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웬 바람은 그렇게 세게 불었나. 바람소리에 잠을 깨다니.
나이가 드니까 새벽에 잠을 깨면 누워있어도 다시 잠들지 않는다.
고달픈 서울대 내과 전공의 시절 당직을 설때
밤이고 새벽이고 간에 불려나갔다 일만 끝나면
당직실로 돌아와 그대로 잠들곤 하였었는데.
오늘도 점심을 먹으며 처한테 내가 수면제 먹는걸 보았나?
한가지 더, 내가 변비로 약먹는 걸 보았나?
물론 둘다 한번도 먹은 적이 없다.
딸애는 대학 동창들 몇이서 이런 험악한 날씨에도 새벽 골프를 나갔고
아들은 점심에 후배와 약속이 있다하니.
둘만 점심을 먹게 되었다.
며칠전 동네 주간지에 소개된 메밀소바 정식이 좋다던 곳을 한번 가볼까?
10시경에 전화로 예약을 하고
약도 검색을 해보니 평소에 잘 가지 않는 프리마호텔 부근이라 택시를 탄다.
프리마호텔 옆 언덕을 올라가면 있다. 라고 소개.
식당에 전화를 걸으니 프리마호텔전 국민은행 앞에서 내려 걸어 가다가 보니 골목이 없다.
다시 전화를 건다. 버스 정류장 앞에서 운운 하여 알고보니
국민은행을 보고 오른쪽 골목이다.
그래도 날씨가 바람불어 시원하여 짜증을 부리지 않았지만,
한참 헤매다 찾아 들어간다.
입구의 방에 준비를 해두었다.
계란찜과 쌈장이 좋다고 소개하였으나
계란찜은 약간 싱거웠고 가쓰오 부시가 들어갔더라면 더 좋았을 터.
그래도 처음 와본 곳이라 여러가지를 맛보려고 가벼운 미정식 2만 오천원짜리를 시킨다.
술을 자제 하기로 하였으니 맛좋고 비싼 산토리 프리미엄 생맥주 한잔을 만 2천원에 주문.
전번 일본에 갔을 때 약 8천원 정도이었고 그동네 맥주인 도고 맥주도 같은 값으로 맛이 훌륭.
모듬회는 싱싱하였고
개불과 낙지도 그만하면 되었다.
여기에서 처는 새우와 연어 다다끼만.
나머지는 내 차지이다.
'국'에 가면 나한테는 아예 계란초밥은 내질 않는다.
일주일 전에도 처와 같이 '국'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여덟명이 앉는 조리대 앞에서 하도 별나게 대접을 하여 사진도 못찍었다.
성게알 초밥 7개인가. 민어전과 미리 손질하여 둔 게장까지.
들러보니 전부 젊은 친구들이 짝짝으로.
또 아무도 술을 안마시고.
그날도 속이 불편하여 택시를 타지 않고 내 차로 갔다.
나는 주차 관리인한테도 팁을 넉넉하게 준다.
나오니까 시간 맞추어 식당 바로 앞에 차를 대기.
따끈한 고등어 자반구이.
옆에 걸린 액자.
갓 튀긴 것은 씹으면 사각댄다.
메밀 국수.
자가 제조 양갱, 수박은 먹질 않고 우리집 수박을 먹는게 좋겠다.
걸어 내려 오니 길건너 버스 정류장이 보인다.
버스를 타고 보니까 교통이 혼잡하여 시간이 더 걸릴 수가 있고
가로수 길 정류장에 내리니까 우리집가는 마을 버스 시발점이다.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애을 안고 젊은 여자가 타서 처가 자리를 양보.
애가 노는게 귀여워 보고 있으니
손에 들고 있는 미니 차를 엄마 가슴에 넣으려고 하니까 엄마가 기겁한다.
첫댓글 이만오천원짜리가 아주 훌륭합니다. 깔끔해 보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