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나 신문, 오른쪽에서부터 페이지 시작하는 것이 특징
(미디어인뉴스=김동문 객원기자) 오늘은 당연한 것을 다룹니다. 아랍어는 오른쪽에서부터 왼쪽으로 씁니다.
이것을 두고 어떤 이들은, "아랍어는 왼손잡이에게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또는 "아랍어로된 책에서는 독자의 시선을 배려하여 영어나 외국어로 된 글에 실린 사진이 뒤집혀서 실린다"라고 추측하기도 합니다.
뉴스위크 2018년 과월호 가운데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아랍어로 된 잡지나 책, 신문 어디에서도 우리에게 익숙한 사진이 뒤집혀서 실리거나 하는 일은 없습니다. 편집과정에서 실수로 그렇게 될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포브스 2022.05.
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같은 사진은 같은 방향으로 편집이 됩니다. 포브스(2020.05)처럼 아랍어판과 영어판의 주제를 다르게 하거나 본문 속 사진을 다르게 구성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같은 사진을 뒤집어 편집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포브스 2022.05.
독자의 가독성을 고려하여 어떤 경우는 영문판 기준으로 할 때, 사진의 위치를 조정하기도 하고, 영문판과 동일하게 구성하기도 합니다. 그것은 어떤 정해진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영문판에 실려있는 사진을 뒤집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앗샤르끌 아우싸트 신문
아랍어 신문이나 잡지가 독특하게 보이는 것은 페이지의 시작, 신문이나 잡지, 책의 첫 장이, 우리의 경우와 반대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앞장이 뒷장이 되는 것입니다. 왼쪽으로 페이지를 넘기는 우리와 반대입니다.
알아라비야 넷 기사(2022.05.10) 화면 갈무리
또 다른 특징은, 물론 아랍어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랍어로 글을 쓰다가 영어나 숫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쓴다는 것입니다. 필자의 경우도 한글로 글을 쓰다가 아랍어나 히브리어 같은 것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표기합니다. 그것이 불편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쓰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는 "아랍인은 아랍어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기에 왼손잡이가 더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오른손잡이로서 아랍어를 쓰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것 역시 어릴 때부터 습관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HAYA 2022.04.
그리고 아랍인이라고 하여, 글 안에 영어, 아랍어가 뒤섞여 있다고 하여 읽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습니다. 영어는 영어로 읽고 아랍어는 아랍어로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눈으로 읽는 것을 말합니다.
아랍어로 표기하기 곤란한 것이 있습니다. 악보입니다. 아니 악보에 가사를 제대로 표기하는 것이 간단하지 않습니다. 음표의 순서와 아랍어 가사의 순서가 정반대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필자가 아랍 이슬람 지역 안팎에서 만난 아랍인 가운데는, 악보는 볼 줄도 그릴 줄도 몰라도 음감이 뛰어난 아랍인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오래전 한국에서도 붓글씨를 쓸 때, 한자를 옮겨 적을 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곤 하였습니다. 심지어(?) 위에서 아래로 쓰기도 했습니다. 오늘날의 일반적인 책 편집과 달리 오른쪽에서부터 책이 시작되는 것으로 제본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를 마치면서 질문을 하나 던집니다. 아랍 지역의 성형 광고 내용 이미지를 위에 올렸습니다. 각각 두 장의 사진 속에서 성형전, 성형후를 나타내는 것은 어느 것일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성형 전'이라고 적혀 있는 그림이 '성형 전'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왼쪽 이미지는 성형 전, 성형 후, 오른쪽 이미지는, 성형 후, 성형 전 으로 적혀 있습니다.
오늘은 아랍 신문과 책, 잡지의 아랍어 쓰기와 사진 배치 등에 대하여 짚어보았습니다. 길지 않은 당연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미지 자료를 많이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