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 베지테리안. 고기를안먹는사람
입력: 2023.11.19 / 밝은별
어영부영 고기(육류)를 안먹은지 좀 됬습니다.
머, 어류도 거의 안 먹긴합니다.
그래서인지... 가끔 질문을 받습니다.
채식주의...입니까? 하고 말이죠.
1.
채식주의... 는 -ism이 붙는... 조금은 이념적인 성격을 지닌 언어입니다.
영어로는 베지테리아니즘vegetarianism이죠.
그리고, 채식주의자는 vegitarian라고 부릅니다.
언어를 보면...
채식하는 사람 vegitarian이 먼저 있었고...
그들의 사상이라는 의미로 -ism을 붙인듯 합니다.
암튼.... 참 난망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그런 '-주의'가 붙을 정도의 거창한 이념도 신념도 없습니다.
그냥 고기를 안먹을 뿐인데요...
그냥 베지테리안인거 뿐이죠.
베지테리안..이라는 단어 자체는 사실 그냥 쿨합니다.
채소먹는사람!!
게다가 저는 절대로 고기 안먹는 그런 것도 아닙니다^^
채식주의(자)냐고 물어보시면... 그래서 왠지 답이 어렵습니다.
사실은 살짝 불편합니다... 마음 한구석이.
어떤 신념이 있어서...
고기를 소화시키지 못해서...
머 그런 이유로 안먹는건 아니거든요.
2.
원래 고기를 당근 먹었습니다. 좋아했죠.
생선... 아주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먹으면 불편하다는 걸 알게되었고...
몸이 무겁고 장이 끈적거리는듯하고...
밤새도록 등뒤로 뾰루지가 올라와서 도져히 잠을 잘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기는 소고기만 불고기감을 사서... 핏물 이빠이빼고... 끓는 물에 담가서 다시 핏물 익혀서 뺀 후에...
불고기를 하거나 국을 끓여서 먹었습니다.
돼지고기는 핏물을 뺄수가 없어서 오히려 더 불편하더군요.
닭은 원래 잘 안먹었고...
소고기를 이렇게 처리해서 먹으면... 누군가의 말처럼 고기맛이라기 보다는... 단백질 맛?같은 느낌.입니다.
하지만 맛은 없을지 모르지만... 등에 머가 나서 잠을 못자는 일은 없더군요.
물론... 무항생제 소고기여야만 했습니다.
생선은 어떻게 먹어도 불편하더군요.
그래서 아주 소량 먹거나... 그냥 포기했습니다.
해산물은 죽방멸치와 멸치액젖, 그리고 새우젖... 정도... 먹습니다.
한살림 어묵중에 덜 기름진거 데쳐서 먹는 정도가 아마 해산물의 전부일 겁니다.
(얘들도 이제 못먹겠네요... 이웃덕에 ㅡㅡ^)
그리고, 미역, 매생이, 모자반 같은 해조류는 먹었구요
우유/계란은 원래 안먹었네요...
3.
하지만... 오랜기간 어떻해든 먹기는 했습니다.
먹으면 불편하긴한데... 안먹으면 몸에 힘이없고 몸이 힘드니까요.
그리고 그 힘듬이 임계치까지가면...
정말 절대!!! 안먹던 무언가를 먹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했으니까요.
심지어 닭튀김도 먹더군요^^;/
그래서... 그 상황에 나를 밀어넣지 않으려고 무던히 노력했습니다.
먹되... 덜 먹고... 덜 불편하게 먹는 방식으로 말이죠.
4.
그러다가...
어느 순간... 몸이 에너지체계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서...
이른바 육식 없이도 딱히 힘들지 않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육식을 하면 몸이 무겁고 힘든 반대의 경험을 하게되었습니다.
힘이 없어서 살려고 육식을 했던건데...
힘이 나름 부족하지않고 살만해지니 육식은 저절로 멀어졌습니다.
머, 취향이라면 먹을수도 있겠지만, 먹으면 몸이 무겁고 불편하니까요... 먹어야하는 이유도 없는데 먹을 이유가 없는거죠^^;;
암튼 그래서... 선택할수 있으면 고기를 안먹습니다.
물론 오늘도 김장을 마치고 고기국에 들어있는 소고기 두어쪽과 돼지보쌈 두어쪽을 먹었습니다.
확실히 채식주의자.베지테리안리즘은 아닌거죠...
그냥 베지테너안.채식선호자. 정도랄까요?
5.
베지테리안...이 왜 우리 말에서는 채식주의자가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베지테리안.이라는 단어는 사실 어떤 극적인 사상적 배경을 깔고있지는 않습니다.
제가 알던 영국인은 말그대로 가난해서 고기를 못사먹다보니 채식주의자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또 근처 부동산 사장님은 어린시절 고기에 한번 크게 체한 이후부터 고기를 못 먹게 되었다고...
이 분들은 채식하는사람.베지테리안이지만 베지테리안리즘.채식주의는 아닙니다.
물론 친한 몇분은 동물을 죽여야 내가 살아갈수 있다는 사실이 싫어서 안먹습니다.
이 경우라면 채식주의를 기반으로 채식을 하는사람이라고 할 수있겠죠.
어쩌면...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와 얽힌 우리의 머릿 속의 대립각.이분법적 사고체계에서 비롯된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근데 그렇담 그 반대말도 있을 법한데... 육식주의.육식주의자?는 없더군요...
6.
먼 소리야? 싶으실지도요.
근데... 별거 아닌거 같아도... 제목에 있는... 채식주의. 베지테리안. 고기안먹는사람... 은 모두 다른 카테고리의 정의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주많이 다른...
근데... 우리는 무심코 같은 의미로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ㅡ주의...라는 언어체계에서 일부 부정적 또는 긍정적 이미지와 편가르기를 합니다... 무의식적으로 말이죠.
공부를 하면 할수록 터미놀러지.단어의명확한정의...는 중요한듯 싶습니다.
그 어떤 것보다도 말이죠.
꾸벅.
[출처] 채식주의. 베지테리안. 고기를안먹는사람|작성자 밝은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