가 없기 때문에 주문을 하고 작업되는 동안 기다려야 합니다. 신선한 고기를 살 수 있다는 생각이 기다림의 무료함을 상쇄해 줍니다. 올해 1월에 갔을 때는 불고기용이 600그램 1근에 12,000원이었는데 가격이 10,000원으로 내렸습니다. 싼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게 좋기는 하지만 식육점 분들이 유통상인이 아니고 직접 소를 키우는 축우농가 분들이기 때문에 내색을 할 수가 없습니다. FTA 시장개방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직접 소매까지 나선 분들인데 소값이 자꾸 떨어지니 마음이 편치가 않습니다. 사실 미국산 소고기가 수입되면 가장 피해를 보는 분들이 국내 축우농가 분들인데, 정치권이나 시민단체들이 온통 광우병과 굴욕외교 시비에 매달려 있으니 이 분들은 어디 가서 그 아픔을 호소할 데도 없고 앞으로의 대책을 열심히 논의해 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한우 소비운동을 벌여 국내 축산농가에 힘을 보태줘야 할 시기에 광우병 소문에 한우 소비도 격감해 한우 가격마저 내려가니 이 분들은 이중의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품목은 불고기용입니다. 600그램 1근에 만원 한장이라니. 하지만 불고기는 양념 준비 때문에 공동식당에서 드실 수 없습니다. (불고기를 드시고 싶은 분들은 한우마을 본가가 아닌 동네 식당에 가시면 양념에 재어놓은 불고기 팝니다.) 그래서 공동식당에서 드실 수 품목은 소금구이용입니다. 전에는 600그램에 27,000원짜리 고급품만 있었는데 그 사이 19,000원 짜리 중급품도 생겼네요. 갈비와 소금구이 고급품은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많은 양이 대도시 식당으로 나가니 소비량이 줄지 않은 모양입니다. 역시 돈 있는 분들은 비싼 한우를 계속 사 드시는 모양입니다. 광우병은 부자들을 피해가는 것이지.
백지에 매직펜으로 쓴 가격변동 공고. 날짜표시도 없네요. 유명세에 비해 초라한 가격변동 공고입니다. 품질과 가격은 최고이지만 아무래도 서비스 부문은 어설픕니다. 전화주문과 온라인송금으로 택배발송도 해준다는데 이 정도 서비스 수준이면 백 퍼센트 안심하고 택배 주문하기가 꺼려집니다.
육회는 공동식당에서 먹는 것만 팔고 포장판매를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포장판매는 신선도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반근 주문을 했습니다. 공동식당이 아직 청소를 마치지 않았네요.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자리에 않아 주문한 육회를 기다렸습니다. 공동식당 비용은 600그램 한 근에 8,000원입니다. 영월 다하누촌 같은 데서는 두 당 얼마로 계산하는 데 이곳에서는 인구수 관계없이 재료수로 계산합니다. 반근 먹으면 4,000원. 사진에 보시면 4,000원 어치의 채소, 반찬을 보실 수 있습니다. 구이를 하면 가스값도 포함되겠지요. 가스, 반찬값 이외에 추가 메뉴 있습니다. 공기밥 1,000원과 소면 2,000원. 그 밖에 음료수와 주류 계산 별도. 아침부터 육회를 먹는 게 머쓱했지만 맛을 보니 먹기로 결심한 게 잘했네요. 양념을 진하게 하지 않았는데도 잡냄새가 없고, 육질 씹히는 맛이 적당합니다. 고기값 6,000원 + 식당값 4,000원 = 10,000원. 만원 짜리 육회 한 접시 먹으니 행복해집니다. (인생 참 단순합니다.)
육회 한 접시 먹고 힘 내서 회룡포 둘러보러 갑니다. 회룡포 안에 들어가봐야 회룡포를 볼 수 없으니 회룡포를 볼 수 있는 전망대인 회룡대에 올라갔습니다.
회룡대에서 내려다본 회룡포. 곡류천의 대표적인 모습입니다. 한 삽을 뜨면 섬이 될 것 같다는 표현이 실감납니다.
예천은 관광거리가 많지 않지만 인근에 예천과 묶어서 관광을 하면 좋을 곳이 많이 있습니다. 문경, 안동, 단양 등. 저는 이번 길에 문경을 거쳐 예천 지보를 다녀 왔습니다. 문경의 관광거리 사진 찍어 놓았습니다. 곧 관련 정보 올리겠습니다.
첫댓글 처가집 근처라 자주 들리는 곳입니다...한우고기 믿을수있고 정말 맛있는 곳입니다....
길은 멀지만 처가집 가시는 길에 즐거움이 하나 더 있네요. 저는 처가도 인천인지라 명절 때 고생은 안해도 핑계김에 여행하는 재미도 없습니다. 조상묘도 백석이고, 장인어른 묘도 대명리라, 이래저래 인천 벗어나 먼 길 나설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다음에 가시는 길 있으시면 안내방송해 주셔요. 고기 부탁 좀 드리게...
남편의 고향이 예천이고 선산이 예천에 있는데... 신도시에서 예천, 문경분들 많이 뵙네요.~^^. 가을에 안동시 전체가 떠들썩해지는 축제가 있는데 볼만한 축제라고 하더군요... 역사 깊은 안동의 문화를 모두 펼쳐놓는 자리라고 하더라구요. 하회마을에서 숙박하고 지방문화 축제를 즐겨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올해는 시어머니 모시고 꼭 가봐야할텐데... 갈 수 있을려나~
저도 예천이 고향입니다..... 조상대대 예천에서 살았죠...할아버지,할머니,아버지,어머니 모두 예천분이죠.... 우리 고장을 이리 홍보해 주시니,,감사할 따름 입니다.. 산세가 수려하고 기가 세서 예전에는 정의로운 인물도 많이 나왔는데... 요새는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인물들은 다 서울로 가서 그런가... 01:25
훼미리마트님 고향이 예천이셨군요. 고향 가시면 좋은 고기 많이 드시겠네요. 제가 업무단지 쪽으로 가끔 갈 일이 있습니다. 직접 찾아뵙고 지난 번 일 사과 드리겠습니다.
사과는 저번에 하셨는데요...그것으로 충분합니다...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