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에 건설하는 765kV 송전탑이 지역주민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논란이 많다. 현재 한전은 밀양 5개면에 걸쳐서 마을을 가로질러 69기를 건설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역주민은 송전탑이 지역주민의 건강에 큰 위해를 가한다는 입장이고 한전은 기준에 맞게 짓는 것이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2001년 국제암연구센터(IRAC)는
전자파를 발암물질 2B(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하였고, 3~4mG(밀리가우스-전자파를 측정하는 단위)이상의 전자파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소아백혈병 발병률이 2배이상 증가하고, 암·
발달장애·면역변형·우울증·신경질환·생식기능 장애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하였다.
때문에 국제적으로 전자파 기준은 2mG~4mG 사이가 많다. 예를 들면, 스웨덴(2mG), 네덜란드(4mG), 미국 국립 방사선 방호위원회 권고치(2mG) 등이 그렇다. 우리나라 전자파 기준은 833mG로 국제적인 기준치 보다 400배 이상 높다.
한전에서는 송전탑이 기준치 833mG보다 낮은 전자파가 발생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덧붙여 2~4mG의 전자파는 일상적으로 쓰는 헤어드라이기(64.7mG)보다 낮은 수준이어서 안전하다고 한다. 세계적으로는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헤어드라이기,
전자레인지등으로 인한 전자파 노출도 경고하는 추세에 있다. 2011년 세계보건기구(WHO)는 휴대폰 사용이
뇌종양의 위험을 높인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송전탑 경과지에 송전탑 반대주민들이 움막을 지어 놓고 송전탑 공사를 감시하고 있다.ⓒ구자환 기자
전자파의 유해성과 관련해 노벨상 심사기관인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공식논문으로 발표된 페이칭 보고서가 유명하다. 1992년, 이 보고서에서 송전선 인근의 17세 이하 어린이 백혈병의 발병률이 2mG이상에서는 2.7배, 3mG이상에서는 3.8배 높다고 발표했다. 이를 토대로 당시 스웨덴 정부는
주택단지 인근의 송전탑과 고압송전선을 대대적으로 철거했다.
미국의 위스하이머 박사는 1979년 송변전소 주변에 거주하는 어린이들의 소아백혈병이 2.29배, 뇌종양이 2.4배, 소아암 전체로는 2.25배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1994년 테리올리트 보고서에선
캐나다 전력업체 종업원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변전소 종업원의 경우
폐암 발생률이 17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고압선이 설치된 지역에서 집단적으로 암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 장수 마을로 유명했던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삼하리 상촌마을 주민들에게 집단적으로 암이 발병했었다. 그 당시 기사를 보면 “1998년 4월 부터 2006년 5월까지 반경 30m 이내 거주하는 8가구에서 15명의
암환자가 발생했다. 양주 전력소에서 200m 떨어진 삼하리 275번지 일대에서도 7명의 주민이
피부암과 위암 뇌종양으로 숨지는 등 120가구의 원주민이 사는 이 마을에서 지난 9년 동안 17명이 암으로 숨지고 12명이 암으로 투병중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환경에 대한 영향도 나타났다. 절안계곡에 가재와 민물새우가 자취를 감추고 가축의
유산도 잇따라 농사를 꺼리거나 포기하는 경우도 생겼다. 밀양에 들어설 765kV의 절반인 345kV규모의 송전탑이 들어선지 15년만의 일이었다.
충남 청양군 청수리에서는 1983년 전력소가 들어선 이후 사망한 100여명 중 50대가 50%를 넘었으며, 특히 암에 걸려 사망한 사람이 많았다. 청양전력소 인근에 위치한 성진목장 대표는 154kV 송전서 아래에서 17~18년간 40~50마리의 송아지가 죽어나갔다고 하소연 하기도 했다.
위 사례들을 보면 국제적으로 송전탑으로 인한 인근 지역주민들의 건강에 심각한 위험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밀양에 건설될 송전탑은 765kV규모로 앞서 예시로 보았던 충남 청양군 양수리 154kV, 경기도 양주시 상촌마을 345kV의 배를 상회하는 용량이다. 또한 일부 송전탑이 마을을 관통할 예정이다.
단순히 한국 정부의 전자파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안전하다는 한전의 주장은 과연 설득력이 있을까. 오히려 국내 관련법 개정이 시급한 것은 아닐까.